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름다운 추억 81]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4월25일 00시00분    조회:200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9)

▩김성숙(장춘)

앞줄 왼쪽부터 필자의 올케, 어머니, 오빠. 뒤줄 왼쪽부터 필자의 동생부부, 언니, 필자 김성숙.

어머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우리 네 형제자매를 근면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키우기에 힘썼다. 후에 아들을 장가 보내 며느리를 삼은 후에는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기에 더욱 정력을 기울였다.

올케는 우리 한마을 사람이자 오빠의 송아지친구로 인물도 고왔다. 감장눈에 웃을 때면 눈부터 웃음을 지어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았던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다.

18살에 시집을 와 우리 집안 며느리로 되면서 올케는 시집살이에 근심이 태산 같았다. 옛날 민요에도 일렀듯이 “백두산이 높다 한들 시아버지처럼 높으랴, 배추잎이 푸르다 한들 시어머니처럼 푸르랴, 외나무다리 어렵다 한들 시형처럼 어려우랴.”가 아니였던가. 또 속담에도 “때리는 이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도 있다. 모두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형용한 말들이렷다.

더우기 어머니의 날카로운 눈매와 괄괄한 성격은 올케에게 더욱 근심걱정을 불러왔다.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춰갈 수 있을는지? 두 시누이의 성질은 어떠한지?’ 올케의 마음이 가벼울 수 없었다.

어머니가 새며느리의 심정을 알아맞히고 그에게 정심환(定心丸)을 주었다.

“나라에는 나라 법이 있고 가정에는 가정 규정이 있어야 한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고부사이, 올케와 시누이 사이에 말썽이 없어야 한다. 말 많은 집에 장맛이 쓰네라. 금후 어떤 일이 있어도 앞에서 툭 털고. 무슨 좋은 물건이 생길 때면 우선 너들 올케에게. 너희들이 시집을 간 후 친정에 왔다가 무엇을 좀 가져가려 해도 꼭 올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여 올케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또 올케의 유력한 뒤심이 되였다.

어느 날 천장사를 하는 외숙모가 고운 치마감 한몫을 가져왔다. 연분홍 바탕에 하얀 꽃이 박힌 그 천은 언니와 나의 눈을 부시게 했다.

“옛다, 이것은 네 거다.” 어머니가 그 천을 올케 앞에 밀었다.

“큰시누이에게 주세요. 나는 치마가 많은데.” 올케가 그 천을 도루 어머니 앞으로 밀었다.

“내 말대로 하거라. 곱게 입고 마실을 다니거라.” 우리는 어머니 리치 있는 처리를 달갑게 받아들임에 이미 습관이 되였다.

하루는 올케가 장판을 닦다가 농밑에 웅켜놓은 어머니 속옷을 발견하고 인츰 씻어 빨래줄에 널었다. 밖에서 들어오던 어머니가 이것을 보고 어색해하시면서 “내가 저녁에 씻으려고 했는데… 내 속옷까지는 씻지 말어. 내가 지금은 손발을 움질일 수 있으니.”라고 했다.

언니와 나는 다 교원이다. 방학이면 꼭 친정으로 오는데 언니는 몸이 허약한지라 올케는 번마다 어김없이 언니에게 닭곰, 장수탕을 하여 몸보신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제 집으로 돌아갈 때면 우리들이 달라는 말이 없어도 올케는 우리들 보자기에 이것저것 쑤셔넣는다.

서로 돕고 가고 오는 정으로 고부간, 그리고 올케와 우리 사이는 자연 더 친근해졌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올케는 잉태를 못하였다. 한번은 오빠의 친구들이 술좌석에서 올케가 버드나무에 핀 꽃이라 열매를 못 맺으니 리혼을 하라며 쑥덕대자 어머니는 그런 말을 하겠으면 당장 우리 집을 나가라며 호되게 소리쳤다.

어는 날, 어머니는 친척방문을 가시고 오빠는 출차하였다. 저녁때 쯤 만삭이 된 한 녀인이 우리 집을 찾아와 배속에 든 아이가 이 집 아이라고 하는 것이였다. 올케는 불에 덴 사람처럼 와뜰 놀랐다. 그러나 잠간 후에는 ‘내가 잉태를 못하니 차라리 잘됐다.’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저녁밥상을 차려주고 밤잠자리까지 마련해주었다.

밤 늦게야 돌아온 어머니가 방안에 낯선 사람이 누운 것을 보자 웬 일인가 물었고 올케는 사실대로 알렸다. 어머니는 당장에 화를 내며 그녀를 깨웠다. “솔직히 말해. 만약 우리 애라면 여기서 낳은 후 너는 돌아가. 애는 우리가 키울 테니. 만약 네가 거짓말을 할 때면 내게 혼날 줄 알아. 너의 배부터 보겠으니 옷을 벗어!” 그녀는 당황해하면서 대뜸 두손으로 배를 가리웠다. 어머니가 재빨리 그녀의 옷을 벗겼다. 배우에 두터운 물건을 얹고 끈으로 몇바퀴 동여맨 것이 드러났다. 어머니는 노발대발하며 그녀의 머리를 틀어쥐고 귀쌈을 몇개 갈겼다. “쌍년, 협잡군 년! 어서 물러가!” 어머니는 그녀의 옷과 보자기를 문어구에 내던졌다. 그녀는 옷을 들고 고스란히 문을 나섰다.

어머니는 올케를 앞에 앉히고 조용히 말했다. “네가 아이를 가지지 못하니 속이 많이 탄다는 것을 잘 알겠다. 그렇다고 시비곡직을 따지지 않고 남의 말을 믿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네가 잉태를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 절에 간 색시처럼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고 너의 생각 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기를 펴고 살아가거라.” 올케의 량볼에 두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무겁던 머리 속이 시원한 바람에 씻긴듯 개운해지는듯 싶었다.

어머니의 바다와 같은 흉금에 하느님도 감동되여서인지 2년 후 올케는 잉태를 하여 귀여운 딸을 보았다.

어머니가 며느리를 친딸처럼 생각하고 집안에 싸움소리 없다고 동네사람들이 칭찬할 때면 어머니는 “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고 딸이 고우면 사위도 곱지. 하물며 우리 며느리는 중국에 그림자 밖에 없는데 내가 관심하지 않으면 그가 누구를 믿고 살겠소? 제 살이 아프면 남의 살이 아픈 줄도 알아야지!” 하고 말씀하시군 했다.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는 것도 한가지 예술이다.

나는 두 딸을 키워 시집을 보냈다. 이따금 그들에게 어머니와 올케의 이야기를 하며 며느리의 직책을 잘 감당하라고 타이르군 했다.

“고함소리 나는 문으로는 불행이 들어가고 웃음소리 나는 문으로는 행복이 들어간다.”

마음을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도 굽어본다고 가정을 잘 꾸리려고 마음을 잘 먹고 서로 돕고 서로 포섭한다면 화목한 가정은 꼭 이루어지는 것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한때 내게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을 내놓고 별다른 취미가 따로 없었다. 같잖은 글이라도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차곡차곡 글로 표현해내고 나면 모종의 희열 같은 것을 느끼군 했다. 그랬던 적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요즘은 글을 쓰는 일이 일상이 되여버렸다. 졸업을 하고 출판사의 편집이 되고 나서, 또 지금은...
  • 2019-11-25
  • 건국 70돐 기념 특별기획: 〈일대일로의 조선족 개척자들〉(1) 글 사진/서정옥 올해 휴가는 어디로 떠날가 고민하는 나에게 남편은 지중해 남쪽 해안 나라 튀니지로 가자고 한다. 튀니지가 도대체 지구촌 어딘데?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우리와 거의 지구 반대쪽에 있는 아프리카 최북단에 위치한 튀니지, 사하라사막이 있는...
  • 2019-11-16
  • [수기] 엄마가  준  두번째 생명 림율아 나는 우리나라 3년 자연재해시기였던 1961년 봄에 태여났다.   1959~1961년을  중국의 3년 자연재해시기 또는 3년 고난의 시기라고 한다. 이 3년 동안에 우리나라는 식량과 부식품이 극도로 결핍하여 인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엄중한 해를 끼쳤다.백성들은 먹을...
  • 2019-11-14
  • 연길 세집 2017년 8월 24일 어렸을 적부터 나는 겁이 꽤 많았다. 특히 밤이 되면 변소에 가기를 그렇게 무서워했다. 그래서 항상 엄마가 아니면 아버지가 ‘보초’를 서주어야 했다. 캄캄한 시골의 재래식변소에 앉아있으면 자꾸 누군가가 뒤에 서있는 것 같고 당장이라도 밑으로부터 뭔가가 올라올 것 같은 공포...
  • 2019-11-12
  • 계림문화상 대상 수상작품 "일본에서 살기" 리홍매(일본) 머리말 1983년, 당시의 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내각이 ‘류학생 10만명 계획’을 세우고 세계를 향하여 일본 고등교육의 대문을 열었다. 80년대말에 이르러 활성화된 중국정부의 류학생정책으로 인하여 일본어가 널리 보급된 동북3성지역의...
  • 2019-11-12
  • 병원치료 포기 2017년 7월 21일 내 고향친구들한테는 엄마는 ‘어죽’으로 통한다. 고기잡이를 좋아하는 나, 어죽을 잘 끓이는 엄마 그래서 친구들은 우리 집에 놀러오기를 좋아했다. 놀러오면 엄마는 거의 혼자서 준비를 다해서 우리가 서쪽 강변에 나가 마음껏 천렵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군 했다. 처음 몇번은...
  • 2019-11-11
  • “온 힘을 다해 이 아들을 한번 더 바라보던 그 눈빛”, “어느 구석을 봐도 엄마가 보이는데 어디에도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생소해 미칠 것 같았다”, “엄마 번호로 전화를 걸어본다, 엄마 위챗으로 문자를 보내본다, 잠을 자다가, 밥을 먹다가, 길을 걷다가… 엄마만 떠올리면 억...
  • 2019-11-11
  • [멀고도 가까운 문화-유체 기증](2) “무엇으로 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까” --70년 당령(党龄)의 한춘옥 ‘마지막 공헌'으로 유체 기증을 선언   ‘한춘옥 ’이름자와 전국 통일 번호(2785)를 밝혀 발급된 건국 70돐 기념장 소장함. 기자한테 자신이 받은 건국 70돐 기념장을 ...
  • 2019-11-08
  • 편집자의 말 우리 나라에는 아직 유체 기증 사업 관련 법은 없다. 하지만 유체 기증이라는 아름다운 소행이 싹트고 있다. ‘유체 기증'은 기증인이 생전에 유체 기증 념원을 표명하고 사망 후 위탁인 혹은 집행인이 유체를 전부 혹은 부분적(장기 기증 경우)으로 의학 교수 및 연구사업에 기증하는 문명행위...
  • 2019-11-08
  • 영화 삼촌은 지난세기 50년대에 룡정 덕신중학교 학생회 회장으로 활약하면서 어린나이에 자기보다 몇살 위인 선배들앞에서 연설을 하군했는데 똑똑하다고 정평이 났으며 이름난 웅변가였다고 한다.   사진뒤면에  ...
  • 2019-11-07
  • 지난 10월 31일, 간단한 기부식이 무순1중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료녕무공공구주식유한회사 리사장 장명상이10만원의 기부금을 빈곤대학생 손영택에게 전달했다. 장명상이 손영택에게 하는 두번째 기부다.   19세의 손영택과 그의 가정은 갖은 고난을 겪었다. 그의 누나는 13세 때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는 선천성 ...
  • 2019-11-07
  • 어린시절 나의 장래희망은 박사가 되거나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현재 나는 박사재학중에 있고 간혹가다 비루한 솜씨로 쓴 글들을 투고하여 가뭄에 콩 나듯 지면에 내 이름을 올리면서 살고 있다. 우선 오해가 없도록 하자. 나의 현재 삶을 브리핑한 목적은 어렵사리 어릴적 꿈을 지키고 이루어낸 ‘성공신화의 주인공...
  • 2019-11-01
  • [청춘노트]  리은실(李银实) 필명 몽실(梦实). 1984년출생 2009년 연변대학에서 문학석사학위 취득. 현재 북경민족출판사 근무 최근에 글을 왜 쓰냐는 질문을 몇번 받았다. 글쎄다. 나는 글을 왜 쓸가? 언제나 먹기보단 잠자기를 우선시하는, 잠이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라 생각하는 ‘잠보’가 잠을 포기하...
  • 2019-10-26
  • 지난 8월 29일, 나는 흑룡강성 계서시 계동현 계림조선족향에서 펼쳐진 약선(药膳)강습행사를 마치고 50년 만에 다시 그리운 북대황 기러기섬(雁窝岛)으로 향했다. 기러기섬은 바로 50년전인 1969년 3월에 가서 1973년 3월까지 내가 청춘열정을 쏟아부어 벼농사를 개척한 정든 고장이다.   1962년 6월 22일, 국무원...
  • 2019-10-22
  • 지난 10월 19일, 연길시도시건설투자그룹유한회사(대서양공관대상)에서 주최하고 공청단연변주위, 연변사회조직관리국, 연변9.3애심공익협회에서 주관한 “대서양공관대상 애심입쌀 3만근 전달”식이 연변체육관에서 펼쳐졌다.   10월 17일은 여섯번째로 되는“전국 빈곤층 부축의 날”이다.&nbs...
  • 2019-10-21
  • 백세 시대인 요즘엔 칠십나이는 삶의 지혜를 빛내는 황금 시절이고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두번째 봄이다. 공화국 창립과 동갑인 나의 칠십년 인생을 되돌아보노라면 어린시절과 그림같은 고향의 풍경이 내 머리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창건된 해에 두만강 상류인 화룡현 로과향 흥남촌에서 ...
  • 2019-10-18
  • #예로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로 꼽혔다. 그러나 점점 결혼을 늦게 하는 만혼인구 증가률이 상승하고 지어 독신주의를 선언하는 비혼족이 생겨나는 등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 세대들의 결혼관 또한 빠른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그 변화와 더불어 관점의 충돌로 인한 갈등 또한 항상 존재해 왔다. 다름 아닌 “...
  • 2019-10-12
  • "더 기다려주다가는 혼자 사는 게 더 편하다고 할가봐 걱정돼서 달려왔죠."  "급해하는 엄마 마음 리해가 돼서 함께 왔어요."...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다양해지다 보니 만혼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 적령기 자녀와 부모의 ‘결혼에 관한 론쟁’도 항상 이슈로 떠오른다. “자식의 결...
  • 2019-10-08
  • - 글 / 국하 -       (흑룡강신문=도쿄) 알람 소리에 따르릉, 이불을 개는 소리 착착, 창문을 여는 소리 찰칵,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 살살, 웃집에서 걸음을 걷는 소리 쿵쾅쿵쾅, 수도물이 내려오는 소리 쏴쏴... 내 마음이 오늘도 힘내라고 하는 소리 뿅뿅.   찌르륵 찌르륵 계란후라이 지지는 소리와 같이...
  • 2019-09-24
‹처음  이전 3 4 5 6 7 8 9 10 11 12 1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