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름다운 추억 81]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4월25일 00시00분    조회:202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9)

▩김성숙(장춘)

앞줄 왼쪽부터 필자의 올케, 어머니, 오빠. 뒤줄 왼쪽부터 필자의 동생부부, 언니, 필자 김성숙.

어머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우리 네 형제자매를 근면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키우기에 힘썼다. 후에 아들을 장가 보내 며느리를 삼은 후에는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기에 더욱 정력을 기울였다.

올케는 우리 한마을 사람이자 오빠의 송아지친구로 인물도 고왔다. 감장눈에 웃을 때면 눈부터 웃음을 지어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았던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다.

18살에 시집을 와 우리 집안 며느리로 되면서 올케는 시집살이에 근심이 태산 같았다. 옛날 민요에도 일렀듯이 “백두산이 높다 한들 시아버지처럼 높으랴, 배추잎이 푸르다 한들 시어머니처럼 푸르랴, 외나무다리 어렵다 한들 시형처럼 어려우랴.”가 아니였던가. 또 속담에도 “때리는 이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도 있다. 모두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형용한 말들이렷다.

더우기 어머니의 날카로운 눈매와 괄괄한 성격은 올케에게 더욱 근심걱정을 불러왔다.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춰갈 수 있을는지? 두 시누이의 성질은 어떠한지?’ 올케의 마음이 가벼울 수 없었다.

어머니가 새며느리의 심정을 알아맞히고 그에게 정심환(定心丸)을 주었다.

“나라에는 나라 법이 있고 가정에는 가정 규정이 있어야 한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고부사이, 올케와 시누이 사이에 말썽이 없어야 한다. 말 많은 집에 장맛이 쓰네라. 금후 어떤 일이 있어도 앞에서 툭 털고. 무슨 좋은 물건이 생길 때면 우선 너들 올케에게. 너희들이 시집을 간 후 친정에 왔다가 무엇을 좀 가져가려 해도 꼭 올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여 올케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또 올케의 유력한 뒤심이 되였다.

어느 날 천장사를 하는 외숙모가 고운 치마감 한몫을 가져왔다. 연분홍 바탕에 하얀 꽃이 박힌 그 천은 언니와 나의 눈을 부시게 했다.

“옛다, 이것은 네 거다.” 어머니가 그 천을 올케 앞에 밀었다.

“큰시누이에게 주세요. 나는 치마가 많은데.” 올케가 그 천을 도루 어머니 앞으로 밀었다.

“내 말대로 하거라. 곱게 입고 마실을 다니거라.” 우리는 어머니 리치 있는 처리를 달갑게 받아들임에 이미 습관이 되였다.

하루는 올케가 장판을 닦다가 농밑에 웅켜놓은 어머니 속옷을 발견하고 인츰 씻어 빨래줄에 널었다. 밖에서 들어오던 어머니가 이것을 보고 어색해하시면서 “내가 저녁에 씻으려고 했는데… 내 속옷까지는 씻지 말어. 내가 지금은 손발을 움질일 수 있으니.”라고 했다.

언니와 나는 다 교원이다. 방학이면 꼭 친정으로 오는데 언니는 몸이 허약한지라 올케는 번마다 어김없이 언니에게 닭곰, 장수탕을 하여 몸보신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제 집으로 돌아갈 때면 우리들이 달라는 말이 없어도 올케는 우리들 보자기에 이것저것 쑤셔넣는다.

서로 돕고 가고 오는 정으로 고부간, 그리고 올케와 우리 사이는 자연 더 친근해졌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올케는 잉태를 못하였다. 한번은 오빠의 친구들이 술좌석에서 올케가 버드나무에 핀 꽃이라 열매를 못 맺으니 리혼을 하라며 쑥덕대자 어머니는 그런 말을 하겠으면 당장 우리 집을 나가라며 호되게 소리쳤다.

어는 날, 어머니는 친척방문을 가시고 오빠는 출차하였다. 저녁때 쯤 만삭이 된 한 녀인이 우리 집을 찾아와 배속에 든 아이가 이 집 아이라고 하는 것이였다. 올케는 불에 덴 사람처럼 와뜰 놀랐다. 그러나 잠간 후에는 ‘내가 잉태를 못하니 차라리 잘됐다.’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저녁밥상을 차려주고 밤잠자리까지 마련해주었다.

밤 늦게야 돌아온 어머니가 방안에 낯선 사람이 누운 것을 보자 웬 일인가 물었고 올케는 사실대로 알렸다. 어머니는 당장에 화를 내며 그녀를 깨웠다. “솔직히 말해. 만약 우리 애라면 여기서 낳은 후 너는 돌아가. 애는 우리가 키울 테니. 만약 네가 거짓말을 할 때면 내게 혼날 줄 알아. 너의 배부터 보겠으니 옷을 벗어!” 그녀는 당황해하면서 대뜸 두손으로 배를 가리웠다. 어머니가 재빨리 그녀의 옷을 벗겼다. 배우에 두터운 물건을 얹고 끈으로 몇바퀴 동여맨 것이 드러났다. 어머니는 노발대발하며 그녀의 머리를 틀어쥐고 귀쌈을 몇개 갈겼다. “쌍년, 협잡군 년! 어서 물러가!” 어머니는 그녀의 옷과 보자기를 문어구에 내던졌다. 그녀는 옷을 들고 고스란히 문을 나섰다.

어머니는 올케를 앞에 앉히고 조용히 말했다. “네가 아이를 가지지 못하니 속이 많이 탄다는 것을 잘 알겠다. 그렇다고 시비곡직을 따지지 않고 남의 말을 믿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네가 잉태를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 절에 간 색시처럼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고 너의 생각 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기를 펴고 살아가거라.” 올케의 량볼에 두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무겁던 머리 속이 시원한 바람에 씻긴듯 개운해지는듯 싶었다.

어머니의 바다와 같은 흉금에 하느님도 감동되여서인지 2년 후 올케는 잉태를 하여 귀여운 딸을 보았다.

어머니가 며느리를 친딸처럼 생각하고 집안에 싸움소리 없다고 동네사람들이 칭찬할 때면 어머니는 “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고 딸이 고우면 사위도 곱지. 하물며 우리 며느리는 중국에 그림자 밖에 없는데 내가 관심하지 않으면 그가 누구를 믿고 살겠소? 제 살이 아프면 남의 살이 아픈 줄도 알아야지!” 하고 말씀하시군 했다.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는 것도 한가지 예술이다.

나는 두 딸을 키워 시집을 보냈다. 이따금 그들에게 어머니와 올케의 이야기를 하며 며느리의 직책을 잘 감당하라고 타이르군 했다.

“고함소리 나는 문으로는 불행이 들어가고 웃음소리 나는 문으로는 행복이 들어간다.”

마음을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도 굽어본다고 가정을 잘 꾸리려고 마음을 잘 먹고 서로 돕고 서로 포섭한다면 화목한 가정은 꼭 이루어지는 것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기획 [한국친구 길림체험]— 쌀의 이야기 (2) 구태편(하) 전통 쇠가마에 성공한 쌀밥, 실패한 누룽지 안내원이 전람관 2층에서 리모콘을 누르자 건물의 북쪽 창문에 걷혀져있던 커튼이 한번에 량쪽으로 쫙 젖혀지더니 초대형 유리 창문 밖으로 일망무제한 황금물결이 한눈에 안겨왔다. 일행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 2021-08-27
  • "사랑으로 가는 길"프로에 등장한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의 막바지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스튜디오에서는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 제239기 촬영이 한창이였다. 그 현장에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이 주역으로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연변조선족자치주자선총회와 함...
  • 2021-08-11
  •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뢰봉식’부부 박철원,김봉선의 이야기 박철원, 김봉선부부는 퇴직 후 ‘연길시 뢰봉학습 10대 선진'으로 표창받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락으로 삼고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면서 여생을 불태...
  • 2021-08-06
  • 한 평범한 공산당원 최청숙선생의 고백 봉사와 헌신으로 공산당원의 본색을 지켜온 나날들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최청숙선생 지난 2020년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역정이 제일 엄중할 때 어김없이 월급을 받아 안게 된 퇴직교원 최청숙선생은 가슴이 뭉클해냈다. “아니, 이토록 어려운 처지에서도 당과 정부에...
  • 2021-08-04
  • 쓰레기 더미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하면서 생활하던 80대 로인이 쾌적한 생활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왕청현 천교령 삼림공안국 청송파출소에서는 ‘애민사랑 실천 방문 활동’을 전개한 가운데 관할구역 내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악취가 나 주민들...
  • 2021-07-13
  • 4월 15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만 되면 그 때 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나는 인생의 일대 전변을 가져왔다. 운명은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 나는 훈춘 태생이다. 7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문 월청으로 이사갔다. 고중을...
  • 2021-07-01
  • 《길림신문》은 ‘사랑+릴레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부동한 주제로 계렬 공익행사 진행, 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며 사랑 릴레이를 이어가려 합니다. 지난달 ‘사랑+릴레이’-‘고마움 전하기’ 주제로 진행된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가운데 기타 따뜻한 사연...
  • 2021-06-22
  • 머리글: 중국조선족은 중국공산당이 백여년전부터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준 호칭이며 혜택이다.중국조선족은 신민주주의 혁명시기로 부터 항일전쟁,해방전쟁시기에 이르기까지,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시기로부터 개혁개방,사회주의현대화 건설시기에 이르기까지 중국공산당의 령도하에 전국의 여러 민족 인민...
  • 2021-06-10
  • ‘6.1' 국제아동절을 맞으며 길림 백산방대그룹에서는 백산시조선족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위문하고 명절의 축복과 함께 장학금과 도서 등을 전달했다. 백산방대그룹 녕봉련(왼쪽)리사장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5월 26일, 백산방대그릅 당위서기이며 리사장 녕봉련과 이 그룹의 10여명 당원, 청년지원자들은 민족단결...
  • 2021-05-31
  • 수박할머니 (西瓜奶奶),연변의 1세대 ‘왕훙’이라 칭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이시다.   모멘트와 미니블로그(微博)가 성행하던 시절, 지금의 ‘왕훙’들만큼 얼굴이 많이 알려진 수박할머니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결코 SNS덕분이 아니였다. 바로 연변축구였기에 가능했다.   ...
  • 2021-05-29
  • 5월 21일, 심양시 황고구 명북사회구역 ‘당창건 100주년 경축’ 계렬활동 일환으로 명렴로조선족로인협회는 당사학습과 더불어 ‘자신의 사상인식 이야기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89세 리의숙 로인은 자신의 입당이야기 등을 통해 초심을 수호하는 중국공산당원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리의숙 ...
  • 2021-05-25
  • 30여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나는 수많은 제자들을 졸업시켰다. 제자들과 떨어진 후 련락이 있든 없든 때로는 기억의 편린들이 떠올라 그들의 삶이 궁금할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부질없는 로파심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문뜩문뜩 제자들이 나의 위챗을 노크한다.   며칠전 늦은 저녁, 딩동- 메세지가 도착했다. 상해에 ...
  • 2021-04-20
  • [수기72]교장선생님이 들려준 추억의 홍색교양이야기 기억이란 어제 있었던 일도 가물가물 잊혀질 때도 있지만 몇십년이 흘러도 색바래지 않게 생생히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는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한해다. 요즘 우리 당 력사를 학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떠오르는 한가지 추억, 그것은 40여...
  • 2021-04-19
  • 항미원조 전쟁터에서 로획한 미군의 숟가락을 오늘까지 70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는 로전사(90세)가 있다. 포성이 천지를 진감하던 그 가렬처절한 전쟁년대 생사고락을 같이 하던 전우들이 그리워 오늘도 하루 세끼 식사를 이 숟가락으로 해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로전사, 그분이 바로 장춘시 정월고신기술개발구에서 만년을...
  • 2021-04-14
  • [수기] 그 시절 그 동네 그리고 정 많은 사람들 김순희 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날을 맞이한 이 때 나는 가끔 창가에 기대여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손에 손군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에 손군들의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장면을 내려다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근 60년전의 천진란만했던 그...
  • 2021-04-07
  •     우리에게 설은 최대 명절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고향을 찾아가 어르신들께 세배를 올리고 함께 모여 도란도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명절입니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 안부를 묻고 설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코로나시대를 겪으면서 우리에...
  • 2021-02-19
  • [연변애심어머니협회]“청소년 꿈터” 설맞이행사   음력설을 앞둔 2월 8일, 연변애심어머니협회(회장 방선화) 사무실은 명절분위기로 북쩍거렸다. 아침부터 각자 집부엌에서 애심표양념에 어머니손맛을 더해 달달 지지고 볶아 만든 맛갈스런 반찬들을 량손 가득 걸머쥔 협회 회장들과 부장들이 륙속 사무실...
  • 2021-02-09
  • [수기 ]‘주소 없는 편지’ 허동철 지난 한가위 추석을 앞두고 조카 허매화(연변전업국 고급 회계사)한테서 삼촌께 드릴 말씀이 있다며 연집강뚝 부산돌솥밥집에서 만나뵙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는 약정한 시간에 똑 같이 도착했습니다. 점심 밥상을 마주하고 조카는 썩 오래전부터 별렀다면서 만나고저 한 ...
  • 2021-02-07
  • 글/ 일본 김미란   김미란: 遼東大学 생물학부 졸업, 도문시 제1고급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 현재 일본 金澤企画国際株式会社에 재직중   애들 학교 때문에 도쿄로 이사해 오던 때가 이른 봄이었는데 벌써 늦가을에 들어서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세월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는 느낌이 종종 든다.  하지만...
  • 2021-01-29
  • 12월 24일 한국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프로그램에서 우수상 수상-   1952년 12월 중국 화룡시 출생, 현재 천안시 두정동 거주.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나는  60대 후반에 들어선 할미꽃입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흥취가 있어서 소학교에 입학...
  • 2021-01-2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