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엄마가 준 두번째 생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14일 08시01분    조회:294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수기]
엄마가  준  두번째 생명

림율아

나는 우리나라 3년 자연재해시기였던 1961년 봄에 태여났다.
 
1959~1961년을  중국의 3년 자연재해시기 또는 3년 고난의 시기라고 한다. 이 3년 동안에 우리나라는 식량과 부식품이 극도로 결핍하여 인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엄중한 해를 끼쳤다.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겨떡과 멀건 죽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는 1960년 여름, 바로 그 고난의 시대였다. 일반사람도 허기진 배를 달래기 힘들었는데 속이 비잖은 엄마야 오죽했으랴.엄마는 그 시기에 나를 낳고 쌀이 귀해 멀건 죽물만 드시다보니 젖이 나오지않아 배고파 우는 아기를 안고 눈물만 흘리셨다고 한다.
 
엄마 김순음

엄마 배속에서부터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태여난데다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한 나는 허약한 체질로 감기에 자주 걸렸는데 돌도 채  안돼 페렴에 걸려 저승문앞까지 갔다왔단다.
 
처음에는 감기거니 했는데 몇일 되여도 낫지않고 점점 고열이 나서 온 몸이 불덩이 같았다. 급해난 엄마는 나를 둘쳐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선생님은 진찰해보고 나서 급성페렴인데 조금만 더 지체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다고 했다.그런데 구급치료해도 차도가 보이지 않고  병은 점점 악화되여만 갔다. 눈도 못 뜨고 온 몸에 기운 한점도 없어 울지도 못했다. 나중에 의사선생님은 얼굴에 핏기 하나 없고 미약한 숨을 겨우 쉬는 아기가  가망이 없다고 여기였는지 실습생들에게 내주었다.실습생들은 다 죽어가는 아기가  마치 자기들의 실험품인양 여기저기 주사바늘을  찔러댔다.

저승의 대문앞에서 오락가락하는 애를 보노라니 가슴이 찢어질듯이 아파난 엄마는 의사선생님한테 제발 애를 살려달라고 손을 비비며 애원했다.엄마의 간절한 애원에 의사선생님도 감동되였는지 실날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힘을 다했다.

의사선생님의 수혈하면 살아날 가망이 있다는 말씀을 들은 엄마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팔을 걷고 어서 수혈하라고 했다.
 
엄마의 뜨거운 피는 난류마냥 나의 혈관에 흘러들어 차츰 얼굴에 피기가 어리고 눈에 정기가 돌았다.생사의 고비를 넘긴 애를 보는 순간 그제야 살려냈다는 안도감에 엄마는 그 동안 가슴졸이며 참았던 숨을 후-하고 길게 내쉬였다.
 
엄마는 자신의 사랑과 뜨거운 피를 사심없이 내주어 사그라져가는 이 생명에 생의 활력을 부여하여 끝내 저승사자의 손아귀에서 아기를 빼앗아냈다. 엄나는  나한테 기적같은 두번째 생명을 주었다. 나의 몸에서는 엄마의 피가 흐르고 있다. 엄마의 모성애는 참으로 위대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자식으로서 엄마를 위하여서는 옛날 이야기처럼 머리카락을 잘라 신을 삶아 드리고 허벅다리 살을 베어 공대해도 엄마의 은정을 영원히 다 보답할 수 없다. 참으로 부모한테 진 빚은 한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한다는 말 이를 두고 한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잘 살아서 엄마에게 보답하고 효도하면서 살리라고 속다짐을 하였다.

그런데 엄마는 이 딸의 효도를 미처 받지도 못하고 2002년 7월 7일에 영영 우리곁을 떠났다.
 
 책에서 본 성구가 생각난다.

"나무가 고요하고저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저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나는 엄마와 여전히 모녀지간이 되련다. 아니, 그 때에는 엄마가 딸이 되고 내가 엄마가 되여 딸에게 다함없는 사랑을 몰부어 이승에서 못다 갚은 빚을 갚으리라.
 
하지만 만약이란 없다.

<있을때 잘해>라는 노래도 어쩌면 이래서 지어진 것이 아닐가? 부모님으로부터 받기만 하고 갚지 못한 사랑 , 내내 죄스럽고 후회되고 마음에 걸려 나이 들 수록 더욱 마음이 아파난다.
 
이 시각 한없이 자애롭고 인자하신 엄마의 얼굴이 저 하늘에 걸려있는 보름달마냥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아,엄마. 사랑하는 내엄마 .이  딸은 엄마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2019.10.19.   
       
         저자 림율아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일본 도꾜에서 녀성전문병원 을 오픈한 리향란씨 리향란 주치의 지난 4월 3일, 비지니스거리로 번화한 일본 도꾜도의 킨시쵸(東京都錦糸町)역전 앞 상업빌딩안에 녀성전문병원 이 오픈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조선족 리향란씨가 주치의를 맡고 있으며 일본에서 유명한 병원인 쥰텐도대학(順天堂大学)병원과 제휴진료를 진...
  • 2019-04-09
  •        핑크색 꽃망울이 아름다움을 터뜨리는 벚꽃축제의 계절, 일본의 조선족들한테도 오하나미는 하나의 놓칠 수 없는 이벤트로 되여있다.   4월7일, 청명절과 오하나미의 계절을 맞으면서 간사이조선족여성회및 경영자협회에서는 오사카 근교의信貴山のどか村공원에서 회원및 가족 50여명이 함께...
  • 2019-04-08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30일, 주말 날씨가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한 가운데 동경의 벚꽃 명소는 개화기를 맞이한 벚꽃들이 만개하여 상춘객과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물결을 이루었다.   이맘때가 되면 일본의 기상청에서는 각 지역별로 개화(开花)와 만개(满开) 시기를 예상하며 련일 매체에서도 특집을 만들어 대...
  • 2019-04-04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보람이 있다”           (흑룡강신문=하얼빈)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면서 평생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온 길림성 연길시 공원가두 원월사회구역의 90세 고령의 김순자 로인은 몸이 불편하여 바깥출입이 힘든 지금도 누군가를...
  • 2019-03-28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로동자와 제비 그리고 ‘붉은태양광장’ 서순애, 파가이주구에서 로동자들을 위해 격정을 불태우던 그때를 그리며. 로동자들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화룡시에서는 6,7년전에 순애네가 살던 춘화촌을 포함한 동부 교외 부지를 개발해‘붉은태양광장&...
  • 2019-03-27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무엇이든 내 두손으로” 손수 만든‘도르래판'으로  움직이는 서순애(56세),안방에서 차를 내오는 중이다. 마을의 ‘꾀꼴새’ 길림성 화룡시 룡성향 춘화촌(지금의 흥륭촌)에서 태여난 서순애(56세)는 척수성마비 1급지체장...
  • 2019-03-26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효심, 애심의 천사   효비를 세우다   서순애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상으로 조합해낸 부모의 합영 사진. 순애는 아버지가 돌아가는 그날까지 순애를 등에 업고 삶의 리치를 하나씩 깨우쳐 주신 정경을 못잊어하며 “바다보다 깊은 아버지 그 사...
  • 2019-03-26
  • 배급 타는 로동자 되고 싶어 무작정 지신록장으로 떠난 그 날 얼마전에 오랜 친구인 영호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영호와는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사이도 아닌데 생전에 자주 만나보지 못하고 또 가깝게 우정을 나누지 못한 일이 저으기 마음에 걸린다. 문득 지난날 영호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이 머리 속에 새삼스...
  • 2019-03-25
  • [수기4]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1988년도 겨울,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 옷 장사를 해 어려운 집살림에 보탬하려고 무작정 연길로 떠났다. 연길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샤쯔와 속내의를 도매가격으로 구매한 후 지방에 가 팔았는데 생각밖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 계산해보니 본전과 교통비용 등을 제하고도...
  • 2019-03-22
  • 매일과 같이 한국 경기도 수원시 영화동 장안공원의 한 휴식공간, 마치 전문 제공이나 받은듯 영화동에 거주하는 부분 조선족로인들이 오후 2시―5시 사이에 이곳에 모여서는 이야기꽃을 피워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10명 좌우로 모이는데 많이 찾아들 때면 20여명 모인다. 거개가 74세에서 88세로할머니들이며 연변을 비롯...
  • 2019-03-20
  • 대형계렬기획보도- 백성이야기(93) — 어머니의 생전 소원을 풀어드리려는 윤영학로인의 집착 윤영학의 어머니 요즘《길림신문》일본특파원 리홍매의 일본 관련 기사를 애독해오던 장춘의 윤영학(85세)은 문득《길림신문》을 통해 그의 어머니(전생금, 1893년 생)가 생전에 그토록 그리던 ‘일본딸’을 찾아...
  • 2019-03-04
  • 내가 힘들고 고통속에서 헤매고있을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비슷한 처지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는게 솔직한 '인지상정'일것이다. 이른바 '동병상련', 저러고도 사는데 혹은 나와 비슷하다는 련민으로 뜻밖에도 내삶을 버텨낼 에너지를 얻는다. '사회적 존재'로 태여나고...
  • 2019-02-25
  • -리화-   성인자녀와 백발부모의 사이에 끼여있는 50, 60대. 백세시대 절반을 접고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의 세대좌표 역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딱 중간 그 자리에 와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온전히 나 자신 뿐만이 아닌 어느 부모의 자식으로, 어느 자식의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것이여야 하는지. ...
  • 2019-02-19
  • 2월 4일 그믐날 저녁, 연길시 진학가두 남양위 21조에서 살고 있는 리홍하네 집은 그날따라 북적거렸다. 6명 독거로인이 한자리에 모여 그믐날을 함께 쇠기로 한 것이다. 객실에 들어서니 남양사회구역 왕점화 서기가 로인들에게 설 선물로 빅 스카프(大围巾)를 드렸다. 선물을 받은 로인들은 어린애마냥 기뻐하며 나풀춤을...
  • 2019-02-14
  • - 글 / 현성해 -     예술학교시절 강신자교수님과 함께   1. 꿈많은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넓은 바다의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나에게 성해(星海)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그 간절한 기대만큼이나 나는 어릴적부터 다재다능한 소녀로 성장해왔다. 타고난 고운 목소리로 동네에서는...
  • 2019-02-13
  • 구역 로인협회 회원들이 장수로인들에게 축수하고 있다. 2월 1일 오전, 연길시 신흥가 민창사회구역에서는 사회구역주민들의 양로자질을 높이고 로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여 관할구역 7명 장수로인들에게 설맞이 장수연을 마련해주었다. 사회구역 일군들이 장수로인들에게 붉은 꽃을 달아드리고 ...
  • 2019-02-03
  • 꽃꽂이와 설계에 대해 설명하는 박금자녀성. 요즘 꽃가게를 통한 꽃문화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매양 그런 꽃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나의 머리속엔 조선예술영화 《꽃파는 처녀》의 주제가가 떠오른다. “꽃 사세요, 꽃사세요. 어여쁜 빨간 꽃, 향기롭고 빛갈 고운…앓는 엄마...
  • 2019-02-03
  • 84세 할머니 노래 800여수 부를 수 있고 속담 550개 기억 290매의 그림을 그려서 13권의 화책 만들어 100세시대 70세~80세는 중년이요. 80세부터 100세가 로년이다. 우리 주위를 살펴봐도 수명은 전보다 더 길어지고 녀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반면 그것도 시름시름 앓으면서 오래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식 하나 달...
  • 2019-02-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5) ▩김숙자(길림) 동아리와 함께 등산하면서(중간줄 왼쪽 두번째가 필자) 서로 관계를 맺게 되는 인연을 연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나는 쭉 살아오면서 많은 연분을 맺어왔는데 그 가운데서 글로 맺은 것이 바로 내가 애독하는 조선문으로 된 《길림신문》과의 연분이...
  • 2019-01-25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