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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또기같은 삶, 손끝에 스타킹꽃 피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4월8일 08시31분    조회: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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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명화씨(55세)는 두 다리로 몸을 지탱할수 없는 장애자이지만 그녀의 인생은 되려 넘어질줄 모르는 오또기를 닮아있다. 지난 1일, 북대아원아파트에 위치한 그녀의 집을 찾았을 때 그녀는 방안 가득 메운 스타킹꽃들속에 앉아 환하게 웃고있었다.

원견성있는 부모의 고집하에 드팀없이 고중까지 마친것이 후날 자신에게 얼마나 큰 디딤돌이 되였는지 모르겠다며 담담하게 말하지만 부모의 등에 업혀 친구의 등에 업혀 고생스럽게 학업을 마치기까지 그녀의 쾌활한 성격과 강인한 의지력이 한몫 했을것이라는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수 있다

룡정시 조양천에서 나서 자란 리명화씨는 고중 졸업후 수놓이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1985년에는 연길에 진출해 복장점을 꾸렸다. 제법 두둑한 수입을 올리게 되자 비슷한 처지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까지 보았다.

부지런한 그들 부부는 쌀가게도 해보았고 물만두 껍질과 국수면발을 만들어 팔기도 했으며 수놓이도 해보았고 세탁소도 운영했었다. 긴 세월동안 그들을 지탱하게 해준것은 서로를 리해하는 마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였다.

수공예에 흥취가 많았던 리명화씨는 우연히 녀성문화쎈터에서 스타킹꽃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였고 장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날로 높아질것이라 판단하고 전문 스타킹꽃을 만들어 팔기로 했다. 일본에서 기원한 스타킹꽃은 약한 쇠줄에 나일론망사를 씌워서 꽃송이모양을 만들어내는 공예이다. 리명화씨는 여문 손부리덕에 어떤 꽃송이든 척 보면 그대로 만들어낼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보다 빨리 스타킹꽃을 시작한 분들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리명화씨는 꽃송이만 만들어서 병에 꽂아넣을것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으로 완성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꽃꽂이 교육을 받기로 했다. 미구에 꽃 한송이 풀 한포기도 그녀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게 되였고 그녀의 스타킹꽃은 모두 앞다투어 사가는 상품이 되였다. 이에 그녀는 탄력을 받고 과감히 가게를 냈지만 불행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2010년 이웃가게에서 시작된 화재가 리명화씨의 가게까지 홀랑 태워먹은것이였다.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고 기둥같이 의지가 되던 남편이 몸져누웠다. 간암말기였다.  “견딜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딸이 눈에 밟혀 모진 생각도 가질수 없었어요.”

다시 일어나 남편을 마지막 날까지 극진히 보살폈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하에 딸도 순조롭게 대학에 보냈다.

그리고 힘든 나날에 그녀에게 의지가 됐던 스타킹꽃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에 매장을 내고 스타킹꽃 부자재를 팔기도 하고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면서 가까스로 얼굴에 웃음을 띄우기 시작한 그녀에게 화가 또 들이닥쳤다. 3년만에 매장에 두번째 화재가 난것이다. 그녀는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한달간 손놓고 누워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에라,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뭐가 대수람.”  그녀는 또 털고 일어났다.  60여평방되는 살림집에서 언니동생으로 지내는 지인 둘과 손잡고 새출발을 하기로 한것이다. 스타킹꽃 만드는 법을 배우러 시도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손님들때문에 그녀의 집은 항상 흥성흥성하다. 언제나처럼 활짝 웃는 그녀가 지난 세월 갈대처럼 모진 풍파에 부대끼던 사람인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다. 불편한 다리때문에 엎드려서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채 스타킹꽃을 만들던 습관때문에 팔 전체에 신경위축이 왔지만  그녀를 넘어뜨리지 못한다. “죽는 날까지 웃으며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면 모든 고민이 부질없는것이 됩니다.” 병마도 이제는 그녀를 어찌할수 없었는지 리명화씨는 기적적으로 신경위축을 이겨내고 여전히 야물딱진 손놀림으로 스타킹꽃을 만들어낸다. “올해는 2, 30대를 겨냥하여 승용차 장식품, 디퓨저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낼 생각입니다.”

리명화씨는 스타킹꽃 공에품이 더욱 넓은 시장이 있을것으로 내다보면서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한 동시에 SNS에도 홍보하는 부지런함을 보이고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자그마한 체구에 그 누구보다도 강한 힘이 느껴진다.

연변일보 글. 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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