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배상봉씨 가족
어머니들이 자식을 키우면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체험을 하듯이, 남자들도 슬그머니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웁니다. 원래 애 키우자고 내가 이 지구별에 온 것은 아니였지만 어쩌다 보니 애까지 있게 되였고 또 천하에 가장 맛있는 김치와 도라지무침을 모른다는 일본이라는 땅에서 당분간 애를 키워야 했으니 그 도전이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였습니다.
애기가 태어나기전까지만 해도 저는 이 세상을 개변시킬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세계의 교육체계 그리고 금융체계에 대해서 많은 심각한 문제점들을 주시해 왔고 그 개선 방안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을 해왔습니다. 얻은 답이라면 이 지구별에서 우리가 더 멋있고 행복한 삶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 하며, 그 인식을 바꾸는 작업은 우리들의 어린이들의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그래, 그럼 니 잘났으니 니 한번 해봐라!’라는 듯이 애기가 일본에서 태여났습니다. 애기는 인류의 미래이자 저의 교육관의 실천대상이였으며 어찌보면 또 저의 생각을 검증시켜주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만약 애기 하나 잘 교육 못해서 앞으로 애들이 성장한 후의 세상이 더 살기 힘들어졌다고 하면 이것은 단순히 어느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라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어른들이 다같이 폭넓게 교육에 관하여 같이 반성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통교육은 우리의 지식경험을 애기들한데 전수할 뿐이고 우리들의 경험을 벗어난 우주시대의 지혜를 전수하지 못한다는 한계성을 느끼고안해가 임신할 때부터 애기의 교육에 관해서 또 애기를 키우는 부모들로서 우리 어른들부터 인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를 많이 토론해 왔습니다. 물론 우리가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최소한 각자 자신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봤을 때 ‘이런 부분은 바꾸어야 할 부분이다’라고 생각된 것들을 반성해보았습니다.
인류의 미래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인터넷도 검색하고 우주문명에 대한 책도 찾아보고 유튜브에 올라가 여러가지 전통교육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동영상도 보는 중에 우연히 일본에 있는 한 마을에 대한 소개를 보게 되였고 어찌보면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앞으로 우리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느 일본작가의 한마디 코멘트에 솔깃한 나머지, 결국 그때 당시 임신 5개월인 안해와 함께 그 일본마을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한번 방문해서 ‘바로 이거야’라는 답이 나온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과연 더 깊은 곳에 뭐가 있을가 싶어서 두번, 세번 방문하게 되였고, 한번은 애기를 데리고 아예 20일동안 그 마을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애기에 대한 교육에 관하여 가까운 곳에서 고찰하고 같이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곳의 교육에 관한 리념은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지금 태어난 애기들은 앞으로 30년 후 이 세상을 이끌어갈 사람들이기에, 그들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지혜와 능력과 인생계획을 이미 몸에 지니고 이 세상에 태여났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자신의 과거 경험에 근거하여 어린이들에게 현재의 생존법칙을 가르치자고 하지만 그건 오히려 어린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기만 합니다. 진정한 교육은 지금 태어난 어린이들이 그들의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꾸어가는 데 방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그 한 마을만 가본 것이 아니였습니다. 일본이 편했던 리유는 여기에는 이 세상을 바꾸자는 포부를 가진 사람들이 뭔가 남다른 시도를 하는 곳이 많았다는 점이였습니다. 또 다른 마을, ‘나의 소유를 주장하지 않는 삶, 모든것을 공유하고 스스로 즐기는 일을 하면서 돈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생활’을 실천하는 마을도 있었습니다.
같은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으면서 또 혹독한 자본주의 환경에서 생존하고 있으면서도 이렇게도 다채로운 리념과 가치관으로 삶을 체험하고 행복을 체험하며 살아갈 수 있구나라는 데 대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체험했습니다. 물론 이 모두 애기 교육을 위해 답을 찾는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지금은 저의 애가 3살이 되였습니다. 금년 1월부터 보육원에 보내여 일본어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이때까지 집에서 중국말만 하다보니 우선 일본어와 조선말을 몰라 어떻게 언어를 배워줄가 하는 고민거리가 서서히 머리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보육원 가기전까지만 해도 저는 우리 딸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이고 특별한 존재라는 데 대해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절로 랭장고를 열어서 아이스크림 찾는 것도 신기했고 엄마,아빠의 말에 용케 대꾸하는 것도 대단했고 어쨌든 천재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였는데... 보육원에 보내면서 같은 나이 또래 다른 애들을 보니 다 그렇게 귀엽고 말대꾸도 잘한다는 사실에 그만 쇼크를 받았습니다.
“아니?! ... 이런, 우리 애만이 천재가 아니였단 말이야?” 하면서…
일본말에 ‘育児は育自’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인 즉 ‘육아는 애기를 키우는게 아니라 결국은 부모들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애기의 교육을 위하여 라는 핑계로 여러가지 체험들을 하고 인류의 발전방향을 고민한다는 핑게로 여러가지 상상을 전개하면서 성장한 것은 나 자신이였습니다. 애기는 내가 어쨌든 상관없이 그냥 무럭무럭 잘 크기만 했구요, 내가 있어도 행복하고 내가 없어도 행복한 것 같았습니다.
이제 보니 애를 키우면서 셈이 든 건 저였습니다. 한때 현실을 벗어난 환상 속에서 헤메던 시절도 이제는 마무리 지었구요. 리상이요, 포부요, 인류의 미래요... 이런 것들도 이제는 꿈만 같았습니다. 이 세상은 그래도 돈이 제일 중요하고 이 세상은 남을 위해 살아간다기보다 우선 자기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셈이 들면서 차차 깨닫게 되였고 이제 점점 성장하여 제법 부모하고 대화도 할 수 있게 된 우리 애한데 공유할 생각입니다.
이제야 착실하게 땅을 디디고 애기의 교육에 관하여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된 지금 애기의 일본어 교육과 우리말 교육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어 애기의 금후 교육비를 대고 좋은 교육환경에 입학시킬가가 저의 가장 큰 도전과제가 되였습니다.
금후의 행복한 나날들이 기대됩니다.
/재일조선족 배상봉
/원고기획: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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