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름다운 추억 81]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4월25일 00시00분    조회:202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9)

▩김성숙(장춘)

앞줄 왼쪽부터 필자의 올케, 어머니, 오빠. 뒤줄 왼쪽부터 필자의 동생부부, 언니, 필자 김성숙.

어머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우리 네 형제자매를 근면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키우기에 힘썼다. 후에 아들을 장가 보내 며느리를 삼은 후에는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기에 더욱 정력을 기울였다.

올케는 우리 한마을 사람이자 오빠의 송아지친구로 인물도 고왔다. 감장눈에 웃을 때면 눈부터 웃음을 지어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았던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다.

18살에 시집을 와 우리 집안 며느리로 되면서 올케는 시집살이에 근심이 태산 같았다. 옛날 민요에도 일렀듯이 “백두산이 높다 한들 시아버지처럼 높으랴, 배추잎이 푸르다 한들 시어머니처럼 푸르랴, 외나무다리 어렵다 한들 시형처럼 어려우랴.”가 아니였던가. 또 속담에도 “때리는 이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도 있다. 모두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형용한 말들이렷다.

더우기 어머니의 날카로운 눈매와 괄괄한 성격은 올케에게 더욱 근심걱정을 불러왔다.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춰갈 수 있을는지? 두 시누이의 성질은 어떠한지?’ 올케의 마음이 가벼울 수 없었다.

어머니가 새며느리의 심정을 알아맞히고 그에게 정심환(定心丸)을 주었다.

“나라에는 나라 법이 있고 가정에는 가정 규정이 있어야 한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고부사이, 올케와 시누이 사이에 말썽이 없어야 한다. 말 많은 집에 장맛이 쓰네라. 금후 어떤 일이 있어도 앞에서 툭 털고. 무슨 좋은 물건이 생길 때면 우선 너들 올케에게. 너희들이 시집을 간 후 친정에 왔다가 무엇을 좀 가져가려 해도 꼭 올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여 올케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또 올케의 유력한 뒤심이 되였다.

어느 날 천장사를 하는 외숙모가 고운 치마감 한몫을 가져왔다. 연분홍 바탕에 하얀 꽃이 박힌 그 천은 언니와 나의 눈을 부시게 했다.

“옛다, 이것은 네 거다.” 어머니가 그 천을 올케 앞에 밀었다.

“큰시누이에게 주세요. 나는 치마가 많은데.” 올케가 그 천을 도루 어머니 앞으로 밀었다.

“내 말대로 하거라. 곱게 입고 마실을 다니거라.” 우리는 어머니 리치 있는 처리를 달갑게 받아들임에 이미 습관이 되였다.

하루는 올케가 장판을 닦다가 농밑에 웅켜놓은 어머니 속옷을 발견하고 인츰 씻어 빨래줄에 널었다. 밖에서 들어오던 어머니가 이것을 보고 어색해하시면서 “내가 저녁에 씻으려고 했는데… 내 속옷까지는 씻지 말어. 내가 지금은 손발을 움질일 수 있으니.”라고 했다.

언니와 나는 다 교원이다. 방학이면 꼭 친정으로 오는데 언니는 몸이 허약한지라 올케는 번마다 어김없이 언니에게 닭곰, 장수탕을 하여 몸보신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제 집으로 돌아갈 때면 우리들이 달라는 말이 없어도 올케는 우리들 보자기에 이것저것 쑤셔넣는다.

서로 돕고 가고 오는 정으로 고부간, 그리고 올케와 우리 사이는 자연 더 친근해졌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올케는 잉태를 못하였다. 한번은 오빠의 친구들이 술좌석에서 올케가 버드나무에 핀 꽃이라 열매를 못 맺으니 리혼을 하라며 쑥덕대자 어머니는 그런 말을 하겠으면 당장 우리 집을 나가라며 호되게 소리쳤다.

어는 날, 어머니는 친척방문을 가시고 오빠는 출차하였다. 저녁때 쯤 만삭이 된 한 녀인이 우리 집을 찾아와 배속에 든 아이가 이 집 아이라고 하는 것이였다. 올케는 불에 덴 사람처럼 와뜰 놀랐다. 그러나 잠간 후에는 ‘내가 잉태를 못하니 차라리 잘됐다.’라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저녁밥상을 차려주고 밤잠자리까지 마련해주었다.

밤 늦게야 돌아온 어머니가 방안에 낯선 사람이 누운 것을 보자 웬 일인가 물었고 올케는 사실대로 알렸다. 어머니는 당장에 화를 내며 그녀를 깨웠다. “솔직히 말해. 만약 우리 애라면 여기서 낳은 후 너는 돌아가. 애는 우리가 키울 테니. 만약 네가 거짓말을 할 때면 내게 혼날 줄 알아. 너의 배부터 보겠으니 옷을 벗어!” 그녀는 당황해하면서 대뜸 두손으로 배를 가리웠다. 어머니가 재빨리 그녀의 옷을 벗겼다. 배우에 두터운 물건을 얹고 끈으로 몇바퀴 동여맨 것이 드러났다. 어머니는 노발대발하며 그녀의 머리를 틀어쥐고 귀쌈을 몇개 갈겼다. “쌍년, 협잡군 년! 어서 물러가!” 어머니는 그녀의 옷과 보자기를 문어구에 내던졌다. 그녀는 옷을 들고 고스란히 문을 나섰다.

어머니는 올케를 앞에 앉히고 조용히 말했다. “네가 아이를 가지지 못하니 속이 많이 탄다는 것을 잘 알겠다. 그렇다고 시비곡직을 따지지 않고 남의 말을 믿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네가 잉태를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 절에 간 색시처럼 부처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말고 너의 생각 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기를 펴고 살아가거라.” 올케의 량볼에 두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무겁던 머리 속이 시원한 바람에 씻긴듯 개운해지는듯 싶었다.

어머니의 바다와 같은 흉금에 하느님도 감동되여서인지 2년 후 올케는 잉태를 하여 귀여운 딸을 보았다.

어머니가 며느리를 친딸처럼 생각하고 집안에 싸움소리 없다고 동네사람들이 칭찬할 때면 어머니는 “아들이 고우면 며느리도 곱고 딸이 고우면 사위도 곱지. 하물며 우리 며느리는 중국에 그림자 밖에 없는데 내가 관심하지 않으면 그가 누구를 믿고 살겠소? 제 살이 아프면 남의 살이 아픈 줄도 알아야지!” 하고 말씀하시군 했다.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는 것도 한가지 예술이다.

나는 두 딸을 키워 시집을 보냈다. 이따금 그들에게 어머니와 올케의 이야기를 하며 며느리의 직책을 잘 감당하라고 타이르군 했다.

“고함소리 나는 문으로는 불행이 들어가고 웃음소리 나는 문으로는 행복이 들어간다.”

마음을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도 굽어본다고 가정을 잘 꾸리려고 마음을 잘 먹고 서로 돕고 서로 포섭한다면 화목한 가정은 꼭 이루어지는 것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8) ▩서현(연길)   살면서 처음으로 거한 밥상을 받았던 기억은 중학교 시절, 시내에서 좀 떨어진 어느 시골에 살고 있는 한반 친구네 집으로 놀러 갔던 날이다.   겨울방학이라 두눈이 멀뚱멀뚱해서 거의 집에만 박혀 쏠락거리다가 점점 식상한 나머지 새로...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7) ▩김숙자(길림) “그 때 한숙사에서 뒹굴던 채화, 정복, 미화, 춘희, 보옥… 항상 보고 싶다.”는 필자 김숙자(앞줄 왼쪽 두번째).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 그런지 느닷없이 지나간 옛일들이 나를 찾아오군 한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 추억의 물길은...
  • 2018-09-06
  •     빈곤 장애인 대학입학생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9월 1일, 두 손에 보행보조기를 짚고 하해대학 2018년급 신입생 등록처에 나타난 돈화시 빈곤가정 대학입학생 왕붕박(19살, 2급 지체장애인)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떠날줄 모른다. “학교에서 저에게 2000원의 조학금과 가치가 300원에...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6) ▩김명희(왕청) 알뜰살뜰 살림군 김명희 필자 해마다 거리에 우후죽순처럼 일어서는 새 아빠트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힘들게 살아왔던 지나간 세월이 영화필림처럼 떠오르며 코마루가 찡해난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995년 겨울, 친척 친우들의 축복 속에서 간단...
  • 2018-08-27
  • 21일,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주최하고 정사교육그룹(精思教育集团)에서 후원한 ‘계향장학금’ 설립식 및 제1회 장학금시상식이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진행되였다. 행사에는 백성남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교장을 비롯한 학교 지도부 성원들과 윤용철 정사교육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그리고 ...
  • 2018-08-23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5) ▩최영숙(연길) 필자 최영숙, 어린 시절 동생들과 함께(뒤). 1966년 6월 중순의 어느 일요일이였다. 휴식날이지만 나는 토끼 당번이였기에 아침에 흰 대복(그 당시 나에게는 제일 좋은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전날 입고 자던 웃옷 그대로, 전날 오후 들에 나가 캐놓...
  • 2018-08-2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5 자전거부대를 바라보고있는 아키코씨(왼쪽) 오오무라 아키코녀사의 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도 령하 24도이다. 아침 9시, 사흘만에 서시장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긴 털실목도리를 얼굴로부터 목에 두른채 큰길에 나서니 벌써 자전거로 출근하는 남녀들이 줄을 짓고 있었다. &lsq...
  • 2018-08-13
  • 나는 1960년에 연변대학 수학계를 졸업하고 연길시 3중에서 33년을 교원으로 있었다. 딸 둘과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 보람찬 교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로후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본적이 없었다. 제각기 잘 자라 준 자식들은 각기 자기들의 능력대로 일본과 상해에서 분투하며 살기 시작하였고 정년퇴직을 한 남편과 나는...
  • 2018-08-13
  • 제34번째 로인절을 맞으며 10일,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와 연변애심어머니협회는 10명 빈곤녀성에게 인당 2000원씩 지급해 사회의 온정을 전했다.   구제금 지급식에서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 회장이며 주인대 상무위원회 전 부주임인 민광도는 “이번 활동의 주요 구제대상은 중병을 앓거나 장애로 불편을 겪는 년...
  • 2018-08-12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4) ▩강성범(룡정)   필자 강성범   우리의 생활에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한페지를 남긴 2017년 10월 16일, 그 날은 연길현2중(지금의 룡정고중) 1967년급 초중 3학년 3반 졸업 50주년 동창모임이 있던 날이다. 그 날의 눈물겹던 아름다운 기...
  • 2018-08-11
  • ‘나는 된다’는 오기로 살아온 지체장애자 김란화의 헌신이야기 올 음력설을 맞이해 김란화의 가정을 위문한 파음조로 서기 일여덟살 철이 들기 시작해서부터 란화는 집 근처에 있던 공공변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다. 지체장애자라 다른 애들보다 두살 늦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그는 소학교, 초중, 고중...
  • 2018-08-10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8월4일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동경에서 열렸다.   저녁 6시, 일본 동경의 한여름 무더위가 울고 갈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 동경 닛뽀리 랑그웃도 호텔에서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현재 일본각지에서 뿌리박고 삶의 터전...
  • 2018-08-07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3) ▩리동주(연길) 퇴직 후 함께 등산하면서 즐기는 세 친구(오른쪽이 필자 리동주, 중간사람이 명준친구, 왼쪽이 종식친구.) 지금은 있을 수도 또 있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지만 달리는 화물렬차를 단지 친구라는 의리 하나 때문에 무작정 멈춰세운 ‘도깨비&rsqu...
  • 2018-08-06
  • 8월 3일, “덕이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숲”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제2기 리사회는 중국조선족생태문화원 룡가미원에서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을 가지고 나눔으로 행복한 장학문화인들의 여름잔치를 치렀다. 덕림장학문화재단(준) 제2기 리사회와 연변가정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번 에서는 동북3성 11개 조선족고...
  • 2018-08-05
  •     (흑룡강신문=하얼빈)길림성 왕청진 쟈피구촌에 살고있는 리희태의 안해 유형숙은 꽃보다 아름다운 나이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즐기는 신혼생활은 깨알이 쏟아지고 행복이 넘쳤을 것이다.   두 분도 역시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만 같았다고 한다. 세상의 풍운조화는 예측하기 어렵...
  • 2018-08-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2) ▩김진석(연길) 필자 김진석 나는 한생을 라지오TV방송 기자 사업으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수와 같이 흘러간 세월을 돌이켜보니 가슴은 세차게 방망이질하면서 기자생활에서 있었던 가지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 하나하나가 마치...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4 “연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무엇이죠?” “랭면, 랭면이 제일 그리운 연변음식이예요. 그리고 조선명태가 너무 맛있었어요” 아키코씨와의 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먹는 음식으로부터 시작되였다. 갓 연변에 갔을때 어느 개인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차려...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3 일본에서는 일부러 목장으로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소나 말. 처음에 연길에 가서 제일 놀라웠던 일이 거리에 마차와 소수레가 자동차들 속에 끼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였다고 아키코씨는 말한다. 현대건물이 들어서있는 거리 풍경과 양복차림의 신사들 모습을 배경으로 한 소와 말, 당나귀...
  • 2018-07-24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0) ▩렴순옥(연길) 필자 렴순옥의 외할머니 고하순 그리고 어머니 리정숙과 아버지 렴응철 1 고향이 조선 함경남도 단천군 백자동인 나의 아버지 렴응철은 4촌형 렴흥철을 따라 룡정에 와서 대성중학교를 다녔다. 이들 4촌형제는 지하당원인 나의 작은외할아...
  • 2018-07-16
  • 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춘희사장 지난해 10월 24일 밤  11시 30분경, 재미 조선족교포 김춘희씨가 운영하는 조지아주 도라빌에 있는 식당에 3인조 흑인 무장강도가 침입하였다. 퇴근하면서 에 들린 7명의 맛사지 녀성들의 돈을 노리고 추적해 온 무장강도들이 란발한 총에 김춘희사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
  • 2018-07-11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