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량켠에 주차한 차량, 저 멀리 경기장이 보인다.
6월 13일은 사람도 많았고 차도 많았다. 2012년 9월 3일 자치주성립 60돐 경축대회 이후로 연길시인민경기장은 처음으로 근 3만명의 관중을 용납했다.
이날 연길시인민경기장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는 정체상태가 1시간가량 지속되였고 연길비행장으로부터 무장경찰변방총대까지 약 10킬로메터구간은 쌍줄배기 로천주차장으로 변했다. 일찍 출발하였지만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멀리까지 갔다가 첫꼴 장면을 놓진 팬들이 몇천명이 된다니 13일 오후 무한줘르와의 연변팀 경기는 아쉬움도 많은 경기였다.
필자 역시 오후 한시반에 출발했다.부르하통하를 따라 곧게 뻗은 연하로는 연길시인민경기장으로 향한 차들로 꽉 차버렸다. 굼벵이걸음으로 한발작,한발작 움직이는 자동차가 천지교를 기여지나 신민교에 올라섰을 때는 벌써 2시 10분이였다. 거기서 잠시 숨이 나오는가 싶었는데 비행장부근부터 장백산서로는 더구나 메뚜기걸음을 해야 했다. 길 량켠은 이미 로천주차장으로 변했고 헐금씰금 걸어가는 사람들은 우리를 비웃는듯 우리를 뒤로 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기는듯 움직이는 차가 연길시인민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2시 47분, 하지만 주차할 곳이 없다. 교통경찰이 안내하는 대로 무작정 조양천방향으로 가고 또 가는데 길량켠에 주차한 차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체육학교를 지나고 교동2대를 지나고 또 교동1대를 지나고 다시 광영딸기기지를 지나서야 겨우 길옆에 차를 주차할수있었다. 그것도 끝이 아니라 먼저 주차시킨 차들의 중간에 겨우 끼워넣은것이다.
늦었다.달려라, 달려...
2시 53분, 달려가는 사람들틈에 끼워 우리도 걸음을 빨렸지만 3킬로메터를 7분사이에 대일수는 없었다. 경기장까지 아직도 500여메터 남았는데 경기장으로부터 하늘을 진동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무슨 일이 발생했구나!)하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3시 3분이였다. 우리 뒤에서 달려오던 축구팬이 전화에 대고 묻는 말이 들린다. 《누가 넣었다구? 하태균이?》 그럼 연변팀이 먼저 꼴을 넣었다는 말이다. 꼴장면을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마음만은 둥둥 떴다. 좋은 출발이다.
거의 뛰다싶이 경기장에 도착하고 보니 우리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았다. 《꼴이 났다우. 벌써!》 룡정시 덕신향 명신촌에서 왔다는 김씨가 아쉬운듯 투덜거린다. 내가 하태균이 넣었다고 말하니 김씨는 《그럼 10개를 넣었구만, 하태균이.》하면서 제법 프로같은 대답을 한다.
오후 한시에 덕신에서 출발하여 1시 40분에 연길에 도착하였고 선로뻐스를 탈줄 몰라 그냥 택시를 잡아탔지만 어이없이 40원을 팔고 3시에야 박물관까지 왔단다. 돈도 돈이지만 첫꼴장면을 보지 못해 아쉽다는 김씨와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니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와있었다. 할수없이 9호구역 구석쪽에 자리를 잡고 경기상황을 살필수밖에 없었다.
관중석에 점잖게 앉아있는 하태균?
연변팀선수들이 바르셀로나팀처럼 잽싸게 움직인다는 김씨의 말에 동감을 표시하면서 축구와는 유래가 깊은 덕신사람답다는 말을 해주었다. 덕신자랑으로 시작된 김씨의 이야기가 끝이 없었다. 찰튼이 만든 페넬티킥을 하태균이 주도하여 2호꼴을 성공시키자 《이겼소, 이겼다니까》하면서 김씨는 함께 구경온 박씨에게 저녁에 자기가 한턱 쏜다고 말한다.
전반전이 끝나고 메히꼬인파가 시작되였다. 관람석이 거의 빈자리가 없다보니 인파는 끊이지 않고 9고패나 돌았고 가담가담 쌍파도까지 등장했다.
김씨 말처럼 13일은 팬들이 행복한 날이였다. 후반전경기가 거의 끝나가다가 찰튼이 1:1상황에서 꼴을 성공시키지 못하자 김씨는 《오늘은 이만 하기오.》하면서 박씨를 끌고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집이 멀어서 먼저 가야 된다는 김씨를 배웅하고 우리는 경기가 끝나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선수들한테 박수까지 보내고 경기장을 나섰다. 10여분을 걸어서 차를 주차한 곳에 도착하니 실북같이 움직이는 차들로 하여 차를 뺄수가 없었다. 약 20분을 기다려서야 차를 움직일수 있었고 조양천까지 곧추 올라가서 태동, 광석으로 지나 연길에 돌아와야 했다.
경기가 끝난후 조양천방향으로 밀려가는 자동차물결이 끝없다.
《오늘은 차의 수난시대다, 다음번에는 그냥 걸어가자!》라는 친구의 말은 그냥 롱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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