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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겠다고 아들에게 부담은 주지 말아야 할텐데...”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14일 00시00분    조회: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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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프로 데뷔를 보고 싶은 한 아버지의 가슴 아픈 사연

지난 10일 만난 정명호(46세)씨는 수심이 가득했다. 부모가 돼서 자식에게 자꾸만 부담을 주고 짐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목에 튜브를 낀 정명호씨는 이틀에 한번씩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 뇨독증 환자이다. 당뇨합병증을 10여년 앓던 그는 2년 전 뇨독증 진단을 받으며 병이 가중되였다. 2014년에 당뇨합병증으로 왼쪽눈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이고 현재는 오른쪽눈도 실명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정명호씨.

신장을 바꾸는 게 최선의 선택. 하지만 50만원이라는 치료비가 천문학적 수자에 가깝다. 현재 69세 로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정명호씨는 투병중이다보니 수입래원이 없다. 하여 50만원이라는 치료비는 더욱 엄두를 낼 수가 없다. 더우기 고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정명호씨에게는 육체적인 고통보다 치료비에 더해 가장인 자신이 응당 책임져야 할 가족의 생계까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전부 떠넘긴 것이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고 했다.

정명호씨의 아들은 현재 연변1팀 예비팀에서 뛰고 있는 정춘봉 선수이다. 1997년생으로 연변팀의 U23 선수에 속하는 정춘봉은 바른 성품에 착실하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듣는 선수이다.

"애비가 몸이 성치 못하니 애한테 큰 부담이예요. 훈련에만 몰두해야 될 우리 애가 이 애비 걱정으로 운동에 지장이 있을가봐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일찌기 한살 때 부모의 리혼으로 아버지의 손에 키워진 정춘봉은 셈도 일찍 들었다. 오로지 아버지 병을 치료하겠다는 일념으로, 축구선수가 된 주된 계기를 하루 빨리 돈을 벌어 아버지 병을 고쳐주는 것이라고 밝힐 정도이다. 현재 아버지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정춘봉 혼자 수입으로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주기적으로 투석 치료를 해야 하는 아버지로서도 매번 아들에게 손을 내미는 게 미안하고 안타깝다.

지난해 8월, 정춘봉 선수의 딱한 가정사를 듣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준 연변부덕축구구락부.

지난해 8월, 정춘봉 선수의 안타까운 집안 사정을 듣고 구락부에서 먼저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연변팀의 1선 선수들을 조직하여 모금한 사랑의 지원금 근 10만원을 치료비에 쓰라며 정명호씨 집으로 찾아와 전달해주었다고 한다.

"제가 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그 말이죠. 네가 더 열심히 해야 된다. 구락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이렇게 도움의 손길을 많이 보내주는데 그런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오로지 네가 더 열심히 훈련하고 진보하는 것이다. 네가 더 노력하여 하루 빨리 연변팀에 도움되는 선수가 되여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하여 현재 정명호씨가 신장을 바꾸고 병을 치료해 살고 싶은 소원은 하나-예비팀에서 뛰고 있는 아들이 정식 리그에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애가 아직 프로리그에 데뷔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아들보고 더 열심히 훈련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채찍질 하죠. 너가 선수로서 우수하게 진보하여 정식 경기를 뛰는 것을 지켜보는 게 이 애비의 소원이라고 애한테는 엄청 부담이 될줄 알면서도 항상 잔소리를 하죠. 몸이 아픈 저로서는 너무 간절하니까요."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해뜰날이 꼭 오겠죠.

 

/길림신문 김성걸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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