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잊지 못할 중학시절의 집단생활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10일 09시03분    조회:161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나는 중학시절을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리우는 안도현 석문진 무학이란 곳에서 보냈다. 안도현, 룡정시, 화룡시가 접경한 금삼각 지대에 자리 잡은 무학은 경치 좋고 인품 좋은 고장이 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지세가 마치 선학이 춤을 추는 것 같다하여 지명을 무학(舞鹤)이라 하였다.

필자 한창국

마을 주변에는 뭇산들이 병풍을 친 듯 방풍(防风)을 하고 있었고 마을 남북쪽 언덕 아래로 맑은 시내물이 졸졸 흘러내리다가 마을 아래에서 하나로 합쳐 동으로 쉼 없이 흘러간다. 은띠같은 시내물이 Y자형으로 꽃망울을 받쳐든 듯한 멋 진 고장이다. 〈산도 겹겹 물도 겹겹 / 길 없다 했더니 / 버들 숲 꽃밭 속에 마을이 보이여라〉는 륙유의 시처럼 묘사된 곳이 바로 내가 태여나 잊지 못할 중학시절을 보낸 살기 좋은 고향마을이다.

지금의 중학생들은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입고 싶은 것 다 입고 놀고 싶은 것 다 놀고 배우고 싶은 것 다 배우면서 학교에 다니지만 지난 세기 70년대 중기의 중학생들은 먹고 싶어도 먹을 것이 없고 입고 싶어도 입을 것이 없고 놀고 싶어도 놀 것이 없었다.

그래도 배를 곯으며 가방을 달랑 메고 학교에 다녔는데 반은 공부하고 반은 이일 저일 하면서 농부의 후손답게 힘을 키웠다. 지금 학생들처럼 영양가를 따지며 먹지는 못했지만 모두 허우대가 크고 뼈가 굵직굵직하여 농군의 후계자로 되기에 손색이 없었고 올리보고 내리봐도 나그네 티가 조금씩 났다. 신체가 발육되였지만 사랑에 대해선 늦둥이였다. 지금 중학생 같으면 끼리끼리 짝을 무어 앞동산, 뒤동산 찾아다니며 사랑을 속삭이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당시 누가 눈에 띄는 차림만 해도 유치하게 놀려주군 하였다.

순박하고 유치했던 그 시절 미를 추구하는 권리마저 박탈당한 녀학생들이 참 불쌍하였다. 아마 당시 환경의 지배를 받아 사랑을 맘 속에 고이 묻어두고 곁으로 표현을 못했던 것 같다. 동네 혼사는 삼대 적선해야 성사한다는 말이 있다. 적선이 모자라선지 인연이 없어서인지 하여튼 나중에는 짝을 찾아 날아가고 짝을 찾아 데려오고 모두 제각기였다.

학교의 겨울 화목은 사생들이 채벌하고 운수는 사원들이 도맡고 자르고 패는 일은 또 사생들의 몫이였다. 화목을 할 때 대체로 수레길이 가깝고 가파로운 산을 택했다. 그래야 만 인력으로 나무를 길옆에 가져다놓기 쉽기 때문이다. 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림업정책이 엄하지 않아 산 한면을 턱의 수염을 말끔히 밀어버리듯 아예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는다. 선생님들이 나무를 베면 키가 크고 힘이 센 학생들이 아지를 따버리는데 나머지 학생들은 산기슭으로부터 산꼭대기까지 한일자로 쭉 늘어서서 나무 넘겨주기를 한다. 이렇게 내려온 나무가 길옆에 쌓이고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

한번은 초겨울에 화목을 하러 학교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골짜기로 갔다. 전날에 선생님이 점심밥으로 밥과 고추장만 가져오라고 포치하였다. 그날 선생님은 하마(기름개구리) 잡이에 이골이 난 학생 몇을 보내여 전문 하마를 잡게 하였는데 자그만치 물통 하나는 되였다. 점심때 아가리가 큰 솥에다 하마탕을 끓이는데 학생들이 가져온 고추장을 모두 쏟아넣고 또 준비해온 감자도 큼직큼직 썰어넣어 맛을 돋구었다. 입이 많아서인지 맛이 좋아서인지 큰 솥의 하마탕을 잠간 새에 소멸해버렸다. 지금 그렇게 한번 포식하려면 천여원 팔아야 될 것 같다.

학교에서 근검공학으로 밭을 몇쌍 다루었는데 콩도 심고 피마주도 심고 감자도 심었다. 학교에서 밭 다루기는 정말 식은죽 먹기였는데 김매거나 가을을 할 때 수십명 되는 학생들이 한번만 쑥 지나가도 한뙈기는 인츰 해결되였다. 수십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생각해도 감자캐던 일이 제일 인상이 깊다.

감자 캐는 날이면 몇몇 남학생들이 먼저 밭에 달려가 밭머리에다 나무를 주어 모닥 불을 지펴놓는다. 대부대가 와서 감자를 캐기 시작하면 이글이글하는 불 속에다 큼직큼직한 감자를 골라서 굽는다. 이럭저럭 감자를 다 캐면 불속의 감자도 푹 익어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감실감실한 감자를 하나씩 들고 먹으려니깐 너무 뜨거워 이 손에 쥐였다 저 손에 쥐였다 하는데 마치 탁구공이 이쪽 왔다 저쪽 갔다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입으로 호호 불며 먹는데 량볼에 까만 분칠을 하여 깜쟁이로 변해가지만 누가 누구를 보며 놀려주거나 웃을 겨를도 없었다. 주린 창자를 달래려고 목젖이 방아를 찧는데 언제 감둥이 흰둥이 할 새 있겠는가. 그 맛이 또한 별맛이여서 사람을 싹 죽여주는데…배속에 기름기가 말라버린 고난의 중학시절의 감자구이,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해면 군침이 돈다.

어린 나이에 힘에 부치는 로동이였고 또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로 되여가지만 그 때의 집단생활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한창국/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결혼 76년,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랑 모든 것이 판타지 같지만 실재하는 이야기다. 모든것이 아름다움을 넘어 감동 그 자체를 말한다. 이야기는 한국 강원도 횡성군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나무꾼 처럼 "건장"해 보이는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수줍은 공주" 89세 강계열 할머니, 노부부는 겨울에 눈싸움을 하고...
  • 2015-08-02
  • 초록과 붉은 태양이 행운을 안겨주는 7월 5일 75기 화룡2중 3학년 6반(1975년 졸업)  동창들은 존경하는 한영헌담임을 모시고 아름다운 삼동리조트(도문 마패위치)에서 고중졸업 40주년 경축모임을 성황리에 가졌습니다.  반장 김승원을...
  • 2015-07-28
  • 원제: ‘박카스 아줌마’는 어떻게 ‘박카스 할머니’가 되었나? "나는 진짜 삶이 급해. 돈이 급해서 여기 나오는 거야. 다른 일은 몸이 아파서 못해. 당뇨도 심하고, 위염도 있고. 팔다리도 저리고 눈도 시리고. 약을 달고 살아. 자식? 있지. 그런데 걔들도 힘들어. 돈 달란 말은 못하겠더라고." 지난...
  • 2015-07-12
  • [여성조선] 김태원 아내 이현주의 가족 소통법 그룹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 씨가 엄마들과 시간을 가졌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과 독한 사춘기를 겪은 딸을 키운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많은 엄마가 공감했다. 전라남도 여수교육지원청 강의실. 특수교육 학생과 그 가족의 소통 이야기를 ...
  • 2015-07-12
  •   직업녀성의 당당함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배움의 전당에서 쌓은 지혜와 수양으로 나눔의 행복을 가꾸어가는이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연변대학 녀성평생교육총동문회 녀성들이다. “녀성시대 직업녀성의 앞선 의식과 매력,헌신정신을 한껏 보여줄것입니다…” 1999년에 직업녀성들의 종합자질을...
  • 2015-07-02
  • (흑룡강신문=하얼빈) 28일 오후 “내 친구 국량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애처로운 글이 위챗모멘트에 급속도로 퍼졌고 이어 국량이 살리기에 팔을 걷고나서는 조선족젊은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우리 사회에 찐한 감동을 주고있다고 료녕신문이 전했다.   “무슨 병인지 정확한 진단도 내리지 못했고 온 몸...
  • 2015-07-01
  • 연길시 화린무역회사 리덕봉사장(우)과 김복순할머니   지난 6월 29일, 연길시 화린무역회사 리덕봉사장과 연변비암미디어 홍욱사장일행은 연길시 신흥가두 민안사회구역 리마화서기의 안내로 로당원 김복순할머니를 위문했다. 올해 90고령인 김복순할머니는 리덕봉사장과 홍욱사장의 손을 꼽 잡고 “찾아주셔서...
  • 2015-07-01
  • —생태미술에 희망을 건 중국조선족민속촌 목수집 주인장 오운봉씨의 이야기 얼마전 가랑비가 잔잔히 내리는 날, 기자는 정식개원을 앞둔 중국조선족민속촌을 거닐다 《목수집》이라는 간판앞에 발길을 멈췄다. 담너머로 들여다보니 뜨락에는 온통 각이한 뿌리조각공예품들이 진렬되여있었다. 《구새목》(굴뚝)에...
  • 2015-06-27
  •      신수리를 하느라 점심식사도 미룬 전영춘씨      3일 오전, 연길시 8중 맞은편에 위치한 애심신수리부에 도착했을때 한창 솔로 바닥의 먼지를 꼼꼼히 털어내고 있던 전영춘(55세)씨와 그의 안해 김화(51세)씨는 어서 들어오라면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연길시 신흥가두 민화사회구역의 ...
  • 2015-06-04
  •           “내 팔뚝 좀 만져보오, 이런 알통 만져봤소?” 거짓말 안보태서 주먹만한 근육이 불끈 솟아오른 서영옥할머니의 팔뚝, 올해 76세라고 소개했을 때 놀라고 팔뚝을 만져보고 두번 놀랐다. 록두가루와 살구씨기름을 파는 할머니라하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할머니, 그냥 보따...
  • 2015-06-03
  • 김광선성형미용병원 김춘자실장의 삶의 지혜   “인생은 가치투자여야 합니다. 그 중심에는 비전이 있어야 하지만 사랑하고 성취감느끼고 행복을 느끼는것이야말로 내 인생에 삶의 가치가 아닐가 생각합니다.” 김광선성형미용병원(이하 미용병원) 김춘자실장의 삶의 가치관이다. 김춘자실장은 나이 60에 가...
  • 2015-05-29
  • 지난 5월 23일 연길시 연신소학교 1학년 3반 학생들은 김향선담임선생님과 함께 룡정시 광신촌에 위치한 "도촌자애원"에 봉사활동을 진행하였다.  부동한 년령단계의  오갈데가 없는 20여명의 지체장애자들이 있는 도촌자애원에서 원장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고 있었다.  제일 오래 있은 아이는 15년이 되였...
  • 2015-05-28
  •   '서로 다른 장애 보완하고 배려하며 살아야죠' 26일,맹인들한테 나누어줄 옷들을 챙기러 달려온 룡정4급 지체장애인인 주순옥(51살)씨가 맹인사업을 도와나서게 된 동기를 이같이 겸손히 터놓았다. 식당을 경영하다가 그만둔후 우연한 기회에 맹인들과 인연이 닿아 8년전부터 맹인돕기사업에 나서게 되였다...
  • 2015-05-28
  •   올해11살인 추해도는 엄마아빠사랑을 잃고 할아버지막벌이로 공부하는 한족어린이이다.    2012년부터 연길시로인뢰봉반의 조선족할머니 김봉선의 “손자”로 되면서부터 사랑의 품을 느껴보게된다. 김할머니의 추천으로 중국국제방송국조선어부의 김동광주임도 해마다 추해도에게 1000씩...
  • 2015-05-26
  •       아이들에게 전통교양을   “6/1”국제아동절을 맞으며 연길시 신흥가두 민창지역사회에서는 22일 “5로”들을 모시고 신흥소학교 6학년 5학급에가  “전통 배우기”로 아이들과 명절맞이 기념활동을 벌였다.   일찍 항미원조전쟁에 참가...
  • 2015-05-26
  • 들의  “6.1”선물    5월19일 연길시의 들인 리성복 김봉숙 왕효평 세 로인은 연길시 연남소학교에 찾아가 뢰봉정신을 전파하며 별장학금을 발급하여 아이들의 작은 가슴에 큰 꿈을 키워주었다.   세 모범로인은 모두 연길시 북산가두의 뢰봉자원봉사자이다. 국제아동절을 맞으며 그들은 연...
  • 2015-05-22
  • 이름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흔다섯 살 주부의 고민이 한 줄 올랐다. 몇 십 년 만에 나간 초등학교 동창 모임. 한 남자가 "네가 나의 첫사랑"이었노라 고백했단다. 외모와 직업 번듯한 데다 자상하기까지 해서 모임 끝나고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더란다. "이를 어쩌면 좋으냐"는 물음에 댓글이 와르르 달렸다. 부러움 ...
  • 2015-05-21
  • 올해74세인 김월선할머니는 연길시 건공가두 장해지역사회에 사신다. 자식들이 외국돈벌이 나가고 집에서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는 하루도 쉴사이 없이 동네로인들의 도우미로 나서 “이웃사촌”이라 불리며 로후를 즐겁게 보내고있다.  김월선할머니도 퇴행성관절염을 앓다보니 허리도 휘고 걸음걸아도 퍽 불...
  • 2015-05-14
  •   (흑룡강신문=하얼빈) 2015년 전국부녀련합회에서 조직한 '가장 아름다운 가정'활동을 전개한이래 전국적으로 많은 가정의 적극적인 참여와 추천을 받았다. 주최단위에서는 그 기초상에서 층층의 선발을 통해 도합 300호의 가정을 전국 '가장 아름다운 가정'후보명단에 입선시켰다. 그중 조선족 김미란...
  • 2015-05-07
  • 5.4청년절을 맞으며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 AMP 총동문회 산하조직인 축구협회(회장 리덕봉)에서는 축구시합, 기부 등 다양한 행사로 5.4청년절을 뜻깊게 맞이했다. 축구협회에서는 5월 3일 신라월드 5층 회의장에서 좌담회를 열고 5.4청년절의 의미와 애국운동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며 이를 통해...
  • 2015-05-05
‹처음  이전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