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일본 아들 앞에 당당한 '중국'엄마로 서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4월27일 10시27분    조회:24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침구치료중인 김춘복 원장.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싶어 30대 중반에 의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자와 마주앉아 여느때와 진배없이 담담하게 터놓는 일본 긴자(银座) 중국중의병원의 김춘복(43세)원장, 손풍금을 즐겨 타고 춤노래에 능했다는 랑만의 소녀의 모습은 세월속에 묻혀버렸고 안경 넘어 진지하고도 자상한 눈길이 더욱 인상적이였다.

고향이 화룡시 로과진인 김춘복은 사실 의사가 되려는 꿈은 한번도 꾼 적이 없었다. 직업고중도 유사반을 선택할 정도로 말이다. 화룡시 동성소학교 음악교원으로 배치받은 김춘복은 싹수가 보이는 아이들을 발견하면 숙소에서 밤잠을 같이 자면서 꿈을 키워 주었는데 지금 연변가무단에서 인기가수로 활약중인 허미옥 가수도 김춘복의 제자이다. 그러다가 보다 나은 래일을 위해 결연히 사직하고 연길로 진출, 연길 진출 3년만인 1998년 그는 연길시 10중 부근의  유치원을 인수한다.

그의 손에서 유치원은 10여명에서 200여명의 아이들을 둔,  연길시 북대지역에서 꽤나 이름있는 유치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때 나이가 24세, 그는 연길시에서 가장 나이 어리지만 원생이 가장 많은 조선족유치원 원장중 한명이 되였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뤄진다는 마음으로 죽을둥 살둥 모르고  했던것 같아요.”

김춘복 원장은 그때를 돌이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유치원이 잘 되자 배 아파 난 집 주인은 유치원을 빼앗으려 나섰고 설상가상으로 가정에 잇따른 불화까지 생겨 멀리 일본으로 떠난다.

산설고 낯선 일본 땅에서 일본인 남편을 만나 귀여운 아들이 태어나자 그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났다.

아들이 일본 사회로부터 종족 기시의 피해를 입을가봐 걱정되였고 아들의 눈에 비친 중국엄마의 모습이 초라할가봐 걱정되였다.

어느날 그는 의과대학 입시공부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과거 고향마을에서 침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며 존중을 받던 아버지처럼 살고 싶어진것이다.

안존하게 출근만 하며 살았던 남편이 반대해나섰고 공무원으로 살고있는 시형제들과 시부모까지 비웃음을 보냈으나 김춘복씨는 대학입시에 달라붙었다.

아이가 자는 시간을 활용해 시작한 공부, 눈을 뜨는 시간이 곧 공부의 시간이였고 꿈속에서도 공부를 했다.

자식 앞에 당찬 엄마가 되기 위해 시작한 공부인지라 그는 지쳐 쓰러지는 줄도 몰랐고  머리속에는 온통 입시공부 밖에 없었다.

2009년, 김춘복은 마침내 높은 점수로 일본 중앙의료학원에 입학, 그때 그의 나이가 35세였다. 젊은 학생들도 미역국을 먹은 대학입시에 아줌마학생이 붙은데 대해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의과대학 학생이 된 그날 그는 아들을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어렸을적에 그렇게 공부했으면 전 아마 청화대학이나 북경대학에 갔을겁니다.”

김춘복씨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대학공부는 쉽지 않았다. 산 넘어 산이였다.

닭 한마리 못 잡아 본 손에 칼을 쥐고 인체 해부를 직접 한 날이면 오장륙부가 뒤집어져 밥 한술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어디서 그런 힘이 생겨났는지, 다음날이면 반드시 새벽부터 일어나 책과 씨름했다.

독학으로 마을에서 “침구박사”대접을 받은 아버지로부터 귀동냥해 들었던 경험과 현대지식이 접목해서일가, 김춘복의 의술은 실습단계부터 화제를 몰아왔다.

2014년 졸업 전부터 병원에 출근하며 기량을 닦았던 김춘복은 졸업 3개월만에 중의와 침구를 결합한 중의원을 차렸다.

그의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돼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던것이다.

“제가 하고저 하는 일들은 좀 무모한 도전인지 매번 시작할 때면 반대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저는 내가 하고저 했던 일을 못해낸 기억이 없습니다.”

말끝에 남자처럼 호탕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가족의 반대을 무릅쓰고 김춘복씨가 일본 긴자에서 처음으로 오픈한 중의원 “동양당”은 첫날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김춘복 원장의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새로운 환자를 데리고 다시 찾아왔던것이다.

현재 그는 경추병, 안면신경마비, 불면증, 역류성 식도염, 백내장, 좌골신경통, 불임증 등 다양한 질병들을 독특한 침구와 중의료법으로 확실하게 치료해주고있는데 100킬로메터 떨어진 곳에서도 환자가 찾아오고있는가 하면 며칠전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다.

그는 지역 신문의 1면에 버젓이 실리기도 했고 모교의 초청으로 대학생들에게 강의까지 했으며 올해는 국제의사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있다.

지난해 김춘복은 번화가에 분원을 차리고 좀 더 큰 규모를 갖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자랑스런 중국 엄마가 되고저 혀를 깨물고 시작한 일이 수확이 있어 너무 기쁨니다.”

가난한 오지 화룡의 시골에서 태여나 민족 자긍심이 하늘을 찌르는 일본 땅에서 중국의 조선족엄마라는 당당한 이름을 위해 험난한 도전의 길에 나선 김춘복 원장, 낳아주고 키워 준 “중국”이라는 이름에 아름다운 색조를 더해가는 그의 삶의 도전에 갈채를 보내고싶다.


연변일보 허강일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한국에서 생활한 지 6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나에게 한국은 여전히 외국 같아요. 점점 더 어렵네요. ▲ 박연희, 조선족 연길시 태생 한국행을 결심하다 박연희 PD가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 주변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중국에서도 한창 잘 나가는 그녀가 굳이 한국을? 왜? 하는 반응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 그녀는 연길시...
  • 2017-02-21
  • 2월 11일, 도문시 석현진 향양촌 달라자마을 개척이래 첫 리향 원주민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현 주민들과  함께 정유년 보름맞이 행사를 펼쳤다. 행사는 기업인 왕국승, 김철송의 협찬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달라자마을 김수표조장, 달라자로인협회 박순녀회장의 열정에 넘치는 리향 원주민 환영사와...
  • 2017-02-15
  • (흑룡강신문=하얼빈) 박해연 기자="제 이 나이에 이런 일을 할수 있다는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 학원에 찾아온 학생들을 아들 딸처럼 생각하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인숙 (55)씨는 현재 고도 서안에서 한국어를 배워주고 한국 문화를 알리면서 인생의 화려한 제2막을 펼쳐가고 있다.   "한국 삼성회...
  • 2017-02-10
  • “아름다운 추억” 수기공모 (4) ◇량건(안도)     필자 량건   10년전인 2006년에 나는 여가시간을 리용해 삼륜차를 몰면서 내 손으로 로임외의 돈을 벌었던적이 있다. 오늘도 그때 일들이 한폭의 그림마냥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오른다.   내가 직장에서 하는 일은 설비를 보는 당직일이였...
  • 2017-02-10
  • 2월 6일 연길시 중앙소학교 2학년 1반 친구들은 리금화 담임교원의 인솔하에 연길시 광영원을 찾아 “대보름맞이 효도잔치”와 함께 사랑의 마음을 전달했다. 학생친구들은 겨울방학간 열심히 준비한  태권도,댄스, 조선무, 녀성중창, 독창, 경극, 가야금독주, 전자품금독주, 대합창 등 다양한 절목들을 선...
  • 2017-02-07
  • 한족 시집가문의 튼튼한 세대주ㅡ 2급지체장애인 최원 도문시 옥림1구 최원( 54,)이  류봉군(한족, 60)과 결혼한지도 어느덧 25년이다. 원근에서 최씨네를  “안해머리 남편다”민족단결가정”이름짓고 이들의 미담을 꽃피우고있다. 일전에 필자는 이가정을 인터뷰하였다. “무엇무엇해도 지...
  • 2017-02-03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한국에 정착한 지 14년째인 중국동포(조선족) 안순화(52) 씨는 이번 설이 유독 설렌다. 중국에서 온 친정 식구 4대(代)가 한자리에 모여 설을 쇠게 된 덕분이다. 그는 "친정 식구들이 몇 년 전부터 차례로 한국에 와 서울 중랑구, 영등포구 등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면서 "이번 설에는 조카...
  • 2017-01-27
  •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녀라면 이번 설 연휴에 상대편 집에 인사를 갈 가능성이 크다.  약혼자 형제 혹은 자매의 배우자는 뭐라고 부르지? "저기요" 할 수는 없는데.... 처가 쪽 혹은 시댁 쪽 식구들의 호칭이 낯설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호칭이 마뜩치 않기도 하다.  전통적인 호칭법에 따르면 신부는 "도련님...
  • 2017-01-27
  • 급성장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당신의 심심함”에 집중한 소셜 콘텐츠 “심심땅콩”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심심땅콩”은 상해, 천진 등 지역의 IT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세명의 청년창업자가 모여 2015년 10월에 설립한 연변아창광고미디어유한회사의 브랜드명칭이다. &ldqu...
  • 2017-01-26
  • 대한의 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지난 1월 22일, 연길시 중앙소학교 6학년 1반 권옥단 담임선생님과 26명의 학생친구들은 평소에 모은 소비돈과 어른들한테서 받은 세배돈으로 쌀 1000근을 준비하여 도문시 장안진에 위치한 애심복리원을 찾아 사랑을 전달했다.   어릴적 해방전쟁과 항미원조에 참가했던 전투영웅의 자...
  • 2017-01-23
  • 지난 14일, 겨울방학을 맞이한 공원소학교 1학년 6반 학생들은 부모님들과 같이 연길시 신흥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였다.     각종 과일과 떡, 사탕 등을 들고 양로원에 들어선 아이들을 보자 로인들은 친손녀, 손주를 보듯 귀여워하면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이날 아이들은 신흥양로원 할머니, ...
  • 2017-01-19
  • 연변군래건강자문정보유한회사 고춘선원장의 이야기 손님에게 열심히 교정치료를 해주고있는 고춘선원장. 고춘선(40살),그의 삶은 참으로 기구했다. 태여나 3일만에 안구근육문제로 시력이 0.08로 되여 1급시각장애인이라는 판정을 받게 됐고 7살이...
  • 2017-01-19
  • 연변로마락일용품상점에서 설을 앞두고 빈곤로인돕기에 나섰다. 지난 12월 30일, 연변로마락일용품상점의 회원들은 20여명의 불우로인, 불우학생을 힘겹게 돌보고있는 도문시애심복리원을 찾아 입쌀 20주머니, 밀가루 15주머니, 콩기름 16통 등 도합 5000원어치의 생필품을 전했다. 도문시애심복리원 한철범원장으로부터 애...
  • 2017-01-13
  • 지난 10일, 풋마크창의아동미술양성중심(이하 “풋마크”)의 제2차 어린이그림전시가 길림성황미술관에서 펼쳐졌다.  195점의 그림작품에 2개의 공동설치작, 전부 “풋마크”에 다니는 38명 꼬마들이 수업...
  • 2017-01-13
  • —퇴직교원 방수길 독서필기 견지해 양생보건전문가로, 양생강좌 39회 진행 독서필기를 정리한 발언고와 참고자료에 대해 설명하고있는 방수길선생. “김기자, 우리 분회 건강선생님을 좀 신문에 내줄수 없겠나?” 1990년대 화룡시교원진수학교 조선어문교연실주임으로 사업하던 황성문선생이 30년만에 당시...
  • 2017-01-09
  • 지난해 년말, 연길시 고물시장 부근에 위치한 자택에서 만난 한영준(80살)옹, 움직임이 다소 힘겨워 보인다. 한평생을 “우리 말 우리 글 지킴이”이로  외길 인생에 바쳐온 그의 모...
  • 2017-01-06
  •   지난 20일 오후 4시경, 연길시 천지광장에 위치한 한 헬스클럽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사람들은 런닝머신이랑 근력기구랑 열심히 다루면서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운동 삼매경에 더 깊이 빠져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바로 박일만로인(65세)이였다...
  • 2017-01-03
  • (흑룡강신문=하얼빈) 박해연 기자=극심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있는 최근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고 연료 사용량을 절반 절감할수 있는 보일러 기술을 개발한 농민 발명가 박기천(64)씨가 주목을 끌고 있다.   흑룡강성 철려시 년풍조선족향 년풍촌에 살고있는 박씨는 연료가 충분하게 연소되지 않아 석탄, 나무를 비롯한 ...
  • 2016-12-27
  •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제때에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김명씨 2014년 전국장애인배드민톤선수권대회 3등, 2015년 전국장애인운동대회 배드민톤 남자복식 3등, 2016년 전국장애인배드민톤선수권대회 3등…   3년 련속 전국급 장애인배드민톤...
  • 2016-12-22
  • 문예공연을 감상하는 로인들의 모습. “집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양로원을 운영하는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로인들과 직원들 이젠 모두 저희 가족과 다름없습니다.” 가족 같은 사랑과 살뜰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
  • 2016-12-21
‹처음  이전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