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묵직한 편지봉투 하나가 우리집에 날아왔다.
‘항상 감사합니다. 더 받은 송금료 164엔을 돌려 드립니다. 또 기회가 되면 잘 부탁합니다’ 짤막한 메모용지와 함께 동전 164엔이 들어 있는 봉투였다.
나는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영문을 물었다.
사실은 지인의 부탁으로 인터넷경매에서 옛날 년하장 석장을 샀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세번에 거쳐 주문한 년하장이 같은 경매인의 상품이였다. 따로따로 주문했으니 따로따로 부쳐 보내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 나였다.
헌데 전화기의 저쪽켠에서는 이런 말소리가 들려 왔다.
“죄송합니다. 저의 불찰로 한꺼번에 부쳐 드려야 하는 상품을 세번에 나누어 부쳐 보내게 되였습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두번의 송금료를 돌려 드립니다.”
나는 속으로 “25g이내의 보통우편물 우편료금이 82엔이니까 164엔이구나. 근데 이걸 부쳐 오기까지 또 82엔이 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저 사람은 82엔을 손해 보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보내온 편지에는 더 받은 송금료 164엔을 돌려드린다고 썼다.
갑자기 얼마전 뉴스에서 보았던 일이 생각났다. 일본 나라현(奈良県)의 모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이였다. 1만 3천엔의 전화료금 등을 지불하려고 한 고객이 1만 5천엔을 내였는데 6만엔으로 잘못 인식한 점원이 4만 6천엔의 거스름돈을 돌려 주었다. 술에 취했다는 구실로 그대로 돌아 간 그 고객은 후날 사기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였다.
뉴스를 통해 처음 안 일이지만 거스름돈을 많이 돌려 받은 걸 알면서도 묵과하면 사기죄가 형성된다 한다. 누구나 그런 일에 봉착하면 “준 사람이 나쁘지 내가 가졌나?” 하고 일시적인 판단을 내릴수도 있겠지만 가게 문을 나서기 전과 나선 후의 죄증이 다를 만큼 홀시할수 없는 법률이 나왔다고 한다.
동전을 이리저리 흩어 지지 않게 하나 하나 테프로 고정해서 편지로 부쳐보낸 그 사람은 어떤 심정이였을가…
단지 자기 물건이 아니니까 돌려 주는 것이였을가? 음료 하나 값밖에 안되는 돈을 돌려 주면서 그 시간과 비용으로 따지면 남는 것이 적은 장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기에 대한 나의 신뢰를 얻게 된것은 틀림없으니 사실은 남는게 많은 장사였을지도 모른다.
작년에 관광으로 일본에 왔던 지인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일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이런 대답을 했다.
“아사쿠사(淺草)에 가서 가미나리몬(雷門)을 돌아 보고 바삐 돌아 오는데 뒤에서 이쁘게 생긴 녀성분이‘스미마센~’(미안합니다)하면서 달려 왔어요. 내가 돈지갑을 흘렸던 겁니다. 벗어서 팔에 걸친 웃옷 호주머니에 넣는다는 것이 실수로 떨어진 모양이였어요. 나는 지갑을 잃어 버릴번 했다는 사실보다도 다시 한번‘스미마센~’하면서 갈길을 되돌아 가는 그 일본녀성이 더 놀랍게 여겨 졌어요.”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ただより高いものはない)>라는 일본속담이 있다. 어떤이들은 아예 <공짜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리 값진 물건이라해도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니면 거기에 대한 욕심보다도 그 속에, 혹은 그 뒤에 숨겨져 있을 무언가를 음미해보는 일본인들의 심리인 것 같기도 하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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