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22일 00시00분    조회:18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수기4]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1988년도 겨울,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 옷 장사를 해 어려운 집살림에 보탬하려고 무작정 연길로 떠났다.

연길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샤쯔와 속내의를 도매가격으로 구매한 후 지방에 가 팔았는데 생각밖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 계산해보니 본전과 교통비용 등을 제하고도 남는 수입이 퍼그나 되여 애 공부 뒤바라지와 생활비에 드는 돈을 넉근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필자 원죽순

처음 하는 보따리장사에서 단맛을 본 나는 미리 옷매장과 약속한 일도 있고 하여 또 연길로 떠날 준비를 했다.

저녁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첫 차를 타고 연길로 떠나려고 했는데 생각 밖으로 친구들이 놀러 와서 수다를 떠는 바람에 어느덧 밤 11시가 다 되였다.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잠들 수가 없어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1시경에 겨우 잠들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아침밥 을 대충 요기하고 바로 연길로 떠났다.

그 때는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연길로 가려면 조양천역에 내려 차를 바꿔 타야 했다. 전날에 잠을 설친 연고로 몹시 피곤했지만 약속 대로 연길에 가 옷을 사고 화룡으로 가는 차표를 떼고 나니 3 원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1원으로 연길역에서 찐빵 두개를 사들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올라 점심식사로 찐빵 하나 먹고 마지막 한개는 절반도 채 먹지 못하고 손에 쥔 채 그만 잠들어 버렸다. 조양천역에서 내려야 하는 데 하면서도 정작 잠을 깨자 하니 도저히 깰 수가 없었다. 눈을 번쩍 떠보니 차창 밖 철길 량옆에는 우중충 높은 산이 눈앞을 가렸다. 맞은켠에 앉은 승객에게 물어보니 유수천이라는 것이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보고 그 분은 안도역에 내려 안도역에서 다시 저녁 여섯시 차로 연길로 가는 차를 타면 된다고 했다.

안도역에 내려 물어보니 설상가상으로 무슨 연고인지 연길로 가는 차가 11시간 연착되였다는 것이였다. 그날은 유난히 춥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지라 얼마나 추웠는지도 별로 감지하지 못한 채 서성거리기만 했다. 그 때의 안도역에는 대기실도 없었다. 매섭게 추운날 밖에서 어찌 11시간이나 기다리겠는가 해서 역전에 려관이 있는 것을 보고 하루밤 주숙비용이 얼마인가를 물었다. 4원이란다. 그런데 손에는 2원밖에 없고 연길로 가는 차표 살 돈도 모자라는 판인데... 친척도 없는 안도에서 추운 겨울날 11시간이란 긴 밤을 어떻게 보내겠는가,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 때 나의 옆에서 처음부터 나의 일거일동을 주시하는 40대 중반에 가까운 한 남성과 30대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있었다. 30대 젊은이가 익살스럽게 “아주머니, 저기 신 깁는 아바이가 있는데 이젠 방법이 있습둥? 거기서...”라고 롱담까지 해댔다. 역전 옆길에 정말 신방이 있긴 있었다.

나는 그 젊은이의 놀림을 당하면서도 실수로 빚어진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대꾸할 념두도 못냈다. 그 때 젊은이 옆에 있던 40대 중반의 선비 같이 자상해 보이는 분이 젊은이한테 악의없는 눈을 흘기면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살짝 꾸짖으며 어디론가 자리를 뜨는 것이였다. 한참 후에 돌아와 “주숙방을 예약해 놨으니 하루 밤 편히 쉬고 잊지 마시고 아침 연길로 가는 다섯시 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라고 신신당부했다.

생각 밖의 일이라 너무 고마와 어디에 계시는 분인지 려관비를 부쳐 드리겠다고 하자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극구 사절했다. 그리고 손에 있던 돈 2원을 드렸더니 저녁식사를 하는데 쓰라며 기어코 받지 않았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젊은이는 무거운 짐을 려관방까지 들어다 주기까지 했다. 그도 이름이랑 주소랑 알려줄 생각도 안했다. 다만 그들이 룡정시 정부에서 근무한다는 것만 알았고 그 40대 중반의 남성은 어데가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잘 도와주신다고 덧붙여 말하면서 아까는 롱담이니 속에 담아주지 말라며 젊은이는 사과까지 했다.

그 젊은이의 뒤 모습을 보면서 추위가 매서운 겨울밤에 11시간이나 밖에서 있느라면 얼어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격된 나머지 눈물이 나면서 목이 꽉 메였다.

2원으로 역전 소매점에서 과자라도 사서 요기할 수 있었지만 차표 값도 모자라 철도경찰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차에 올라야 할 판이였다. 만일 경찰에게 덜미를 잡히면 나머지 2원을 내놓으며 모자라는 부분은 사정해볼 예산이였다.

려관에서 새우잠을 자고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인사를 드리려고 려관비를 내준 그분을 찾으니 벌써 떠나고 없었다.

배에서는 꼬르륵-꼬르륵 하는 소리가 연신 들렸지만 나는 주린 배를 그러안고 아침 다섯시에 남 몰래 연길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연길역에 내려 차표를 검사하는 녀 직원에게 덜미를 잡혔고 옷보따리와 나머지 돈 2원도 몰수 당했다.

조급해난 나는 역전판공실에 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옷보따리를 돌려줄 것을 간청했다. 전반 과정을 귀담아 듣던 철도경찰은 옷보따리를 돌려주고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화룡까지 가는 차표까지 떼주는 것이였다. 참 고마왔다. 집에 가서 차표 값을 부쳐드리겠다고 주소와 명함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 철도경찰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길 떠날 때 차질 없이 다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 번의 실수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으로 남았다. 그때로부터 긴 세월이 흘렀지만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도와준 그 때 그 사람들의 얼굴이 지금도 가끔씩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 후로부터 나의 생활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남들에 대한 베품의 마음이 많아졌다.

이웃집 어른들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선뜻이 나서서 도와드리고 친구들이 경제상 곤난이 있으면 두말없이 보태주고 장사 밑천이 부족하다면 선대해 주기도 했다.

비록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사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길림신문/원죽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일년중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 왕청현 복흥농장 하니베리재배원은 그야말로 독야청청이다. 태양을 피할 나무 한그루 없이 재배원 주변은 훤하고 전망이 좋았다. 2008년 4무 될가하는 밭에&...
  • 2016-07-19
  • 길림성 룡정시 장애인정양보호원 원장 박해옥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장장 27년간 장애인사업을 해오면서 장애인들의 고통을 가장 잘 헤아리고 그들의 보호자가 되여주면서 자신의 사랑을 몽땅 쏟아 넣고 있다. 장애인어린이들과 로인들로부터  “즐거움의 사절”로 불리우는 그는 각급 정부로부터 “...
  • 2016-07-04
  •   김복순할머니께 위문금을 전하고있는 연길시화린무역유한회사 리덕봉총경리(우1) 2016년7월1일,중국공산당창건 95주년을 기념하고자 연길시신흥가도민안사회구역 리미화서기의 안내로 연길시정협상무위원이자 연길시 화린무역유한회사 리덕봉총경리는 본 당위지부위원회 서기로서 지부전체 당원(량승만기검위원,한경...
  • 2016-07-03
  • 국제온돌학회, 중국 봉사활동 "우리 전통에 관심 가져줘 감동"   한국의 전통 온돌(구들) 전문가들이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 농촌 마을을 찾아 우리나라 방식의 구들에 성공적으로 불을 댕겼다. 사단법인 국제온돌학회(회장 김준봉 우석대 교수)는 지난 13~20일 중국 지린성 투먼시 캉닝춘(康寧村) 한옥마을과 옌지 ...
  • 2016-06-28
  • 지난달 갑작스럽게 골육종 진단을 받고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김호진(가명`16) 군. 농구선수가 꿈인 호진이는 어린 시절부터 손에서 농구공을 놓아본 날이 없다. 건강하고 활발했던 호진이가 이렇게 병상에 누워있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중학교 3학년인 지금 호진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힘든 항암치료보다 ...
  • 2016-06-15
  • 천진시조선족로인협회는 천진시조선족친목회와 상회의 후원하에 진남구 송원 생태 향촌구락부 (津南区国家 农业科技园区 松江生态乡村俱乐部)에서 2016년 단오절 민속 활동을 진행했다. 8시 반부터 륙속 도착하는 전용 버스들에서 내린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명절을 맞는듯한 환한 얼굴로 줄지어 대회장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 2016-06-12
  • 연길시 조양천진 중평촌의 세 농민이 창업과 치부를 함께 꾀하고있어 주목받고있다. 2일, 중평촌회관 부근에 있는 무우와 수박 종자 육성 하우스에서는 벌들이 꽃을 옮겨다니며 “작업”에 충실...
  • 2016-06-06
  • “노다지농사꾼” 황만성인터뷰   지난5월 20일, 필자는 도문시 석현진수남촌 시선툰 김계월씨(62세)의 추천으로 남봉오동 두개 툰(신선툰, 흥진툰)의 유일한 한족 황만성을 인터뷰를 했다. 김계월은 지난 세기 8, 90년대에 성, 주, 시정부로부터 “축산왕” , “성로동모범”, &ldquo...
  • 2016-06-06
  • 어린이들의 명절인 6.1국제아동절에 즈음해 지난달 29일 주당위 조직부는 연길시 공원가두 원예사회구역과 손잡고 사회구역의 결손가정자녀, 빈곤가정자녀들과 함께 영화관람을 하며 특별한 명절을 보냈다. 이른아침,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사업일군들의 손을 잡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처음 오는 영...
  • 2016-06-01
  • “손자”“손녀”살피기 연길시 연춘지역사회와 연길시 동광소학교는 자매결연단위이다.4년전부터 지역사회의 6명 ”5로”들이 이 학교 6명 불우아이의 “대리할머니” ,“대리할아버지”로 나섰다.    28일,  “대리할머니” ,“대리할...
  • 2016-05-30
  •   新文化延边讯日前,珲春法院首次采用云会议系统审理了一起特殊的离婚案。丈夫到法院起诉离婚,妻子远在外地不肯回珲春参加离婚庭审,怎么办?   主审法官使用云会议系统采取视频开庭的方式,让原、被告和法官三方同时在电脑屏幕上进行庭审,困扰了双方七年的问题,30分钟内在网上解决了。   7年不见妻子 丈夫欲诉离...
  • 2016-05-28
  • ▲ 청주한국병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가는 조선족 심장내과 전문의 김용철씨. 청주한국병원 제공 “최첨단 장비와 의료진들의 뛰어난 의술을 겸비한 청주한국병원에서 심장시술 등 여러 가지 선진의술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지난 달 26일부터 한달동안 청주한국병원(이사장 송재승) 심장내과에서 연...
  • 2016-05-27
  • ▲ 한국 생활 9년차인 백승아씨가 청계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아직은 ‘조선족’이라고 말하기가 두려운 김명숙씨가 서울시청광장을 돌아보고 있다(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다문화 편견에 마음 아프죠' 결혼이주 여성의 한국생활 한국 발전에 이바지 하고파 [천지일보=강은...
  • 2016-05-23
  • 28년전 세종병원서 심장수술로 새 생명 얻은 강수월씨가 지난 달 세종병원서 아이를 출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찬금 간호본부장, 문경원 행정부원장,권정복 간호1부장,강수월씨, 박진식이사장/세종병원 제공 28년전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에서 심장수술로 새 생명 얻은 조선족 강수월씨가 지난 달 세종병원에서 아이 ...
  • 2016-05-21
  • 어머니학교 12기 수료생들과 함께  연길 가정 행복협회 (회장 전웅렬, 부회장 김란영)에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며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5월 12일,19일 이틀간 메가스터5층 (원 신흥 파출소5층)에서 아버지학교14기와 어머니학교 12기 수료식을 거행했다. 5월에 수료한 71명 원생들은 "비...
  • 2016-05-20
  • 지난 9일 오후에 우연히 만난 연길시중로년깃털제기협회 초대회장 김해룡로인(74세)은 매일 연길시 모아산 부근 민속촌뻐스정류장동쪽 깃털제기장에서 오전에는 바드민톤을, 오후에는 깃털제기를 즐긴다고 한다. 겉...
  • 2016-05-17
  • 2016년 4월 중순, 기자는 광동성 조선민족 련합회 사무국이 위치한 심수시 보안구 미란빌딩(美兰大厦)에서 서재봉(徐在峰 67세)로인과 김정덕(金正德 73세)로인을 만났다.  하루종일 축축하게 내리는 매우(梅雨)도 마다하고 먼곳에서 온 두 어르신의 몸에서 중년 못지 않은 름름함 풍채가 엿보였다. 이 두분은 현임 광...
  • 2016-05-15
  • 안녕하실줄을 믿고 인사말씀 생략하오니 리해바랍니다. 오늘 저 김용복은 무척 행복하고 기쁜 날입니다. 오늘 저는 저의 인생 3단계의 마지막 세번째로 사재 현금 33억원을 출원해서 “월정어린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사회 각 계층에서 존경을 받는 일곱분들로 “월정어린이문화재단 준비위원회” ...
  • 2016-05-10
  • “조선족이 남방에 오면 조선말 하나 아는것이 큰 우세입니다. 거기다가 대학전업 하나 잘 쥐면 잘 나갑니다. 어지간하면 관리직에서 일할수있습니다.” “협회 하나 만들자, 서로 교제를 하고 서로 도우면서 지낼수있는 조선족협회를 만들자고했습니다.” 녕파조선족협회의 형성 녕파 호혜영성무역유...
  • 2016-05-10
  • 옌볜 허룽시 봄 진달래꽃 축제 조선족 마을 ‘진달래촌’ 7일간 축제  기와집·비빔밥 등 전통 관광상품화 옌볜의 봄은 한국보다 한 걸음 늦게 왔습니다. 가지만 휑하던 모노톤의 나무들 사이로 분홍, 빨강, 하얀 ‘색’이 피어납니다. 6개 시와 2개 현이 있는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면...
  • 2016-05-09
‹처음  이전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