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길림신문 김룡 기자
10명으로 원정에서 싸우고도 승점 1점을 얻었습니다.
아쉬움보다는 손에 든 승점 1점을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변은 두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승점을 얻었습니다. 전반 초반에 실점하고도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초반에는 구즈믹스가 퇴장당했으나 더이상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원정에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인상적입니다.
축구는 분위기를 타는 경기입니다. 특히나 남의 안방에서는 그 파도가 더 셀 수 밖에 없습니다. 전반 초반에 꼴을 허용했을 때 걱정했던 리유입니다. 연변은 구즈믹스를 수비로 내리지 않고도 상대 공격을 잘 막았습니다. 연변 수비가 지난 시즌 선제꼴을 허용하면 무너졌었지만, 올시즌에는 달랐습니다.
박태하 감독은 후반에 최인, 김파와 같은 공격적인 선수들을 넣어 승부를 보려고 했을 겁니다. 그래서 상대 수비를 좀 더 체력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구즈믹스를 공격수로 계속 썼다고 봅니다. 물론 구즈믹스가 후반 초반에 퇴장 당했을 때 다시 한번 마음이 내려앉았지만요. 그래도 선수들은 잘 버텼다고 봅니다.
후반에 좀 더 공격적인 선수 변화를 준 게 꼴로 이어졌습니다. 연변 공격은 FC바르셀로나처럼 매끄럽지는 않았으나 간간이 날카로웠습니다. 상대 수비들이 자일을 잡기 위해 중앙에 몰려있었기에 측면에서 기회가 날 가능성이 컸고, 김파와 최인이 결국 측면에서 일을 냈습니다. 공격진 집중력이 조금 아쉬웠는데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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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봄》을 열창하는 쟝저후 팬들 영상 링크
경기를 보다가 귀를 의심했습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노래가 들렸습니다. 맞습니다. 고향의 봄이였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내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경기장에서 같이 노래를 부른 것도 아닌데 울컥했습니다. 짧지만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집에서는 ‘저 인간 중국 중계로 축구 보면서 왜 고향의 봄은 부르나’라며 이상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거기까지 가서 어려운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팬들이 있다는 건 정말 값진 일입니다. 절강에서 부르는 고향의 봄이라니요…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후반에 상대가 꼴을 넣기 위해서 밀고 나올 때 공을 잘 끊고도 의미 없이 련결하는 패스는 아쉬웠습니다. 조금만 더 침착하게 패스를 련결했다면 역전도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내려앉은 수비진도 그렇습니다. 상대를 좁은 공간안에 가둬야 하고, 옆에서도 그리 지시하는데 너무 주저앉아 공간을 내줬습니다.
자일을 보고 아쉬워한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저도 절반은 그렇습니다. 꼴을 넣으라고 데려왔는데 팀플레이를 너무 열심히 하고 있더라고요. 후반에 한명이 모자랄 때도 헤딩을 열심히 하고 수비까지 가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이 갈렸습니다. 김파와 최인이 수비를 해주고 자일은 공을 기다려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승점 1점과 함께 나아지리라고 봅니다.
“자일, 다음엔 꼴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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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을 열창하는 쟝저후 팬들 영상 링크
현장에 있는 김혁중 분석관과 짧은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김 분석관은 팬들 때문에 승점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끝나고는 팬들이 아리랑을 불렀었다고 하더라고요. 2015년 10월 처음으로 연길시체육장을 찾았을 때 들었던 아리랑이 생각났습니다. 그 아리랑을 듣고 연변 축구의 의미를 어느 정도 깨달았었던 기억도 함께 났고요.
선수들은 승점 1점을 얻을 자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승점의 주인공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팬들입니다. 절강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 팬들, 그리고 각지에서 마음을 졸이며 경기를 봤을 팬들은 승점 1점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언젠가 이렇게 매짠 팬들과 고향의 봄 그리고 아리랑을 함께 불러보고 싶습니다.
사진= 길림신문 김룡 기자
/기사출처: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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