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비행기 추락사고에서도 살아났을라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7월1일 09시36분    조회:89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4월 15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만 되면 그 때 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나는 인생의 일대 전변을 가져왔다.

운명은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 나는 훈춘 태생이다. 7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문 월청으로 이사갔다. 고중을 졸업하고 3년 동안 농사를 짓다가 1993년 나는 연길로 이사 가작은 세집을 맡고 짐을 풀었다. 연길에서 2년간 이런저런 장사를 해보았지만 창업이란 열정 하나로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음을 알게 되였다.

 

 

필자 김문학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1995년에 연변해원학교에서 1년간 선원 승선 안전교육과 특수훈련을 받고 학교 조교로 남고 식당 후근부에서 근무하게 되였다. 돌이켜보면 식당에서 몸 담그었던 4년 시간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불씨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항상 열심히 살았고 더 좋은 삶을 가족에게 마련해주려고 정신 줄을 놓지 않았던 세월이였다.

2000년 나는 한국 선박회사에 취직하여 컨테이너상선에서 조타수로 있었다. 한국과 일본 사이를 오가며 2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짧은 휴가가 차려지자 집으로 돌아와 60평방메터짜리 아빠트 한채를 장만했다. 나 하나만 믿고 시집온 안해와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는 딸애에게 누구보다도 멋진 남편과 아빠로 되고 싶었던 나다.

나는 곧바로 원정 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 길에서 나는 자칫하면 황천객이 될번 했다. 내가 탄 중국국제항공 CA129편 비행기가 한국 경상남도 김해시 부근에서 추락사고가 난 것이다. 당시 나는 앞쪽 좌석인 A-07에 앉았다. 갑자기 비행기 꼬리 부분이 뭔가에 부딪치는가 싶더니 곧추 하강선을 긋다가 순간에 천둥 같은 굉음이 귀전을 심하게 때렸다. 그 사고에서 전원 166명중 37명만 살아남았는데 내가 바로 그 행운아중의 한사람이였다. 그날이 바로 2002년 4월 15일이다.

생사를 함께 넘나든 그 때 생존자들이 어디서 살고 있는지 만나보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다. 비록 목숨은 건졌으나 나는 머리를 일곱군데나 기웠고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되였다. 영원히 ‘병신’으로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어떻게든 떨쳐버리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옮겨다니며 열심히 치료를 받았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으나 나는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나갔다. 그렇게 7개월 동안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았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나는 좌절할 수 없었다. 모든 고생을 이겨내고 마음 먹고 버텼더니 드디여 일어설 수 있게 되였다. 건강을 회복하고 앞날에 대해 새로운 설계도를 그리는 나의 몸에서는 새 힘이 샘처럼 솟구쳤다. 비행기 추락사고에서도 살아났을라니 무슨 일인들 못하랴 싶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기적이요”, “천명이요”, “하늘이 도왔소”, “좋은 일 많이 했겠소…” 하며 한결같이 놀라와한다. 그럴수록 더더욱 허투로 살면 안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한 장 공장의 공장장 신분으로 몸 담그면서 5년간 장을 만드는 일을 했다. 학교 식당에서 몸 담그었던 경력이 불씨라면 장 공장에서 보낸 5년은 마른 장작처럼 지금의 사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난 장을 너무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장맛에 길들여진 입맛이여서인지 도시에서, 외국에서 살면서도 할머니로부터 어머니에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집 장맛이 그리울 때가 많았다. 게다가 장 공장에서 5년간 머물면서 장에 대한 일가견이 있었기에 더더욱 신심이 있었다.

2005년 나는 비행기 사고 보상금으로 연길 교외의 마반산 가는 중간 위치인 장안진 광흥촌에 천애산장이라는 별장을 세웠다. 고향땅에 집을 짓고 사는 꿈을 이루게 되였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전통 장맛을 살리고저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장을 담그던 그 방식대로 하려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심혈을 기울였다. 직접 콩을 심고 또 마을에서 주문 농사를 하여 질 좋은 콩을 확보했다. 쇠가마 네개를 걸어놓고 콩을 불리우고 삶았다. 메주를 만듬에 있어서 벼짚이 중요한 고리가 된다. 벼짚에는 메주를 맛 있게 띄워주는 발효 물질이 들어있기에 나는 벼짚을 깨끗이 추려서 메주를 달아맨다. 옛날 방식을 따르다 보니 손이 많이 가지만 장맛으로 그 보람을 느끼니 힘든 줄을 모르겠다.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맛으로 신용을 지키자는 마음을 하루에도 열두번씩 굳혔다. 된장에 힘 입어 지금은 고추장, 배추김치, 다종다양한 짠지, 토간장, 청국장, 오누이장으로 메뉴를 늘여갔다. 내가 지은 집에서 겨울에는 장을 담그고 여름에는 손님들에게 캠핑장을 제공해주니 그 보람이야 어디 한두마디로 외우겠는가.

매일 매일이 알차고 보람차다. 더우기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업에 발을 담그었다는 자부심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나는 일에서 행복을 찾았고 맛있다며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더 맛 나는 음식을 개발해보고 싶은 욕심이 마음속에서 꿈틀댄다.

내 경력을 잘 아는 사람들은 나를 ‘김창장’ 혹은 ‘김반장’이라고 부르며 기운을 실어주고 있다. 나는 나름 대로 걸어온 내 인생길에 부끄러움이 없고 더우기는 지금 벌여가고 있는 사업에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나의 된장과 산장 그리고 시장이 좋은 것이다.

희망을 안고 가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고 꿈을 안고 뛰는 사람은 강자라고 하지 않는가. 덤으로 차례진 새 삶을 영위해가는 나는 소중한 여생을 내 가족과 고향을 위해 무엇인가를 이바지해가는 꿈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김문학/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기획 [한국친구 길림체험]— 쌀의 이야기 (2) 구태편(하) 전통 쇠가마에 성공한 쌀밥, 실패한 누룽지 안내원이 전람관 2층에서 리모콘을 누르자 건물의 북쪽 창문에 걷혀져있던 커튼이 한번에 량쪽으로 쫙 젖혀지더니 초대형 유리 창문 밖으로 일망무제한 황금물결이 한눈에 안겨왔다. 일행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 2021-08-27
  • "사랑으로 가는 길"프로에 등장한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의 막바지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스튜디오에서는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 제239기 촬영이 한창이였다. 그 현장에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들이 주역으로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연변조선족자치주자선총회와 함...
  • 2021-08-11
  •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뢰봉식’부부 박철원,김봉선의 이야기 박철원, 김봉선부부는 퇴직 후 ‘연길시 뢰봉학습 10대 선진'으로 표창받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락으로 삼고 퇴직 후에도 꾸준히 사회봉사를 이어가면서 여생을 불태...
  • 2021-08-06
  • 한 평범한 공산당원 최청숙선생의 고백 봉사와 헌신으로 공산당원의 본색을 지켜온 나날들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최청숙선생 지난 2020년에 들어서면서 코로나 역정이 제일 엄중할 때 어김없이 월급을 받아 안게 된 퇴직교원 최청숙선생은 가슴이 뭉클해냈다. “아니, 이토록 어려운 처지에서도 당과 정부에...
  • 2021-08-04
  • 쓰레기 더미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재활용품을 수집하면서 생활하던 80대 로인이 쾌적한 생활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왕청현 천교령 삼림공안국 청송파출소에서는 ‘애민사랑 실천 방문 활동’을 전개한 가운데 관할구역 내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악취가 나 주민들...
  • 2021-07-13
  • 4월 15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만 되면 그 때 당했던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하고 미묘하다.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나는 인생의 일대 전변을 가져왔다. 운명은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다. 나는 훈춘 태생이다. 7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문 월청으로 이사갔다. 고중을...
  • 2021-07-01
  • 《길림신문》은 ‘사랑+릴레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부동한 주제로 계렬 공익행사 진행, 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며 사랑 릴레이를 이어가려 합니다. 지난달 ‘사랑+릴레이’-‘고마움 전하기’ 주제로 진행된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가운데 기타 따뜻한 사연...
  • 2021-06-22
  • 머리글: 중국조선족은 중국공산당이 백여년전부터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준 호칭이며 혜택이다.중국조선족은 신민주주의 혁명시기로 부터 항일전쟁,해방전쟁시기에 이르기까지,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시기로부터 개혁개방,사회주의현대화 건설시기에 이르기까지 중국공산당의 령도하에 전국의 여러 민족 인민...
  • 2021-06-10
  • ‘6.1' 국제아동절을 맞으며 길림 백산방대그룹에서는 백산시조선족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위문하고 명절의 축복과 함께 장학금과 도서 등을 전달했다. 백산방대그룹 녕봉련(왼쪽)리사장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5월 26일, 백산방대그릅 당위서기이며 리사장 녕봉련과 이 그룹의 10여명 당원, 청년지원자들은 민족단결...
  • 2021-05-31
  • 수박할머니 (西瓜奶奶),연변의 1세대 ‘왕훙’이라 칭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이시다.   모멘트와 미니블로그(微博)가 성행하던 시절, 지금의 ‘왕훙’들만큼 얼굴이 많이 알려진 수박할머니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결코 SNS덕분이 아니였다. 바로 연변축구였기에 가능했다.   ...
  • 2021-05-29
  • 5월 21일, 심양시 황고구 명북사회구역 ‘당창건 100주년 경축’ 계렬활동 일환으로 명렴로조선족로인협회는 당사학습과 더불어 ‘자신의 사상인식 이야기하기’ 활동을 진행했다. 89세 리의숙 로인은 자신의 입당이야기 등을 통해 초심을 수호하는 중국공산당원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리의숙 ...
  • 2021-05-25
  • 30여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나는 수많은 제자들을 졸업시켰다. 제자들과 떨어진 후 련락이 있든 없든 때로는 기억의 편린들이 떠올라 그들의 삶이 궁금할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부질없는 로파심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문뜩문뜩 제자들이 나의 위챗을 노크한다.   며칠전 늦은 저녁, 딩동- 메세지가 도착했다. 상해에 ...
  • 2021-04-20
  • [수기72]교장선생님이 들려준 추억의 홍색교양이야기 기억이란 어제 있었던 일도 가물가물 잊혀질 때도 있지만 몇십년이 흘러도 색바래지 않게 생생히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는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한해다. 요즘 우리 당 력사를 학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떠오르는 한가지 추억, 그것은 40여...
  • 2021-04-19
  • 항미원조 전쟁터에서 로획한 미군의 숟가락을 오늘까지 70년 넘게 사용해오고 있는 로전사(90세)가 있다. 포성이 천지를 진감하던 그 가렬처절한 전쟁년대 생사고락을 같이 하던 전우들이 그리워 오늘도 하루 세끼 식사를 이 숟가락으로 해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로전사, 그분이 바로 장춘시 정월고신기술개발구에서 만년을...
  • 2021-04-14
  • [수기] 그 시절 그 동네 그리고 정 많은 사람들 김순희 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날을 맞이한 이 때 나는 가끔 창가에 기대여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손에 손군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에 손군들의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장면을 내려다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근 60년전의 천진란만했던 그...
  • 2021-04-07
  •     우리에게 설은 최대 명절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고향을 찾아가 어르신들께 세배를 올리고 함께 모여 도란도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명절입니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 안부를 묻고 설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코로나시대를 겪으면서 우리에...
  • 2021-02-19
  • [연변애심어머니협회]“청소년 꿈터” 설맞이행사   음력설을 앞둔 2월 8일, 연변애심어머니협회(회장 방선화) 사무실은 명절분위기로 북쩍거렸다. 아침부터 각자 집부엌에서 애심표양념에 어머니손맛을 더해 달달 지지고 볶아 만든 맛갈스런 반찬들을 량손 가득 걸머쥔 협회 회장들과 부장들이 륙속 사무실...
  • 2021-02-09
  • [수기 ]‘주소 없는 편지’ 허동철 지난 한가위 추석을 앞두고 조카 허매화(연변전업국 고급 회계사)한테서 삼촌께 드릴 말씀이 있다며 연집강뚝 부산돌솥밥집에서 만나뵙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는 약정한 시간에 똑 같이 도착했습니다. 점심 밥상을 마주하고 조카는 썩 오래전부터 별렀다면서 만나고저 한 ...
  • 2021-02-07
  • 글/ 일본 김미란   김미란: 遼東大学 생물학부 졸업, 도문시 제1고급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 현재 일본 金澤企画国際株式会社에 재직중   애들 학교 때문에 도쿄로 이사해 오던 때가 이른 봄이었는데 벌써 늦가을에 들어서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세월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는 느낌이 종종 든다.  하지만...
  • 2021-01-29
  • 12월 24일 한국 KBS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프로그램에서 우수상 수상-   1952년 12월 중국 화룡시 출생, 현재 천안시 두정동 거주.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나는  60대 후반에 들어선 할미꽃입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흥취가 있어서 소학교에 입학...
  • 2021-01-2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