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책과 사람이 소통하는 ‘문화사랑방’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11일 09시33분    조회:72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밥 한술 뜰 시간도 없이 바삐 보낸다는 요즘 세상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동네 책방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동네 책방 관련 기사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가 있다. 기사에서 다루었던 책방들중 일부는 이사를 했거나 문을 닫았고 또 다른 책방들이 새로 생겨났다. 사람들 대부분이 ‘동네 책방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우리에게는 이미 책을 살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오전에 주문하면 저녁에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서점, 책이 많고 편하게 앉아서 읽어볼 수 있는 대형서점, 저렴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도 있다. 그러고보니 동네책방은 뚜렷한 우세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동네 책방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책방 주인이 되길 꿈꾼다.
 

▧ 동네 책방은 과연 왜 필요한 것일가?
 

“우리 집 근처엔 이런 책방이 있다.”

여기 좀 더 특별한 책방 하나가 있다. 대부분의 동네 책방들이 모두 회원등록을 마친 뒤 꼭 회원비를 내야만 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연길시 공원소학교 맞은편 서산사회구역에 자리잡은 ‘꿈나무’책방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져있다.
 

4일 찾은 ‘꿈나무’책방, 넓은 벽면을 꽉 채운 책장을 보며 감탄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들어가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였다. 워낙 무료다보니 복잡하지는 않을가 걱정이 앞섰지만 내부는 조용했고 편의점에 드나들 듯 일상적으로 동네 주민들이 오갔다. 잠시 책들을 둘러보고 나가는 사람, 점심을 먹고 들린 사람, 주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도 있었다. 이따금씩 골목을 걷는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왔다. 책방이 무척이나 익숙한 듯 타인의 시선에 무신경 하다는 점이 이 공간의 매력이 되기도 했다. 책방 한켠에 큰 테이블과 걸상들이 있어 책을 읽어볼 수 있다. 카운터는 따로 구석진 방에 위치해있어 주인은 작업에 몰두할 수 있고 손님은 주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책을 둘러볼 수 있다. 가구가 들어서고 남은 공간 틈틈이 책들이 쌓여있었다. 모든 것이 멋부리는 느낌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림복녀(76세) 할머니는 이 책방 단골이다. 아침 일찍 손자를 학교에 보내고서 늘 들린다. 눈이 침침해 한페지 보기조차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책보기를 견지한다고 한다.
 

“오고가는 동네 주민들과 한담을 널어놓는 시간도 나에게는 너무 반가워요. 늙은 나를 무랍없이 반겨주는 곳입죠. 정말 소중한 곳입네다. 우리 집 근처에 이런 책방이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수다.”
 

할머니가 코끝에 걸린 돋보기를 추스르며 건네는 말이다.
 

▧ 동네주민과 함께 숨쉬는 문화아지트
 

규모가 적잖은 책방들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는 현실에서, 어느 단체의 제대로 된 후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원료로 운영되는 것도 아닌 이 아담한 책방을 낸 이는 누굴가?
 

리옥연(51살), 이 평범한 가정주부가 ‘꿈나무’의 책방지기이다. 지난 2014년에 책방이 이 동네에 들어섰을 때 리옥연은 이 책방의 관리직원이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듬해 책방주인이 교통사고로 떠나면서 페업위기에 처했던 책방을 리옥연이가 떠맡았다.

“책방운영이 오래된 꿈이기도 했죠. 문을 닫게된 소식에 단골손님들이 아쉬워 저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더라구요. 그때 결심을 내린거죠.”


이따금씩 들어오는 얼마 안되는 후원금과 오래된 단골손님들인 동네 주민들의 지원이 이 책방운영의 전부 자금이다. 그마저도 정기적인 후원이 아니라 그녀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할 때가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엄청난 부자인 것도 아니다. 단지 보통 가정의 한 평범한 가정주부일 뿐이다. 그 돈은 대부분 그녀가 생활비를 아껴 모아두었던 쌈지돈이였다.

“저희 책방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예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기도 하죠. 방학 동안엔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하고요.”

책방 자랑에 금세 표정이 밝아지는 리옥연씨다.

책방에 생기를 더하고저 그녀는 책방에 동네 주민들을 모아 독서모임도 하고 연변군중예술관과 손잡고 동네 주부들로 무어진 오크라이 연출팀을 내와 곳곳에 공연을 다니기도 하는가 하면 꽃집 주인에게 꽃꽂이 강습도 받는 그런 그 동네의 문화를 살리고 만들어가면서 책방에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외국 류학생과 손잡고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는 이미 3년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족한 운영자금으로 책들 역시 자주 업그레이드는 못한다지만 이미 보풀이 일 정도로 낡은 책에도 단골손님들의 추억거리가 들어있어 나름 뿌듯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리옥연이다.
 

이렇듯 ‘꿈나무’는 존페위기에 늘 휘청거리는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나름 아름다운 ‘사명감’을 지녔다. 그것도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 강연, 공연 등 진정 동네를 위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느린 걸음이지만 언제나 발전, 진화하는중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자료사진 서로 수십년을 그리워하던 남녀가 끝내 다시 만나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영국 BBC 방송이 65년만에 부부의 연을 맺게된 이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영국 더비셔주에 살던 86세 데이비 목스씨와 82세 헬렌 안드레씨는 1951년에 결혼을 약속했던 ...
  • 2016-11-14
  • [백성이야기39] —흑룡강성 시골출신 현진성, 김길순 부부의 도시진출이야기 안해(김길순)가 불어주는 멋진 쌕스폰연주에 남편(현진성)이 멋진 노래가락 뽑는다/김성걸기자 현진성(58세), 김길순(57세) 부부의 요즘 일상은 “이번에는 어느 곳에 유람을 떠나볼가” 하는 행복한 고민으로 시작된다...
  • 2016-11-12
  • ‘carrot(당근)’이 ‘karat(금의 순도 단위)’을 돌려주러 나타났다. 밭일 도중 잃어버렸던 결혼반지가 3년 만에 당근에 끼인 채로 주인 앞에 나타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고 독일 빌트지 등 외신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바트 뮌스터라이펠에 사는 82세 노인...
  • 2016-11-09
  •   11월 4일 오전, 장춘시 록원구조선족소학교에서 진행된 “효심소녀”-최영진학생을 위한 의연금모으기행사 현장. -록원구조선족소학교 사생, 학부모들 2만6천여원 의연 -조선족 네티즌 근 5천원 의연 장춘시의 “식물인”조선족남편을 5년째 극진히 돌보는 한족안해 장방의 사연이 《...
  • 2016-11-07
  • “이 시대의 여론감독의 역할, 기자들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문제를 해결하는것, 그것이 우리 기자들의 의무이며 일하는 보람이 아니겠습니까?”   1일, 연변라지오TV방송국 뉴스쎈터 사무실에서 만...
  • 2016-11-04
  • 척추를 다쳐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던 25세 신부는 결혼식장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8월 미국 ABC 뉴스는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끝없는 노력을 통해 결혼식장에서 두 발로 선 신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에 사는 재키 곤처(Jaquie Goncher)는 지난 2008년 17살 때 친구 집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 2016-11-02
  • 헤이스 "10년 고민…미국에는 죄책감"…"한점도 팔지 말아달라"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외국인으로부터 기증받은 미술품으로는 최대 규모인 미국 텍사스 주(州) 헤이스 부부의 컬렉션은 왜 미국이 아닌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으로 갔을까.  미국 일간 뉴욕타...
  • 2016-10-29
  • 지난 10월 12일, 연변대학 로간부처, 연변대학 로과학기술사업자협회, 연변로교수협회 책임자들과 김수철교수의 학우대표들이 김수철교수(92세)의 저택을 방문하였다.  제4기 연변농학원 졸업생일동은 “福如東海 壽比南山”“21세기‘리시진’김수철교수에게 드립니다”는 글문을 새긴...
  • 2016-10-28
  • [연해지역 조선족 인물탐방] 광주2 - 만년이 즐거운 “광주시 조선족로인협회” 개혁개방 이후 동북삼성의 조선족 창업자들이 연해지역으로 진출하면서 이들을 동반한 조선족 로인군체도 연해지역에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광동성의 경우 6-700여명 조선족 로인들이 거주하면서 심수, 동관, 혜주, 광주 등...
  • 2016-10-21
  • '미각'양꼬치 서용규 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 나춘봉 서울특파원 = '미각'양꼬치 서용규 사장 한국에서 ‘친구간에 동업과 금전거래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금기사항을 깨고 친구들끼리 서로 도우며 아름다운 성공신화를 써가는 이들이 있다. 흑룡강성 경안현 서광촌에서 함께 자란 &lsq...
  • 2016-10-19
  • 하루밤 부부라도 만리장성 쌓는다 -“식물인”조선족남편에게 정성을 다하는 한족안해 장방의 이야기 오전 11시반이다. 장춘시 조양교부근의 모 보험회사 문어구, 많이 허술해보이지만 그나마 깔끔한 옷차림을 한 40대 초반의 한 녀인이 문을 나서더니 자전거에 씨잉 올라탄다. 씨엉씨엉 페달을 밟아 부리나케 록...
  • 2016-10-18
  •   14일,연변성보장학재단은 연변대학에서 2016년도 연변성보장학금발급식을 가지고 연변대학의 20명 연구생에게 인당 4000원씩,19명의 본과생에게 인당 3000원씩,도합 39명의 연구생,본과생에게 13만 7000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날 장학금을 받아안은 연변대학 약학원 조방일학생은“성보장학금은 우리에게 ...
  • 2016-10-18
  • 칭다오민족사회 백혈병 어린이 구조에 발벗고 나서 한때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승리양(오른쪽)   (흑룡강신문=칭다오) 장학규 특약기자=경제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은 어느새 말라버리고 냉랭한 금전관계로 변질되고 있는 가운데 칭다오 민족사회 전체가 떨쳐나서서 백혈병에 걸린 조선족...
  • 2016-10-17
  • 조선족 가정에서 출생, 한국에 와서 완전한 이방인 돼 조선족 형제의 꿈을 찾아가는 여행에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찾은 수많은 조선족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길 원하며, 그들을 향한 관심이 표현되기를 또한 소원합니다. 다음은 노숙인 사역을 하며...
  • 2016-10-14
  •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3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치솟는 집값과 물가 등의 이유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요즘은 그 이상의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라는 용어까지 나올 정도로 청년층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인구 1000명당 혼인 ...
  • 2016-10-13
  •   본사소식 10월 13일,  83세의 원 목단강군구정위 김강희장군이 료녕성한마음애심기금회에 사랑의 성금 5천원을 또 기부했다.    김강희장군은 리직후 심양시내 여러 중소학교와 대학들에 다니며 혁명전통보고를 해주는것이 중요한 일과로 되여왔다 그런데 얼마전 오랜 지병이 도...
  • 2016-10-13
  • 연길시 수상시장 부근에 있는 카페 “인가비(寅咖啡)”는 얼핏 보면 주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지만 북적북적한 거리 한켠에서 아담한 디자인을 갖추고 하루종일 그윽한 커피향을 퍼뜨린다. 녀자친...
  • 2016-10-12
  • 자기소개를 하고있는 선남선녀들 10월 5일 길림시에서 해내외 조선족 싱글남녀 만남의 장이 펼쳐졌다. 상해, 북경, 대련, 장춘, 서울 등 해내외 각지의 조선족 청년남녀 30여명이 설레는 마음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행사장을 찾은 최용걸(32세)씨, 세살우 다섯살아래 현숙한 조선족신부감을 찾는것이...
  • 2016-10-08
  • 수십년만에 닦쳐온 이번 홍수는 우리 연변지구에 크나큰 재앙을 가져왔슴니다. 이제 곧 한달만 지나면 수확을 앞눈 양수진 논벌은 하루밤사이에 진흙탕물에 매몰되고 병풍처럼 둘러싸여있던 옥수수밭은 맥없이 쓰러져있습니다. 풍비박산된 집앞에서 령혼없이 서있는 농민들보니 넘넘 가슴아파서 목이 멥니다. 인정이 점점 ...
  • 2016-09-30
  • 심양농업대학교 수리학원 토목공정전업 3학년 김성룡씨의 이야기  아버지를 업고 대학교에 다니는 한 조선족학생이 있다. 그가 바로 심양농업대학교 수리학원 토목공정전업 3학년생 김성룡씨다. 고향이 무순시 청원현 남산성진인 김성룡씨는 소학시절에 부모가 리혼해 줄곧 아버지와 의지해 생활해왔다. 그가 6학년에...
  • 2016-09-29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