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인터뷰] '연변 1년' 윤빛가람이 쓴 ‘중국견문록’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월21일 14시36분    조회:336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

연변부덕에서 뛰며 1년 동안 중국과 중국 슈퍼리그(CSL)를 몸으로 느낀 윤빛가람은 “많은 경험을 쌓았다”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이동거리를 이겨내며 원정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관중이 꽉 들어찬 경기장에서 TV에서나 보던 슈퍼스타와 맞대결도 벌였다. 외국인 선수 책임감을 처음으로 등에 지기도 했다.

일도 많았다. CSL 주간 베스트11에도 수차례 선정됐고, 그 과정에서 3년 만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 부름을 받기도 했다. 체코와 친선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지만, 그 뒤로는 다시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윤빛가람은 강등 후보로 꼽히던 승격팀 연변을 CSL 9위에 올려놓으며 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은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시야를 넓히고 한층 성숙해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연변 전지훈련지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만난 윤빛가람은 1년 전 일본 가고시마에서 만났을 때보다 조금 더 깊어진 듯 했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윤빛가람은 1년 동안 자신이 겪고 느낀 일을 담담하게 풀어놨다.

#1. 타지에서 경험한 외국인 선수 생활

“딱히 생활이 한국이랑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좀 심심하긴 하다. 제주도 한국에서는 가장 심심한 도시 중 하나인데, 그래도 카페를 가거나 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차도 없고 말이 잘 안 통해 택시 타기도 어려우니까 잘 안 나가게 된다. 조선족 선수들과도 잘 지내지만, 다 각자 생활이 있다. 집에 가거나 여자친구만나러 가는걸 알기 때문에 밥 먹으러 가자고 미안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힘든 것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로 뛰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연변에 있으니 좀 더 책임감도 갖게 된다. 외국인 선수는 결국 경기가 안될 때 풀어줘야 하는 사람이다. 광저우헝다 같은 그런 큰 팀에서 뛰는 외국인들은 내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풀어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나. 연변에서는 내가 골을 못 넣더라도 태균이형이나 승대에게 뭘 만들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그래도 외국에서 뛰며 동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게임 때는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 내가 공격적으로 나가더라도 뒤에서 수비를 잘 도와준다. 그게 우리 힘이다. 여름에 강팀을 계속 꺾으며 4연승 했는데, 프로로 뛴 이후 4연승은 처음이었다.”

#2. 엄청나게 넓고, 믿을 수 없이 열광적인 CSL

“개인적으로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생각한다. CSL이 K리그보다 수준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스타일도 다르고 축구 문화도 다르다. TV에서만 보던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는 것도 의미 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동료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됐다.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도 옆에서 못 맞춰주면 혼자 경기를 바꾸기는 어렵다. 드리블을 즐기는 테세이라(장쑤쑤닝)나 제르비뉴(허베이화샤)는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데 하미레스(장쑤), 구아린(상하이선화) 그리고 파울리뉴(광저우헝다) 같은 선수들은 패스 플레이를 하니까 조금 위력이 반감된 것 같다. 결국 관건은 중국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느냐다. 광저우헝다나 장쑤가 잘하는 것은 중국 선수들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원정은 정말 힘들다. 나라가 너무 크다. 상하이나 베이징은 괜찮겠지만, 우리는 구석에 있어서 어딜 가든 오래 걸린다. 베이징이나 창춘에 가서 2~3시간 기다렸다가 다시 비행기를 타야 한다. 사실 제주도에서도 비행기 타는 게 힘들었었는데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걱정이다 1년차 때는 잘 모르고 막 다녔는데 이제 대충 어디에 가면 어느 정도 걸리는지 알게 됐다. 물론 그래서인지 홈어드벤티지가 확실히 있다. 다른 팀도 연변 오기가 어렵다. 그리고 홈팬들이 열광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홈에서 확실히 강하다. 하지만 원정 가서는 정말 힘들기도 하다. 원정가서 딱 1승 했는데, 프로생활하고 원정 1승은 처음 있는 일이다(웃음).”

“축구 열기는 인상적이다. 중국와서 첫 경기를 상하이선화 원정으로 치렀다. 상하이 공항에 내렸는데 우리 팬들이 몇 십 명이나 기다리고 있더라. 공항에서 열광적으로 응원가를 불러줬다. 경기 당일에도 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선화 팬들이 경기장 주변에 가득했다. 우리 버스를 보더니 박수 쳐주더라. 승격팀에 대한 응원이었다. 선화는 팬도 많고 단합도 잘돼있다. 광저우헝다도 인상적이다. 어딜 가든 경기장이 거의 만원이다. 박수도 많이 치고 못하면 욕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뭘 하든 경기장이 가득 차니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재미있다.”

#3. 달콤쌉싸름한 대표팀

“체코전을 뛰고 다시 부름 받지는 못했다. 내 생각이지만 당시 체코전은 게임 내용보다도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전 경기에서 너무 크게 졌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승리가 필요한 경기라고 봤다. 내 스스로도 경기 결과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당시 감독이 전반 끝나고 불러서 ‘왜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느냐. 부딪히면서 경기하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내 스타일이 그렇지 않은데 그 지시를 받고 바로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에는 몸싸움을 할 그런 상황도 별로 없었다. 결과적으로 포인트를 (두 개) 올려서 팀 승리를 도왔는데 그 다음부터는 대표팀에 계속 못 갔다. 그런 부분에서는 아쉽지만, (선발은) 감독이 결정할 문제다. 감독도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그런데 그 전에도 3년 동안 대표팀에 가지 못했다. 다 내려놨다. 열심히 하다 기회가 되면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게 된다면 주전으로 뛰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4. 화끈한 연변 생활

“연변은 축구 열기가 엄청나다. 인스타그램에 사진만 올려도 난리 난다. (지)충국 형이나 최인 형 사진 밑에 장난으로 연변 말투로 댓글을 남기면 그게 캡쳐돼서 연변팬 사이에서 돌아다닌다. 진짜 관심도 많고 열정적이다. 하이난 1차 전지훈련 마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 6명이 팬미팅을 했다. 사실 한국에서 팬미팅이 어디 있나 그냥 사인회 정도지. 그런건 아이돌이나 하는 거다(웃음). 그런데 저녁에 행사장 가보니까 1천 명 이상 왔더라. 팬미팅 하면서 다시 한 번 축구 열기를 느꼈다. 경기 끝나고 밥 먹으러 가면 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밥 먹으면서 우리 이야기를 한다.”

“팀 지원은 좋다. 숙소와 음식은 항상 좋다. 한국팀에서는 감독님이 뭘 해달라고 해도 (팀에서) 다 해주지 않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여긴 안 그렇다. 감독님이 해달라면 바로 해준다. 감독님이 숙소와 음식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여기선 그런 부분이 정말 좋다. 전지훈련도 좋은 데로 왔지 않나(웃음).”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바뀐 부분이 거의 없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잔류 경쟁이) 어려울 것 같다. 작년에는 승격팀이었으니까 심리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의욕도 강했다. 그런데 1년 해봤기 때문에 올해는 정신적으로 조금 긴장이 풀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작년에도 정신적으로 약해졌을 때마다 졌다. 우리는 정신력이 강점인데 그 부분이 약해지면 안 된다.”

사진= 풋볼리스트, 길림신문

풋볼리스트 류청  blue@footballist.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473
  • (베스트 일레븐) 부산 아이파크와 옌볜(延邊) 푸더(富德)가 실전을 방불케 하는 스파링 매치를 벌인다. 부산은 2016 K리그 챌린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승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 옌벤은 현재 개막한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두 구단은 평가전을 갖기로 합의했다. 부산은 지난 15일 구...
  • 2016-03-18
  •     최명광 "례의, 겸손, 렴치, 극기, 백절불굴", 이는 태권도 정신이다. 우리 연변축구팀 용사들에게 이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 중국축구슈퍼리그는 전국시대(战国时代)에 들어섰다고들 한다. 돈으로...
  • 2016-03-17
  • [풋볼리스트=항저우(중국)] 한준 기자= 보조 경기장을 포함해 총 9개면의 운동장을 보유한 중국슈퍼리그 축구팀 항저우그린타운의 클럽하우스 규모는 거대하다. 1군팀부터 U-12, U-15, U-17, U-19로 구분된 연령별 팀, 그리고 중국에만 존재하는 ‘축구 학교’가 한 곳에 모여 축구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항저우...
  • 2016-03-17
  • 지난 제1라운드 상해신화팀과의 원정경기때 상해동북경제문화발전촉진회 연변사업부 박형군주임을 비롯한 핵심 골간들이 순조로운 응원에 큰 힘을 보탰다. 제2라운드 강소소녕팀과의 원정경기때도 쟝저후(江浙沪) 축구팬협회와 합세하며 순조로운 응원을 도왔다. 박형군씨는 기자와의 두번 만남에서 “연변팀이 있어 ...
  • 2016-03-16
  • 연변팀의 올시즌 목표는 크게 1,2차로 나뉜다. 1차 목표는 슈퍼리그 잔류, 2차 목표는 10강 진입이다. 연변팀의 박태하감독과 “팀의 핵심” 윤빛가람선수(한국 제주전지훈련 인터뷰시)는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한 뒤 순위를 올리고싶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시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여유 있게 ...
  • 2016-03-16
  •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아쉽다. 아직 알파고가 상수(上手·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바둑은 아직 인간이 (기계를 상대로)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세돌 9단은 15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간과 인공지능...
  • 2016-03-15
  • 이세돌 9단은 '인간 대표' 수식어를 달기에 충분한 승부사였다. 앞선 대국을 통해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한 뒤였지만 스스로 그 약점을 택해 시험대에 올랐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했다.   이세돌 9단은 15일 서울 종로구의 포시즌스 호텔 6층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알...
  • 2016-03-15
  • [중앙일보] 표정 없는 알파고와 (인간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표정 없는 대리인 아자황 박사에 비해 ‘승부사’ 이세돌이 순간순간 짓는 표정은 생동감이 넘쳤다. 그의 표정때문에 대국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함께 가슴을 졸이고 함께 초조해 했고, 승리의 기쁨도 함께 나눴다. 상대에게 이다지도 자기 감정...
  • 2016-03-15
  • 1초당 10만 가지 수 계산하는 '슈퍼컴'과 싸우는 인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바둑으로 인류 최강자를 이긴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에 전 세계가 감탄하고 있다. 그러나 열광과 환호는 최신 기술 앞에서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세돌 9단에게 쏟아지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2일 인공지능 알...
  • 2016-03-13
  • ◆ AI 혁명 / ④ 알파고가 던지는 교훈 ◆ 인간은 익숙지 않은 상황에 마주쳤을 때 두려움부터 앞선다. 향후 100년간 기계가 도전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 뇌를 압도한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다 기계가 사람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염려도...
  • 2016-03-13
‹처음  이전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