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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로전사와 항미원조 미군 숟가락에 깃든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4월14일 14시38분    조회: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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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전쟁터에서 로획한 미군의 숟가락을 오늘까지 70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는 로전사(90세)가 있다. 포성이 천지를 진감하던 그 가렬처절한 전쟁년대 생사고락을 같이 하던 전우들이 그리워 오늘도 하루 세끼 식사를 이 숟가락으로 해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로전사, 그분이 바로 장춘시 정월고신기술개발구에서 만년을 보내고 있는 한해송이다.

 

 

한해송로전사와 그가 70년 동안 사용하고 있는 미군 숟가락.

도심 곳곳에 북숭아꽃이 화사하게 피여나던 4월 11일,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의 오장권 회장 일행은 한해송로전사를 찾아 위문하고 감사패와 위문품, 꽃다발을 전달했다. 진흥총회는 2년전인 2019년에 새중국 창립 70주년을 맞으면서 국내해방전쟁과 항미원조,보가위국전쟁에 참가한적이 있는 장춘지구의 조선족 로전사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이들의 공로를 기리는 특별기획을 조직했다. 연락이 닿지 못한 등 여건으로 부분적 로전사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지 못하던 중 지난해에 한분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하고 이번에 또 우연하게 한해송로전사를 찾게 되였던 것이다.

 

 

 

 

진흥총회에서 한해송로전사를 위문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올해 90세에 나는 한해송로인은 1950년 12월 흑룡강성 계서시에서 중국인민해방군에 입대했다. 1950년 6월 25일, 조선내전이 발발한 후 한해송은 소속히 중국인민지원군을 따라 1951년 3월, 조선에 출정해 항미원조,보가위국전쟁에 참가, 1953년 12월 귀국하기전까지 전우들과 어깨겯고 수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함께 맹호부대의 영광스러운 력사전통을 써내려갔다.

한해송로인은 처음 조선에 나가 목격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억한다. “마을은 폭격에 불타버리고 길에는 보짐을 싸들고 어린애를 업고 허둥지둥 마을을 떠나는 피난민들로 가득했고 다 망가진 미군의 땅크며 찌프차들의 잔해가 가득했지요.”

한어와 조선말이 모두 통하는 한해송을 알아보고 퇀장은 그를 부대의 련락원으로 임명하였다. 이렇게 조선전쟁에 나가서 처음으로 맡은 과업은 1951년 4월, 백리밖에 있는 위생소에 가서 부상병들의 소식을 상세히 전하는 것이였는데 도중에 적군이 통제하는 곳을 지나가야 했다. 그는 어둠을 타서 적군 통제 지역을 살금살금 벗어나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해 상급에서 맡겨준 임무를 원만히 완수했다.

“1951년 5월 우리 부대는 미군과 싸웠지요. 그번 전투에서 우리는 미군의 1개 포병련을 섬멸하고 적들의 수차례 진공을 물리쳤지요. 한달후인 6월에 저는 영광스럽게 전선에서 중국공산당에 가입하게 되였어요.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한해송로인이 격동돼서 하는 말이다.

1953년 3월, 한해송이 소속한 부대는 조선 마답리 서산에서 이른바 미군의 강력부대로 불리우는 륙전1사가 지키는 진지를 공격했다. 미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빼앗긴 고지를 다시 찾으려고 발악을 하면서 지원군과 다섯날 낮과 밤을 싸웠지만 결국은 헛물을 켜고 말았다. 한해송은 이 전투에서 용감하고도 지혜롭게 수차나 통신임무를 원만히 완수하여 3등공을 세웠다.

 

 

한해송로전사의 공훈메달과 증서,기념장.

한번은 전투에서 미군 병사 여러명과 군관 한명을 포로했는데 퇀장은 한해송에게 포로를 압송하는 임무를 맏겼다. 임무를 맡은 한해송은 허리에 수류탄 2개를 차고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포로 압송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퇀장에게 다짐하고 길을 떠났다. 이렇게 그는 사흘에 거쳐 포로 10명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압송해갔다.

“포로들을 압송해서 가다가 희한하게 또 패잔병 미국놈 한명을 발견하게 되였지요.저는 그놈이 가지고 있는 보총을 빼앗고 또 숟가락도 하나 몰수했지요. 제가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숟가락이 바로 그 미국놈의 몸에 지니고 있던 숟가락이지요. 조선전쟁 기념으로 중국까지 가지고 온거랍니다.이 숟가락을 쓰고 있노라면 가끔씩 전우들과 함께 목숨을 내걸고 싸우던 일이며 통신련락을 다니던 일 그리고 포로들을 압송해가던 기억들이 영화처럼 떠오르군 하지요.잊을 수 없는 격정세월이였지요.”한해송로인은 이렇게 미군 숟가락에 깃든 에피소드를 감명깊게 말했다.

한해송로인은 “호랑이가 동물의 왕으로 불리는 것은 날카로운 이빨과 사나운 발톱을 가진 것도 있겠지만 간담을 서늘케 하는 위풍이지요.제가 소속한 지원군 40군 120사는 제일 처음으로 조선에 나가서 항미원조의 첫 총탄을 쏘아 올린 부대이며 용맹하고도 날쌔여 일명 맹호부대로 불리우기도 했지요.”라고 말하면서 오늘도 그 영광의 이름을 돌이킬 때마다 자랑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길림신문 리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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