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까 치 소 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9일 08시11분    조회:175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까치소리는 언제나 반갑고 그립다. 까치소리는 내 동년의 아름다운 추억중의 하나로 나의 마음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마을 앞 키 높은 백양나무 우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새끼를 키우며 가끔 마을의 낮은 지붕우로 “깍깍”거리며 날아지 날 때면 어쩐지 기분이 좋았던 나의 동년시절이다.

필자 홍순룡

어렸을 때 까치는 기쁜소식을 전한다고 들어서인지 지저귀는 까치의 소리는 언제나 귀맛 좋았다 .아침에 까치가 우리 집 앞마당의 나무 우에 앉아서 지저귀고 날아간 날이면 보고 싶은 사람이 오거나 좋은 소식이 있지나 않을가 하고 은근히 기다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천진하고 유치하면서도 막연한 그리움과 바람 속에서 나의 동년이 흘러갔다.

까치소리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달픔과 그리움을 달래여주는 천사의 노래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있거나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이야기는 옛사람들이 삶의 고달픔과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닐가 생각된다.

교통이 불편하고 통신이 락후했던 그 세월에 보고 싶은 친인들과 자주 만날 수도 없었고 친인들 사이의 소식도 편지로 밖에 전할 방법이 없었던 그 세월에 귀엽게 생기고 소리마저 아름다운 까치를 이야기로 꾸며내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참 묘한 착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옛사람들의 고심에 탄복한다. 그러한 사연을 담은 까치소리여서 그런지 그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가 기다려질 때, 또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을 때 그 기다림과 바람 자체가 하나의 희망이 아닐가. 변함이 없을 것 같은, 매일 되풀이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마음의 한자락을 기탁할 수 있게 했던 그 까치소리가 옛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왔을가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면서 옛사람들의 삶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인간이란 참 괴상한 동물이라 하겠다. 어렸을 적에 들었거나 익힌 것들을 항상 념두에 두고 잊지를 못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소중하게 간직되여있던 그 것들이 출구를 헤치고 뛰쳐나와 어제와 오늘을 아주 미끈하게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까치소리에 깃든 이야기가 그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가.

그 옛날 편지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였다면 지금은 핸드폰으로 모든 통신이 가능해져 참 편리하다. 게다가 화상통화까지 막힘없이 되여있어 정말 좋은 세상이다.

그러면서도 현대통신수단 때문에 서운한 마음도 감출 수가 없다. 편지라고 하면 그 발신자의 진지한 마음이라든가 넘치는 감정마저 모두 그 발신자의 글씨체로부터, 혹은 글귀마다의 사이사이에서 읽을 수가 있어서 수신자에게는 넘쳐흐르는 친절감을 안겨주어 좋았지만 지금은 딱딱한 활자체로 찍혀나온 문자들에서 그런 맛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서 마음이 서글프기만 하다.

이럴 때면 오히려 편지같은 좋은 소식이 올거라고 집앞까지 찾아와 울어주던 까치소리라면 더욱 반갑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순수함과 인정미가 무엇인지를 까치소리에서 찾게 되는 이 마음만은 죄스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이미 저 멀리 흘러가 버린 옛날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은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오히려 고달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주고 보듬어주고 있는 것이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의 조용하고도 사랑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까치소리는 그저 옛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그 옛날의 고달팠던 사연으로부터 차츰 희미해지고 사그러져가는 오늘날의 인정세태에 이르기까지를 다 가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지금도 무디지 않은, 그 옛날의 티없이 맑고 정다운 목소리 그대로 귀맛 좋게 메아리로 울려와 나의 심금을 오래오래 흔들어준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질 때면 까치소리가 언제 들려올가 조용히 귀를 기울이게 되고 벌써 출입문에 시선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나에게는 까치소리와 더불어 그리운 이들이 너무도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도시에 살고 있어 까치의 “깍깍” 하는 귀맛 당기는 소리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 마음이 허전해질 때도 많지만 그래도 서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언녕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있어 그리운 이들을 잊지 못하게 한다.

오늘도 흘러간 동년시절처럼 까치소리가 그리워 진다.

아, 정다운 까치소리여.

홍순룡/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4) ▩김수철(룡정)/오기활(도문) 대필 김수철 교수. 김교수는 이 토배기 현미경에 의거해 자신이 채집한 2600여종의 식물표본을 사생하였다. /오기활 찍음 나의 식물채집은 만년에 또 한번 잊을 수 없는 고행을 겪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13년 전인 2006년 9월 10일에...
  • 2019-01-25
  • - 글 / 박선희-        중국의 작은 시골에서 태여나고 작은 도시에 나와 공부하고 작은 꿈 안고 한국으로 유학가고 지금은 여기 일본에서 사네   태여난 곳 산 좋고 물 맑은데 공부하던 곳 아담하고 정겨운데 유학했던 곳 우리 말 친숙한데 낯설고 언어가 안 통하는 여기에 사네   태여난 곳 ...
  • 2019-01-21
  • 음력설을 맞으며 연변무역협회(회장 남룡수)에서는 1월 18일, 연길시 의란진 룡연6대에 자리잡고 있는 연변중증장애인위탁양성센터를 방문하고 입살, 콩기름,우유,옹기된장, 이레네 유기농사과 등1만여원에 달하는 생필품을 전달했다.   회원들은 연변중증장애인위탁양성센터 관계자의 안내하에 모의미용원, 모의상점...
  • 2019-01-19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1) ▩김규칠(화룡) 1974년 7월, 화룡현 동성공사 해란소학교 제5회 졸업 기념사진. 앞줄 왼쪽 세번째가 필자. 해마다 청명, 추석이면 나는 어김없이 진정부 소재지 동네에서 10리 가량 떨어진 해란촌에 있는 어머님 산소로 찾아간다. 해란촌은 전에 내가 15년 남짓 때묻...
  • 2019-01-1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0) ▩신기덕(장춘) 글의 주인공 박정양선생님 이 세상에 돈이 존재하여 사람들을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만든다. 부유하다와 가난하다도 그 돈을 기준으로 하여 나뉘여지며 도적과 강탈 사건도 많은 경우 그 돈 때문에 생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
  • 2019-01-16
  • 단동시조선족로인들의 우스개 같은 진담 1989년 2월 27일 성립된 단동시조선족로인협회는 지난 30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건실하게 발전해왔다. 협회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쳐 로인협회를 진정으로 로인들의 보금자리로 만들어 즐거운 만년을 보내고 있다. 단동시조선족로인협회...
  • 2019-01-14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9) ▩윤미란(장춘) 어린 시절 필자(오른쪽 뒤)가 형제, 사촌들과 함께. 지난 세기 80년대에 태여난 우리를 80후라고 부른다. 개혁개방의 급물살을 타고 중국의 40년을 거쳐 이룬 성과를 몸과 마음으로 감수하면서 성장한 우리 세대이다. 이렇게 40년 가까이 품어왔던 많...
  • 2019-01-10
  • 일본 관광길에서 필자부부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일년내 주문하였던 각종 잡지들을 류별로 정리하다가 10월호를 그만 빼놓고 읽지 않은것을 발견했다. 하여 모든 일을 접어놓고 늦게나마 잡지를 펼쳐들게 되였다. 권두언에 림중수적(林中水滴)이 쓴 문장 《마무리를 잘하라》가 눈길을 끌어 읽었다. 1964년 일본땅에서 ...
  • 2019-01-07
  • 10일 사이 진흥총회 등 조선족 단체 개인 백혈병환자에게 수만원 기부 2018년 12월 27일, 길림신문 인터넷,  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백혈병에 걸린 안해 고양(29살)을 살리기 위해 마음을 조이고 있는 조선족 조금룡(30세)가정의 사연을 담은 글 가 발표된 후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 회원과 매체인, 사회 각...
  • 2019-01-07
  • 태여난 지 두살 반 되는 아이가 부득불 엄마의 품을 떠나 할머니와 함께 있게 되였습니다. 지난 7월말부터 29살 나는 애 엄마가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있기 때문입니다. 12월 25일, 우리는 환자가 입원한 길림대학 제1병원 종양중심에서 환자의 남편 조선족 조금룡(30세)을 만났습니다. 12월 25일 오후 길림...
  • 2018-12-27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6) ▩전영실(연길) 등산길에서 필자 전영실 나는 단위 종업원 운동대회를 비롯해 운동경기에 자주 출전하는 스포츠맨이다. 나에게는 이것이 참으로 ‘기적'이다. 나는 소학교 2학년 때 하학길에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다리를 상했는데 설 수도 걸을 수도 없게 ...
  • 2018-12-26
  • —나어린 손녀, 반평생 남호촌에서 살아온 할머니를 글로 쓰다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룡정시에서 동남쪽으로 50키로메터 쯤 가면 ‘송이버섯 고향'으로 불리우는 삼합진이 있다. 삼합진정부 소재지에서 7리 가량 더 가면 조선의 함경북도 회령시와 두만강을 사이두고 있는 남호촌이 보인다. 할머니네 집에...
  • 2018-12-19
  • 명동서예사랑총동문회 애심부 회원들과 연변문자예술협회 당지부에서는 12월 12일, 룡정시 신광촌에 위치한 고아원- 을 찾아가 애심과 문화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명동서예사랑총동문회에서는 지난 12월 10일 운영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년말을 맞으며 애심활동을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당일 전체 회원들에게 공지사항을 전...
  • 2018-12-12
  • (흑룡강신문=하얼빈) 일본관서지역조선족망년회가 오사카에서 지난 12월 9일 열렸다.   이번 망년회는 일본관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과 조선족문화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 약 70명 가까이 모여 타국에서도 고향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망년회는 관서지역에서 현재 활약하고 있는 관서조선족...
  • 2018-12-12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2) ▩조려화(도문) 10여년전 부모님을 모시고 유람길에서 남긴 가족사진(왼쪽이 필자 조려화) 며칠전 시장에 갔다가 친정에 들렸다. 아빠의 3년제를 치른 뒤 엄마는 부인이 돌아가시고 홀로 계시는 마음씨 좋은 분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셨고 친정은 평소에 늘 비...
  • 2018-12-05
  • 연변항공승무학교 연변TV '사랑으로 가는 길' 통해  빈곤가정 어린이들에게 1만원 후원      "이 추운 겨울 어떻게 날가?" 걱정하는 이들이 있어 이 사회는 더욱 아름답고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지난 11월 24일, 연변한공승무학교(교장 최옥금)의 사생들은 연변TV '사랑으로 가는...
  • 2018-12-04
  • —치부의 ‘코기러기’ 훈춘시 경신진 방천촌 촌민위원회 주임 김만혁의 이야기   방천촌 당지부 서기이며 촌민위원회 주임 김만혁 연변에서 최근년간에 변화가 제일 큰 마을을 꼽으라면 아마도 훈춘시 경신진 방천촌을 대야 할 것이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외국의 전기...
  • 2018-12-04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1) ▩원죽순(화룡) 필자 원죽순 부부 1976년도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우리 부부의 꿈은 먹고 입을 걱정 없이 아담한 집에서 아기자기 잘살아보는 것이였다. 70년대의 생활수준은 집집마다 거의 가난에 쪼들렸다. 병약한 시부모를 모셔야 하는 우리 가정도 례외가 아니...
  • 2018-11-28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40) ▩최금란(대련)     텔레비죤 화면을 통하여 당대표와 인민대표, 정치협상회 위원들이 북경에 모여와 인민대회당에서 국사를 의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솟구치는 감회를 금할 수 없다. 인민대회당을 건설하던 의무로동의 잊지 못할 나날들이 어제런...
  • 2018-11-23
  • ‘로3기’를 새중국 력사에서 가장 전기적 이야기가 있는 한 세대라고 말한다. 올해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어온 ‘로3기’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농촌으로 내려간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2018년 11월 14일 오후, 통화시조선족학교 ‘로3기’ 학우들의 주최와 통화시조선족학교의 주관하에 &...
  • 2018-11-17
‹처음  이전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