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인 문제로 계약 불발
리오넬 메시(34살)가 허무하게 바르셀로나와 21년의 동행을 끝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잔류를 위해 자진 년봉을 삭감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스페인 라리가 샐러리캡(총지출 상한제) 탓에 어쩔 수 없이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가 바르셀로나에 남지 못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메시와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지만 경제적, 구조적 장애물로 인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메시와의 리별 소식을 전했다.
◆바르셀로나서 력대 최고 선수가 된 메시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라마시아’ 출신으로 2005년 B팀에서 1군 합류 뒤에 한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황금세대 주역으로 유럽축구련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 국제축구련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 3회 등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778경기 672꼴, 305도움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력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축구선수 최고 영예 발롱도르도 6회나 수상하면서 세계 최고를 넘어 력대 최고 반렬에 올랐다.
◆라포르타 회장 “선수보다 팀이 우선”
메시의 이적소식을 접한 뒤 큰 충격에 빠진 팬들은 캄노우에 모여 구단에 항의를 하는 등 분노하고 있다. 라포르타 회장은 지난 4월 취임연설에서 메시를 반드시 잔류시키겠다고 약속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바 있다. 바르셀로나 팬들의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라포르타 회장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였다며 팬들을 달랬다. “메시가 남을 거란 헛된 희망을 갖게 하고 싶지 않다. 메시는 잔류를 원했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구단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 현실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재정규정에 막힌 메시와 바르셀로나
메시는 바르셀로나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라리가 샐러리캡 탓에 어쩔 수 없이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메시의 계약이 올해 6월로 종료되면서 바르셀로나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를 붙잡기 위해 재계약협상을 이어왔다. 구단에서 2년을 더 뛴 뒤 미국프로축구(MLS)로 진출하고 이후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관리층 등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장기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계약이 불발되면서 량측은 21년 만에 결별하기로 했다.
메시측과 합의를 이뤄 새로운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이였지만 라리가의 재정규정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게 바르셀로나의 설명이다. 바르셀로나가 메시와 계약을 이어가려면 선수단 임금을 먼저 줄여야 했다.
라리가는 구단의 총수입과 비교해 선수단의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률을 넘지 않도록 하는 ‘비률형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한다. 선수를 영입할 때 수입보다 많은 돈을 들이지 못하도록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도입한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 대류행 전 선수 년봉 상한선이 6억 7100만유로로 가장 높았지만 올해 3월에는 3억 4700만유로로 크게 줄었다. 앞서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바르셀로나가 선수 년봉 상한선을 초과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메시의 선수 등록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메시가 재계약 론의 과정에서 임금 삭감에 동의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다른 선수들의 이적을 추진해 지출을 줄여보려 했으나 네투, 사무엘 움티티, 필리피 코치뉴, 앙투안 그리에즈만 등 고액 년봉자들이 팀에 남았다. 결국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포기해야 했다.
◆바르셀로나와 라리가의 힘겨루기
4일, 라리가가 CVC 투자 펀드로부터 27억유로의 투자를 받아 구단들에 분배한다고 발표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숨구멍이 트이는 듯했다. 라리가는 CVC의 투자를 받고 수익의 10% 등을 CVC에 넘겨주는 ‘전략적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이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구단은 성명을 내고 계약내용이 장기간 구단의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라리가가 구단들과 충분한 론의를 하지 않았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라포르타 회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메시와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라리가가 마련한 CVC펀드 계약에 동의해야 했지만 향후 50년 동안 구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메시의 새로운 계약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포르타 회장은 메시와 재계약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향후 50년 동안 구단의 중계권을 빼앗아가는 라리가의 새로운 투자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라리가와 CVC펀드의 계약에 동의하면 장기간 구단의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이는 곧 바르셀로나가 추진하는 유럽 슈퍼리그의 무산과 직결된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슈퍼리그를 추진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메시와 결별 발표가 있은 지 몇분 뒤 CVC가 구단의 개입이나 지시가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사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바르셀로나와 립장을 같이했다. 이 모든 련결고리는 유럽 슈퍼리그를 향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바르셀로나와 메시의 재계약을 둘러싼 상황은 바르셀로나와 라리가의 힘겨루기로도 보인다. 라리가는 유럽 슈퍼리그를 계속하려면 메시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에 라포르타 회장은 유럽 슈퍼리그라는 대답을 메시와의 결별 성명을 통해 확실하게 알렸다.
바르셀로나와 라포르타 회장은 구단 력사상 최고의 선수보다 유럽 슈퍼리그의 가능성을 선택했다.
◆메시의 다음 행선지는 빠리 생제르맹이 유력
하루아침에 예상치 못한 재계약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메시의 차기 행선지에 온 시선이 쏠리고 있다. 메시는 자유계약 신분이기 때문에 년봉 및 개인 합의만 이뤄진다면 이적료 없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구단은 빠리 생제르맹(PSG)이다. PSG는 지난해 메시가 이적을 선언했을 때도 적극적인 구애를 보낸 바 있다. 무엇보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했던 네이마르와 브라질국가팀 동료 앙헬 디 마리아, 레안드로 파레데스 등이 있어 메시를 설득하기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메시의 PSG 이적과 동시에 음바페가 레알로 떠날 수 있는 씨나리오가 제기됐다. 영국매체 《익스프레스》는 “PSG는 메시를 열렬히 원하고 있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러나 메시가 PSG에 합류하게 된다면 음바페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종합/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