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천사회구역 활동실에 마련된 련습실에서 각자 자리를 잡고 음향사를 향해 《큐》사인을 날리면 확성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쿵쾅거리는 음악에 리듬을 타는 로인들, 거침없이 춤동작을 이어나가는 이들은 요즘 때아닌 힙합사랑으로 못다한 《젊음》을 불태우고있다.
진작 삼복더위가 시작되였지만 힙합을 향한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비하면 무더위도 걸림돌은 못된다. 더운 여름에도 반드시 긴 청바지에 모자를 고집하는이들은 춤도 춤이지만 차림새 하나하나까지도 멋스러워야 한다는 소견이다. 그런 그들은 팀을 묶던 그날부터 나이는 수자에 불과할뿐, 더 이상 나이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면서 젊음의 예술인 힙합을 택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길림신문 김영화 기자
《즐거운 무대》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는 로년힙합팀/사진제공 계방욱
7월초, 우연히 연길시《즐거운 무대》에 올랐다가 관중들의 호평을 받은 이 힙합팀은 로인들로 결성되였다는것만으로도 이목을 끌었지만 더우기는 나이에 걸맞는 칼같은 군무를 선보여 관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들은 정식팀원과 후보팀원으로 나누어서 부득이한 상황에는 멤버교체까지 해가며 제법 체계적인 훈련법과 분공을 명확히 해두었다. 팀원중 선곡과 안무는 심매(59세)씨가 담당하고 전반 안무 중심을 이끌어가는 솔로역할은 사회구역 사업일군인 부려홍(48)씨가 도맡으면서 나름대로의 격식을 두루 갖춘 힙합팀으로 성장해가며 그들은 완성도 높은 안무를 구상하고있다.
아들의 소개로 우연히 힙합음악을 접하게 되였다는 심매씨는 팀원들중 가장 핵심적인 리더역할을 맡고있다. 선곡부터 시작해 안무, 조형, 무대의상까지 어느 하나도 그녀의 손을 거치지 않는것이 없다.
《처음 힙합음악을 들었을 때 솔직히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았어요. 그런데 계속해 듣다보니 어딘가 모르게 흥이 나더군요. 문득 춤동작을 따라해보았더니 활동량도 상당했던지라 건강에도 무척 도움이 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나이에 이렇게 과격한 몸놀림이라니, 남들 시선이 제일 먼저 의식되였어요.》
《나이》편견때문에 지금의 팀원들도 처음에는 선뜻 동참하길 꺼려했다며 그는 말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린 몇사람이 과감히 첫발을 내디디자 한달만에 멤버가 11명으로 늘어났단다.
심매씨는 아들이 제공해준 댄스영상물을 켜놓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재생/정지버튼을 눌러가며 동작을 익히고는 다음날 팀원들에게 전수해주고 저녁이면 또 다시 컴퓨터앞에 마주앉아 무릎을 들썩이며 몰입해 동작을 익힌다.
백천사회구역 활동실에서 련습중
얼마전에 갓 가입한 최순자(62세)씨는 백천사회구역이 아닌 건너마을에 사는 주민인데 소문을 듣고 이 힙합팀을 찾았다. 워낙 춤에 관심이 많고 또 소질을 갖고있던터라 그는 대여섯번의 련습만에 손쉽게 팀에 합류할수 있었지만 유난히 절주가 빠르고 반복이 적은 춤동작에는 몸이 미처 따라주지 않는다며 멋적게 웃어보인다. 남들보다 늦게 합류한 탓으로 아직 정식무대에 한번도 올라보지 못했다는 최순자씨는 며칠뒤에 있을 공연 일정표를 보며 부푼 기대를 걸어본다.
백천사회구역 유정자서기는 《평소에도 우리 사회구역은 주민들의 높은 참여의식과 열정으로 문예방면에서 돌출한 성과들을 많이 거두었습니다. 번마다 공연이 있으면 여러가지 종목들을 자체로 준비하면서 언제 한번 과거에 선보였던 종목들을 다시 무대에 올리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 힙합팀 팀원들은 다른 문예종목 준비때도 가장 앞장서는 열성분자들입니다》라며 그들의 드높은 열정을 자랑한다.
《젊은이들이 로인들의 절주를 맞출수야 없는 일이지요. 언제까지나 우리들이 현시대와 젊은세대의 흐름을 쫓아가야 합니다. <도라지>만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로인들도 젊은이들의 춤을 출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싶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올라 우리 사회구역을 대표해 유명세를 떨칠것입니다.》
팀원들이 밝히는 자신감 넘치는 당찬 포부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