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2년 만에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을 밟는 동유럽의 강호다.
이전 월드컵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기지 못했으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탄탄한 전력을 과시, 복병으로 지목받고 있다.
러시아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나간 것은 1994년 미국 대회, 2002년 한·일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전 월드컵에선 모두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련 시절엔 7차례 월드컵에 출전,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을 옛 명성을 되찾을 기회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소련에서 분리된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러시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변화의 새 바람은 외국인 사령탑이 선임되면서 불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부임한 외국인 사령탑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기도 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이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탈락한 직후부터 대표팀을 이끌었다.
히딩크 감독 지휘 하의 러시아는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 예선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쳐 주목을 받았다.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오른 후 8강에서 네덜란드를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사상 첫 국제대회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 7월 히딩크 감독이 물러나고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이 2년간 대표팀을 지휘했으며 이후 2012년 7월부터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카펠로 감독은 AC밀란, AS로마,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적 있는 '명장'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로2012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좋은 성적으로 예선을 통과하면서 현지 팬들과 축구 관계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2018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까지 사실상 대표팀을 이끌기로 한 상태다.
러시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벨기에, 알제리와 같이 H조에 편성됐다.
조 발표가 된 이후 카펠로 감독은 "힘든 상대가 없다"며 "우리 팀이 조 1위를 해볼 만하다"며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러시아 대표팀은 5월부터 자국에서만 4차례 평가전을 치러 막판 전력 다듬기에 나설 계획이다.
(4)H조 알제리 '아프리카 복병'
알제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 예선에서 원정 다득점의 행운을 앞세워 통산 네 번째이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본선 진출의 기쁨을 만끽한 '아프리카의 복병'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6위로 벨기에(11위), 러시아(22위)에 이어 조별리그 H조에서 세 번째 순위다. 한국(54위)이 H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상대지만 랭킹이 28계단이나 높아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1962년 프랑스 식민지에서 벗어난 알제리는 그해 축구협회를 설립했고, 1964년 FIFA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 가입했다.
알제리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에 도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까지 본선 진출은 '먼나라 이야기'였다.
이런 가운데 알제리는 1962년부터 유소년 선수들에게 투자를 시작했고, 1975년부터 이들이 알제리 축구의 황금세대로 성장했다.
마침내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을 앞두고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한 알제리는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지만 결과는 가슴 아팠다.
알제리는 처음 진출한 월드컵에서 서독, 오스트리아, 칠레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1차전 상대인 서독을 2-1로 물리치며 돌풍을 일으킨 알제리는 2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0-2로 패했지만 3차전에서 칠레를 3-2로 꺾고 2승1패를 기록 1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독일(1승1패)과 오스트리아(2승)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부조작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 끝에 독일이 1-0으로 승리했고, 알제리를 포함해 세 팀이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했지만 골 득실에서 앞선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16강에 진출했다.
알제리-칠레전이 하루 먼저 치러진 까닭에 나중에 경기를 치른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서로 짜고 경기를 조작했고, 그 결과 알제리는 억울하게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 사건 때문에 FIFA는 조별리그 최종전이 동시에 열리도록 대회 규정을 손질했다.
아쉬움 속에 첫 월드컵을 끝낸 알제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까지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5회 연속 아프리카 예선에서 탈락하는 침체기를 겪었다.
알제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20년 만에 본선 무대에 복귀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조별리그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조별예선에서 5승1패를 기록, 선두로 최종예선에 나선 알제리는 '돌풍의 팀' 부르키나파소를 상대로 1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했고, 2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 2차전 합계 3-3 동점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알제리의 핵심 선수는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마지드 보게라(레퀴야)가 손꼽힌다.
보게라는 부르키나파소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서 알제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하는 결승골을 꽂아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공격형 미드필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와 수비형 미드필더 메흐디 라센(헤타페)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고, 지난해 A매치에 데뷔해 12경기에서 9골을 터트린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가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은 알제리와 6월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리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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