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한국에 정착한 지 14년째인 중국동포(조선족) 안순화(52) 씨는 이번 설이 유독 설렌다.
중국에서 온 친정 식구 4대(代)가 한자리에 모여 설을 쇠게 된 덕분이다.
그는 "친정 식구들이 몇 년 전부터 차례로 한국에 와 서울 중랑구, 영등포구 등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면서 "이번 설에는 조카 부부가 얼마 전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온다고 해 4대가 한자리에 모인다"고 말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동포 체류자는 62만7천여 명으로, 2013년 49만8천여 명, 2014년 59만여 명, 2015년 62만6천여 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위원장이기도 한 안 씨는 "예전에는 명절 연휴에 외로운 동포끼리 모이는 행사가 열리곤 했지만 몇 년 전부터는 행사 대신 가족끼리 모이는 동포들이 많아졌다"면서 "올해도 설 연휴에 열리는 대규모 행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동포의 설 모습은 한국인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친인척이 한자리에 모여 웃어른에게 세배하고 덕담을 나눈다. 중국 조선족 거주지인 동북 3성에서는 한민족 풍습에 따라 설, 추석, 정월 대보름 등을 전통 명절로 지키고 있다.
반면 상차림에서는 중국 한족의 풍습에 다소 영향을 받았다. 섣달 그믐날 물만두(餃子)를 빚어 자정에 먹거나, 설 당일엔 평안을 기원하는 뜻에서 사탕을 나눠 먹는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신인 주부 홍모(42) 씨는 "중국 동포 중에서도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있지만 '홍동백서'(紅東白西) 같은 관습을 따르기보단 평소 가족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차례상에 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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