집앞 계단서 숨진채 발견… 단칸방 살며 폐지로 생계
5년째 일곱 자녀와 떨어져 홀로 살던 90대 노인이 설날 아침 집 앞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설 당일인 지난 31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은평구 응암1동 주택가에서 정모(9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노환과 추위에 의한 쇼크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이웃 주민에 따르면 정씨는 5년째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7㎡(약 2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혼자 생활해왔다. 정씨의 한 이웃은 "호적상 7명의 자식이 있지만, 5년간 단 한 번도 자식들이 찾아온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며 "평소 가족과 연락이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고 말했다.
응암1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정씨는 작년 9월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정돼 월 45만원씩 지원을 받았고,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나고 나서 정씨의 가족들을 확인, 비보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씨의 시신은 현재 인근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며, 빈소는 차려지지 않은 상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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