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나무잎사랑협회의 회원들이 맛깔나는 김치를 담그고있다.
“스읍~”군침도는 빠알간 김치양념이 새하얀 배추살 사이사이로 둬어번 슥삭슥삭 지나가자 먹음직스러운 배추김치 한포기가 뚝딱 완성된다. “김치색상이 곱기도 하고나...”, “색상만 고울가? 맛도 일품이지...”
3일, 화룡시 팔가자진 중남촌에 위치한 흥농콩재배전업합작사의 울안에는 몇명의 아주머니들이 하하호호 이야기꽃을 피우면서도 절임배추속에 양념을 버무리는 손길은 바쁘게 움직인다.
아침 일곱시부터 서둘러 연길에서 떠났다는 이 여덞명의 아주머니들은 다름아닌 연변나무잎사랑협회 성원들이다. 김장철이 다가오자 맛나는 김치를 만들어 화룡시의 불우이웃들을 돕고자 뜻을 모았던것이다. “나무잎사랑”에서는 서로에 대한 호칭이 “진달래”언니,”스포츠”언니,”된장녀” 등 각자의 닉네임으로 통한다. 한국에서 5년동안 일하면서 고향의 진달래가 그리워 “진달래”라는 닉네임을 갖고있는 리씨아주머니는(56세) 타고난 손맛때문에 며칠사이에만 김장도우미로 불우이웃을 돕는데 서너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전통맛으로 맛깔나는 김치를 만들어 불우이웃들로 하여금 혼자가 아니라는걸 알게 하면 힘이 나지 않을까요?”라며 이웃도움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싶을뿐이란다.
이번 불우이웃돕기활동에서 장소와 모든 재료를 제공한 연변나무잎사랑협회의 장청옥성원은 며칠전부터 배추를 사들이고 초절이를 하느라 땀똥이를 쏟았다. “보기에는 간단한것 같지만 엄마표손맛을 내려면 많은 재료가 들어가야 한답니다. 마늘, 생강은 기본이고 홍당무우와 무우를 채로 썰어넣고 파는 큼직하게 썰어서 넣어야죠. 그리고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 배도 갈아서 넣고 찹쌀죽까지 쑤어 넣으면 우리가 예전에 먹던 쨍~한 맛을 낼수 있는 전통김치가 완성된답니다.”라며 먹음직스러운 양념을 한웅큼 푹 떠여 배추에 바른다.
김치를 다 만들고 뻐근한 허리를 펼새도 없이 김치의 주인들을 찾아주기에 바쁘다. 첫역으로는 화룡시 문화가두문흥사회구역이다.사회구역에 도착하니 저택양로중심의 로인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아유~ 색상도 곱고 맛도 어쩜 이리 좋아?” 배추김치를 한입 맛본 로인들의 얼굴에 기쁨이 넘실거린다. 하루동안의 간고한 려정을 거쳐 100여포기의 김치들이 독거로인, 빈곤가정, 양로원, 학교에 전부 전해졌다.
자영업을 하며 짬을 내 연변나무잎사랑협회에 다닌것이 이미 7년째라는 이영해(51세)씨는 “작은 사랑이 모여 큰 사랑을 이루듯이 여러 사람의 힘을 합치면 적지 않은 불우이웃들을 도울수있다고 생각해요. 혼자만 챙기지 말고 다함께 더 나은 사회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으면 해요.”라며 앞으로도 불우이웃돕기에 지속적으로 앞장설것이라고 말한다.
연변일보 글·사진 김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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