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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광주가 맺어온 25년간의 우정, 그 발자취를 따라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8월22일 00시00분    조회: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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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순이 지난 19일 시장에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신화사

광동성 광주(广州)와 한국 광주(光州)광역시가 지난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인 이명순은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한국어 발음이 비슷한 두 지역은 지리적으로 1,800키로메터 이상 떨어져있지만 이명순에게 광동 광주는 고향과도 같은 도시다.

친구의 초대를 받은 이명순과 남편은 1995년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였다. 북경에 일주일간 머물면서 고궁·이화원·골목(胡同) 등을 구경하던 이명순에게 당시 중국은 땅이 넓고 자전거가 많은 낯선 나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 문화와 한자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이명순과 남편은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1997년 북경을 다시 찾았다. 몇개월 후 그는 한국인 친구가 북경에서 창업한 한중물류회사에서 일하게 됐고 같은 해 9월 회사의 중국 남부지역 사업 확장을 위해 북경을 떠나 광동 광주로 이주했다.

1996년 광동 광주는 이명순의 고향인 한국 광주와 우호 도시 관계를 맺었다. 두 도시는 그렇게 26년간 우호 관계를 맺었고 이명순도 광동 광주에서 25년간 생활했다.

광주에서 이명순이 가장 자주 방문하는 곳은 바로 시장이다. 그는 한 도시를 알아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현지 시장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자재를 통해 현지 음식 문화에 대해 배우고 상인과 소비자의 교류를 통해 현지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명순이 처음 광주에 왔을 때 시장은 머무르고 싶지 않은 장소였다. 그는 “당시 시장은 거의 야외에 로출되여있었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 때마다 생선 비린내와 쓰레기 등 악취로 가득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도시 경제와 주민 생활 수준이 점점 향상되면서 중국 시장의 환경도 개선됐다. 그는 “한때 코를 막고 다녀야 했던 곳을 이제는 오전 내내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젠 소비자가 넓고 깨끗한 시장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즐겁게 장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스캔해 원하는 것을 모두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순은 시장의 변화가 중국 도시 문명과 주민 생활 수준의 향상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광주에 왔을 때 교통이 불편해 외출할 때 늘 택시를 탔지만 지금은 사통팔달한 지하철이 있어 외출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1997년 6월, 광주 최초의 도시철도 로선인 광주 1호선이 정식 개통됐다. 2022년 5월까지 광주 지하철의 운행 거리는 620키로메터를 상회하며 상해와 북경에 이어 가장 긴 운행 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교통 여건 뿐만 아니라 광주의 도시 모습도 날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25년간 이명순은 주거 밀집 지역인 ‘오양툰’(五羊屯)이라는 지하철역 근처에 거주해왔다. 이곳은 현재 광주의 새로운 도심인 ‘주장신성’(珠江新城)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1990년대초 연못과 채소밭이 뒤얽혀있는 황무지에 불과했던 주강신성은 이명순이 처음 광주에 온 1997년이 되여서야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주강신성이 위치한 광주 천하 중앙상무구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며 기업 본사만 120개가 모여있어 광주에서 경제 활동이 활발한 지역중 하나로 성장했다.

중국 도시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많은 한국 기업이 광주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광주상무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광주와 한국의 무역액은 90억 1,500만딸라로 전년 동기 대비 9.63% 증가했다. 2022년 6월 기준 한국은 광주에서 루적 1,477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투자 규모는 44억 400만딸라, 해외 직접 투자(실제 투자 기준)는 38억 1,700만딸라에 이른다.

이명순은 “광주와 한국간의 긴밀한 무역과 인적 교류는 국제상거래 물류 사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회사 사업이 계속 확장됐다”고 밝혔다.

경제 무역 교류와 더불어 도시간의 우호 교류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광주에서 치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광주시는 경기장 밖 도로 하나를 ‘광주로’로 명명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두 도시는 코로나19 대응에서 손을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초기 한국 광주는 중국 광주에 KF94 마스크 만장을 기부했다. 또 코로나19가 한국 광주에 확산하자 중국 광주가 한국에 마스크 30만 장을 기부하고 영상 메시지도 보냈다.

작년은 두 광주가 우호 도시 관계를 맺은 지 25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에 두 도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경제 무역 협력 ▷과학기술 및 음식 교류 등 분야의 다양한 온라인 교류 활동을 펼쳐 두 지역의 우정을 더 돈독히 했다.

또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의 해이자 ‘한중 문화 교류의 해’이기도 하다. 이에 두 도시는 ▷음악·예술 ▷e스포츠 ▷교육·의료 ▷인공지능(AI) 등 방면의 교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명순은 두 광주는 류사한 발음 이외에도 비슷한 특징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례를 들어 중국 광주는 ‘광동료리’(粵菜)로, 한국 광주는 전라도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광주는 자동차 제조, 전자, 신소재, 광전기 등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광주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수소 경제 등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명순은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여 두 도시간의 오프라인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더 많은 광주 시민들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광주를 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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