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공 하나에 울고웃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2월12일 09시47분    조회:328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세월의 주름에 얽힌 사연…공 하나에 울고웃었다


최운택옹.
 
 
“내가 얼마나 연변축구를 좋아하는가를 이야기 할라네. 요즘 젊은이들 연변축구에 까막눈이라니 가슴이 답답하네.”

뭐 꼭 조선족이라서 연변축구를 좋아하란 법은 없지만 80 고령을 넘긴 이 할아버지에게는 연변축구가 자못 큰 의미로 다가오나싶다. 할아버지는 “축구”라는 공놀이의 마법 같은 힘을 뿌리칠수 없었나본다.

“몸이 부실해 10년째 경기장을 못 찾아가고있네. 그동안 참으로 축구에 미쳐 살았다네…”

최운택할아버지(81세)의 축구이야기가 시작됐다.

어찌 보면 주위에서 축구팬이라 자부하는이들에게서 흔히들 들을수 있는 밋밋하고 뻔한 이야기가 이어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만히 귀 기울여 듣노라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특유의 잔잔한 감동과 귀 쫑긋 잡아당기는 재미가 녹아있었다.

고향이 왕청인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축구놀이를 즐겼단다. 그때 그 시절에는 시골 개구쟁이들의 유일한 심심풀이가 공놀이였다고 한다. 다 해진 뽈 하나만 있으면 가을걷이 막 끝낸 논밭에서, 눈덮인 마을회관앞 너른 마당에서 언제든지 하나로 뭉칠수 있었으니 말이다.

최운택할아버지의 류별난 축구사랑은 퇴직하고나서부터였다. 김광주, 고종훈과 같은 실력있는 선수들이 한창 현역으로 경기장을 누빌 때였다. 그는 “나에게 연변축구는 조선족으로서의 자부심을 가득 채워줬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1959년에 연변대학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평생을 조선어문을 가르쳐온 할아버지는 거침없고 능란한 말솜씨 덕분에 주위에 늘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강뚝축구팬”협회 부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여름이면 땡볕을 피해 서늘한 나무그늘아래서 구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가 하면 축구경기와 선수들의 경기력을 재미나게 분석하면서 시간 가는줄 몰랐다고 한다.

선수들의 훈련장에도 어김없이 할아버지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늘 나이가 엇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해주러 훈련장을 찾아다녔다.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이른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장 한귀퉁이에 있는 느티나무아래에서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봤다. 마냥 바라만 봐도 흐뭇하던 시절이였다. 축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어느새 축구가 그의 일상 많은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늘 선수들과 함께 했기에 고훈, 리호은과 같은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도 할아버지를 모르는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 맺은 인연으로 연변팀의 감독을 맡았던 김광주씨는 지금도 자주 문안을 해오고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몸이 부실해지고나서 10년 동안 경기장에 다니지 못했네.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귀로 연변축구를 들었네.”

주내 크고작은 매체의 축구전문기자들사이에서는 “최운택할아버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할아버지를 모르는이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연변팀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기자들에게 어김없이 할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오니 말이다.

“연변팀이 이겼나? 꼴은 몇개 넣었고? 어느 선수가 활약이 좋았나?”

“연변축구는 나에게 감동과 기적이네”라고 하던 할아버지의 말이 와닿는다.

“늙은이가 주책없는진 몰라도 죽을 때까지 연변축구 응원할라네.”

축구공 하나로 울고웃는 할아버지이다.

올 한해 할아버지에게는 소원이 있다.

바로 올해부터는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치르게 될 경기에 단 한번이라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것과 연변팀의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73
  • 세월의 주름에 얽힌 사연…공 하나에 울고웃었다 최운택옹.     “내가 얼마나 연변축구를 좋아하는가를 이야기 할라네. 요즘 젊은이들 연변축구에 까막눈이라니 가슴이 답답하네.” 뭐 꼭 조선족이라서 연변축구를 좋아하란 법은 없지만 80 고령을 넘긴 이 할아버지에게는 연변축구가 자못 큰 ...
  • 2014-02-12
  • 배가종, ''높은 연봉 열기…중국행 이해된다'' [스포탈코리아] "연봉도 많이 주고 축구 열기도 뜨거운 상황을 보면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화두는 단연 스타급 선수들의 '중국행 러시'다. 지난해 12월 FC 서울의 득점왕 출신 골잡이 데얀이 장쑤 세인티로 이...
  • 2014-02-10
  •   연변 축구결책층이 운영하는 연변장백호랑이팀(이하 연변팀)의 2013년 성적표는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체면을 구겼고 현주소는 초라했으며 명문구단과는 거리가 멀었다. 총 30껨의 경기중 초반기(1...
  • 2014-02-10
  • 리호은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연변장백산축구팀(이하 연변팀)이 지난 1월 곤명에서 2차 전지훈련지를 마치고 1월 29일 연길로 귀환, 음력설휴가가 끝나기 바쁘게 연변팀 일행 30명(감독과 선수)은 2월 9일 점심 11시30분 비행기로 연길을 떠나 한국으로 향발했다. 연변팀은 한국 경상남도 창원훈련기지에서 3차 전지훈...
  • 2014-02-10
  •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17일간의 열전 돌입 전 세계인이 기다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8일 새벽 1시14분(이하 한국시간) 흑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갖고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 2014-02-08
  • 중국대표단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국기게양식을 하고있다. (신화사기자 공병) 중국대표단이 2월 5일 오전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남실대는 소치 올림픽 선수촌에서 국기게양식을 거행했다. 대표단 부단장 소천이 게양식에 참가하여 선수촌 촌장인 로씨야 륙상스타 이신바예바와 선물을 교환했다. 중국대표...
  • 2014-02-07
  •   연변축구대표인물 고종훈의 아들,U18중국국가청년팀 중앙수비수 고준익(3년)이 일본 을급팀 도야마가다레(富山)에 입단했다. 중국조선족으로서는 사상 처음 일본련맹경기에 입단한 선수이다. 1995년 8월 21일생인 고준익은 2005년부터 축구를 시작, 곤명 한국구락부에서 브라질감독의 수하에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
  • 2014-02-04
  • 1월 28일 오전, 곤명 해경축구기지에서 동계훈련을 하고있는 연변장백호랑이팀(이하 연변팀)이 심수홍찬팀과의 교학경기에서 고만국선수와 한광화선수의 꼴에 힘입어 2대1로 전승했다. 이로써 연변팀은 교학경기에서 3승 1무 2패의 성적으로 곤명 해경기지에서의 2차 동계훈련을 마쳤다. 리호은감독은 이날 경기에 5-4-1전...
  • 2014-02-01
  • 연변팀에 가맹한 진효(왼쪽), 왕맹 선수. 연변장백호랑이팀에서 2명의 국내선수를 인입하였는데 2013년 시즌 귀주지성팀 팀주장으로 활약하던 진효선수와 2009년 강소팀의 왕맹선수가 연변팀에 가맹하였다. 진효: 1989년 8월 10일 산동태생, 신장이 184cm, 체중 79킬로그람, 위치는 중앙수비수, 16살에 축구를 시작한 진효...
  • 2014-02-0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