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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준 두번째 생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14일 08시01분    조회: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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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엄마가  준  두번째 생명

림율아

나는 우리나라 3년 자연재해시기였던 1961년 봄에 태여났다.
 
1959~1961년을  중국의 3년 자연재해시기 또는 3년 고난의 시기라고 한다. 이 3년 동안에 우리나라는 식량과 부식품이 극도로 결핍하여 인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엄중한 해를 끼쳤다.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겨떡과 멀건 죽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는 1960년 여름, 바로 그 고난의 시대였다. 일반사람도 허기진 배를 달래기 힘들었는데 속이 비잖은 엄마야 오죽했으랴.엄마는 그 시기에 나를 낳고 쌀이 귀해 멀건 죽물만 드시다보니 젖이 나오지않아 배고파 우는 아기를 안고 눈물만 흘리셨다고 한다.
 
엄마 김순음

엄마 배속에서부터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태여난데다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한 나는 허약한 체질로 감기에 자주 걸렸는데 돌도 채  안돼 페렴에 걸려 저승문앞까지 갔다왔단다.
 
처음에는 감기거니 했는데 몇일 되여도 낫지않고 점점 고열이 나서 온 몸이 불덩이 같았다. 급해난 엄마는 나를 둘쳐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선생님은 진찰해보고 나서 급성페렴인데 조금만 더 지체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다고 했다.그런데 구급치료해도 차도가 보이지 않고  병은 점점 악화되여만 갔다. 눈도 못 뜨고 온 몸에 기운 한점도 없어 울지도 못했다. 나중에 의사선생님은 얼굴에 핏기 하나 없고 미약한 숨을 겨우 쉬는 아기가  가망이 없다고 여기였는지 실습생들에게 내주었다.실습생들은 다 죽어가는 아기가  마치 자기들의 실험품인양 여기저기 주사바늘을  찔러댔다.

저승의 대문앞에서 오락가락하는 애를 보노라니 가슴이 찢어질듯이 아파난 엄마는 의사선생님한테 제발 애를 살려달라고 손을 비비며 애원했다.엄마의 간절한 애원에 의사선생님도 감동되였는지 실날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힘을 다했다.

의사선생님의 수혈하면 살아날 가망이 있다는 말씀을 들은 엄마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팔을 걷고 어서 수혈하라고 했다.
 
엄마의 뜨거운 피는 난류마냥 나의 혈관에 흘러들어 차츰 얼굴에 피기가 어리고 눈에 정기가 돌았다.생사의 고비를 넘긴 애를 보는 순간 그제야 살려냈다는 안도감에 엄마는 그 동안 가슴졸이며 참았던 숨을 후-하고 길게 내쉬였다.
 
엄마는 자신의 사랑과 뜨거운 피를 사심없이 내주어 사그라져가는 이 생명에 생의 활력을 부여하여 끝내 저승사자의 손아귀에서 아기를 빼앗아냈다. 엄나는  나한테 기적같은 두번째 생명을 주었다. 나의 몸에서는 엄마의 피가 흐르고 있다. 엄마의 모성애는 참으로 위대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자식으로서 엄마를 위하여서는 옛날 이야기처럼 머리카락을 잘라 신을 삶아 드리고 허벅다리 살을 베어 공대해도 엄마의 은정을 영원히 다 보답할 수 없다. 참으로 부모한테 진 빚은 한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한다는 말 이를 두고 한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잘 살아서 엄마에게 보답하고 효도하면서 살리라고 속다짐을 하였다.

그런데 엄마는 이 딸의 효도를 미처 받지도 못하고 2002년 7월 7일에 영영 우리곁을 떠났다.
 
 책에서 본 성구가 생각난다.

"나무가 고요하고저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저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나는 엄마와 여전히 모녀지간이 되련다. 아니, 그 때에는 엄마가 딸이 되고 내가 엄마가 되여 딸에게 다함없는 사랑을 몰부어 이승에서 못다 갚은 빚을 갚으리라.
 
하지만 만약이란 없다.

<있을때 잘해>라는 노래도 어쩌면 이래서 지어진 것이 아닐가? 부모님으로부터 받기만 하고 갚지 못한 사랑 , 내내 죄스럽고 후회되고 마음에 걸려 나이 들 수록 더욱 마음이 아파난다.
 
이 시각 한없이 자애롭고 인자하신 엄마의 얼굴이 저 하늘에 걸려있는 보름달마냥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아,엄마. 사랑하는 내엄마 .이  딸은 엄마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2019.10.19.   
       
         저자 림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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