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출국하는 딸을 위해 항공사 측에 공항 보안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편의를 봐주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빈과일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말 렁 장관의 딸 렁충얀(23)은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짐가방을 홍콩 공항 수하물 검색 구역 밖에 둔 채 출국장으로 들어가버렸다. 이후 딸 전화를 받은 렁 장관이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측에 짐가방을 탑승구까지 갖다주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홍콩국제공항에서 딸의 여행 편의를 위해 공항 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렁춘잉 행정장관을 비난하는 연좌시위가 열렸다. /EPA 연합뉴스
공항 보안규정에 따르면 물건을 두고 출국장에 들어온 승객이 물건을 되찾으려면 출국장 밖으로 나가 다시 수속해야 한다. 그런데 렁충얀은 재수속 대신에 공항 직원을 불러 짐가방을 안으로 가져다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은 규정을 들어 거절했다. 그러자 렁충얀은 아버지에게 전화해 캐세이퍼시픽 측이 자신에게 직접 짐을 가져다주도록 부탁했고, 결국 렁충얀은 탑승구에서 가방을 전달받았다.
렁 장관 측은 "특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공항·항공사 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지만 렁충얀이 편의를 제공받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 이를 '가방 게이트'라 지칭하며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17일 홍콩 공항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렁 장관 측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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