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분 분량의 이 영화는 '망종', '경계', '이리', '두만강'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며 주목을 받은 조선족 출신 장률(53) 감독의 9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2년 전부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학 특임교수로 한국에 정착한 그는 '풍경' 외에도 1월 16일부터 2월 2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에 데뷔작인 '당시(唐詩)'를 한국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고 있다.
영화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상영되는 '당시'는 조선족 출신으로 소매치기 고수였던 주인공이 중년이 돼 손 떨리는 병을 얻으면서 소매치기를 그만두고 집에서 혼자 격리된 삶을 사는 소통과 단절에 관한 이야기다.
장 감독은 올해 한국내 개봉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영화 '경주'의 감독도 맡아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경주로 향하는 한 두 남녀의 엉뚱하고 재기 발랄한 여행길 에피소드를 그린 상업영화다.
"조선족 출신이라는 저의 아이덴티티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보편성을 추구해왔죠. 갈등과 치유, 사랑과 미움, 행복과 죽음 등을 둘러싼 인간의 삶은 어느 곳이나 같다고 봅니다. 다만 지역과 생활이 다를 뿐이죠. 제 영화가 변화를 겪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찍는 배경이 한국이 됐을 뿐입니다. 제 출신과 상관없이 그냥 '영화'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흑룡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