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은 머리속에 지도가 있습니다.시내에 큰 거리와 작은 거리가 몇개나 되고 큰 단위와 식당들이 어떻게 자리잡고있으며 길이 어디로 어떻게 나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고있습니다.”
8살 어린 나이에 시력이 감퇴되기 시작하다가 맹인이란 평생의 굴레를 안고 살게 된 조홍수(50살)씨가 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비법중의 하나이다.
룡정에서 조홍수맹인중의교정안마원을 꾸리고 맹인안마의사로 활약하고있는 그는 모든 일을 거의 혼자 스스로 해낸다.
아침 다섯시경에 일어나 전기밥솥에 쌀을 앉히고 채소를 다듬어 맛있는 반찬을 짓는것이 그의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아침에는 감자에 풋고추를 썰어놓고 보글보글 맛있는 장국을 끓여먹었어요.”
11일,조홍수씨가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하는 말이다.
혼자지만 늘 맛있게 식사하고 거두매를 하고 빨래를 한후 깔끔한 옷매무시와 경건한 마음으로 손님맞을 준비에 나서는 그는 맹인안마사업을 해온지도 어언 16년에 난다.
자그마한 세집에 안마침대 하나 달랑 놓인 조촐한 안마원을 운영하지만 그는 자기 스스로 생계를 이어갈수 있다는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고 즐겁다.성격이 쾌활하고 붙임성이 좋은 그는 안마봉사도 열심히 할뿐만아니라 안마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과도 매우 친숙하게 지낸다. 그래서 안마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그의 처지를 헤아려 가끔 채소랑 사다주군 한다.
“덕분에 채소를 많이 안사요…고마운 사람들이 있어 외롭지도 않구요.”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맹인 조홍수씨가 여지껏 나홀로도 당당하게 살아올수 있는데 큼힘이 되기도 하였다.
집안일은 물론 전기수리,나무패기 등 못하는 일이 없는 그는 맹인지팡이만 있으면 어디든 못가는곳이 없다. 그리고 높은 계단도 날렵하게 오르내린다.
“엘리베이트도 문제없이 타요.장악한 층수에 근거하여 아래우로 짐작하여 해당 층수를 정확히 누르지요”
“십자로를 건늘 때에도 사람들의 움직임과 차가 멈추는 소리와 달리는 소리를 감별하여 움직여요”
그는 물건도 집안에서 제자리에 고정해놓지 않는다.한두번만 더듬어도 물건의 위치를 알아낼 정도로 감각이 뛰여났다. 여북했으면 사람들이 앞을 못본다는것이 거짓말이 아닌가고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겠는가?
“저도 못하는 일이 있어요.돈을 저축하고 찾는 일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수밖에 없어요...그리고 뜻밖의 사고가 닥치면 어찌할 방법이 없어요.”
지난 9월 24일, 아침에 모두부를 사가지고 돌아오다가 1.80메터나 되는 깊은 구뎅이에 빠져 오른쪽 허리뼈를 다친 그는 그 미열로 병원에 닷새나 입원하였으며 그후 지금까지 안마를 하지 못하고있었다.
“집 주위에 맹인도로가 없어 불편해요.항상 다니던 길이지만 그날따라 구뎅이의 덮개가 안에 떨어진바람에 그것을 모르고 지나가다가 허망 당했지요...”
근 스무날이나 꼼짝달싹 못하고 집에 갇겨있는 그는 맹인들을 위한 무장애시설이 더 잘 갖추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내비쳤다.
“맹인들이라고 집에 가만히 앉아만 있을수 없잖아요.그렇다고 번마다 누구의 손을 빌수도 없고...맹인봉사시스템이 더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안마자원봉사도 다니며 나름대로의 사랑을 실천하고있는 맹인안마의사 조홍수씨의 소박한 념원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차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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