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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옌볜 친선전을 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2월26일 08시35분    조회: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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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옌볜 선수들이 2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 연습 경기에서 볼다툼하는 가운데 옌볜의 한국인 선수 윤빛가람(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러닝 도중 이를 지켜보고 있다. 제공 | 제주 유나이티드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박태하 옌볜FC 감독이 즉각 제주 벤치를 찾아 “괜찮아?”라고 물었다. 이에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봐야 하지만 괜찮을 겁니다”라고 화답했다. 승부가 끝나자 두 사령탑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올시즌 정규리그 돌풍을 다짐했다.

2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선 의미있는 한·중전이 열렸다. 올시즌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며 K리그 클래식 4강 후보로 꼽히는 제주와 중국 슈퍼리그(1부)에 승격한 옌볜이 연습 경기를 펼친 것이다. 두 팀은 지난 2009년 12월 같은 곳에서 친선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엔 옌볜이 하부리그에 있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엔 달랐다. 옌볜은 지난해 ‘기적’ 같은 중국 2부리그 우승을 쓰며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고, 제주 핵심 미드필더인 윤빛가람을 올 겨울 데려가는 등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이날 경기는 옌볜이 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치른 사실상 마지막 리허설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FC안양(2부)하고 한 경기가 더 남았으나 정예 멤버로 싸우는 경기는 제주전이 마지막이다. 다음 달 5일 열리는 슈퍼리그 개막전 상하이 선화전을 위해 제주에서 바로 (상하이로)넘어갈 생각이다”고 했다. 김호남 권한진 이광선 정운 권용현 모이세스 마르셀로 등 준척급 선수들을 겨우내 보강한 제주도 이날 베스트일레븐에 가까운 라인업을 꺼내들어 연변과 맞대응 했다. 

전반 중반까지 탐색전이 벌어지던 두 팀 경기는 전반 막판 옌볜 한국인 공격수 하태균과 제주 수비수 권한진이 충돌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서로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 강도를 높인 끝에 제주가 웃었다. 제주는 지난해 말 군제대하고 복귀한 중앙 미드필더 권순형이 후반 6분과 15분 연달아 두 골을 넣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2-0 뒤 서로 한 차례씩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우여곡절이 있었고, 결국 제주 2년차 외국인 선수 까랑가가 후반 36분 쐐기골을 터트려 3-0 완승으로 90분 승부를 마무리했다. 옌볜은 전반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온 외국인 공격수 스티브가 단독 찬스를 맞는 등 좋은 기회를 여러 번 잡았으나 마지막 점을 찍지 못했다.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결장, 운동장에서 러닝을 소화한 전 한국대표 미드필더 윤빛가람 빈 자리도 컸다. 전·후반을 나눠 뛴 하태균과 김승대는 옌볜 공격의 핵임을 증명했다. 제주는 올림픽대표 김현과 이창민이 빠진 상태에서 올시즌 좋은 성적을 예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옌볜은 예상보다 큰 점수 차로 패해서, 제주는 오반석 부상과 알렉스 이적으로 센터백 공백을 느낀 상황에서 권한진이 다쳐서,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제주 관계자는 “내용이나 스코어만 놓고 보면 프리시즌 경기 중 오늘이 제일 좋았다”고 호평했다. 박 감독도 “선수들이 많이 깨달을 수 있어 한국 팀과의 경기가 좋다”며 상하이 선화전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었음을 전했다. 박 감독은 “옌볜에서 왔다. 아버지가 꼭 받아오라고 했다”는 조선족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등 ‘옌볜 히딩크’의 위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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