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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중국어 번역, 그 원인 파헤쳐보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7월8일 08시42분    조회: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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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번역기의 중한번역 테스트 결과 화면 캡쳐 

한국주 행사를 앞두고 우연히 한건의  번역을 맡은 적이 있다. 선양시정부의 한국주 홍보용 팸플릿 문건이었다. 이 행사를 앞두고 한국으로 나가 사전 홍보하려는 정부 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선양시의 홍보자료였다. 몸 담고 있는 곳이 시 정부와 유관한 조직인지라 주관부서의 소개를 거치며 흘러흘러 그리 된듯하다. 꽤 오래 전 이야기다. 사실 오래 전이랬자 불과 10년도 채 안 된 옛날이지만, 그래도 모든 방면에 해가 다르게 빠른 진척을 보여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점을 의식하면 지금 꺼내려는 이야기는 분명 오래 전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문건의 제목부터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辉煌灿烂的沈阳市’. 말하자면 ‘휘황찬란한 선양시’라는 뜻이 되겠는데, 그대로 직역해서는 도무지 우리네 홍보문구의 감성에는 와닿지 않는 표현인지라 ‘활기 넘치는…’, ‘역동적인…’, ‘내일을 향해 달리는…’, '미래지향적인…' 등등을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내일을 향해 달리는 선양시’로 해 버렸다.

개방 이후 오늘의 발전을 이룬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내일을 기약하는 중국인의 감성에는 이 제목이 맞을지 몰라도 적어도 한국어 느낌으로는 시정부의 의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문구였다. 물론 본문도 중문 특유의 표현이 많아서 직역하다가는 얼토당토않은 표현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원문이 지향하고자 하는 의미만 새긴 후 아예 우리식 감성에 따른 표현으로 새로 작문해 버렸다.

당시 번역 용역비가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았던 듯 내게 금전적으로 도움되는 일도 아니었기에 굳이 용을 쓸 일도 아니었다. 그저 좋은 일 한답시고 했을 뿐이었다. 물론 요즘은 인식도 형편도 달라져서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시 정부 내 홍보 실무진에서는 그까짓 조선어따위 아무나 번역하면 어떤가 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그래서 시정부 내 조선족 공무원들이 수고만 많을 뿐 칭찬은 커녕 욕 먹을 가능성만 많은 이 일을 기피하다 보니 어찌어찌 공이 내게로 넘어왔던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어이없게도 당시 그 번역한 내용을 두고 비디오 녹음작업까지 했다. 성우급은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매끈하고 감칠맛나는 표준어발음의 젊은 한국여성이 해야 할 판에 이 탁하기 그지없는 음성의 중년 남자라니, 원! 나같은 사람은 절대 안 된다고 도리질치는 내 등을 떠미는 통에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어울리지 않게스리 방송국 스튜디오에 들어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프리젠테이션 화면의 변화에 따라 내레이션 대사를 읊조리느라 사뭇 긴장하고 있는 이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 어쨌든 그때는 그랬다. 내가 이런 대충 대충하는 방식이어선 곤란하다고 이야기할 상황이 못되었던, 인식의 간격이 너무나 커 어찌 설명할 방도조차 찾지 못했던 ‘그때 그 시절’이었다.

지금 들으면 누구라도 황당하다 할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새삼 거론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제홍보 실무에 어둡고 번역수준과 문구 하나의 중요함에 대해 무지하다 싶을 정도의 어이없는 일을 겪었지만 저들이 그 후 빠르게 개선해 나간 것과는 달리 우리의 한중 번역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인식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거론하고자 함이다.
 

 
요즘 중국 정부차원의 중한 홍보 문건을 보면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번역문구든 디자인이든 전문가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 역력하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완성도를 지향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그런 반면 훌륭한 컨텐츠의 한국 작품이건만 도중에 중국어 관련 내용이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수준 낮은 중문 자막과 배우들의 어설픈 중국어 발음을 듣고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서 낯이 뜨거워진다. 제법 내로라 하는 유수한 기관에서 제작하는 것도 그러하니 소소한 곳들에서 이루어지는 번역들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아무리 좋은 품질의 제품일지라도 일단은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제대로 알려 놓은 다음 뭔가를 기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마케팅의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단계를 쳐다보는 건 언감생심 욕심에 불과하다.

중국 현지에서 교육사업에 종사하며 아쉬운 대로 교육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한국에서 우수한 교육컨텐츠를 들여와 중국시장에 접목하려는 업체들을 더러 만난다. 하나같이 자사 제품의 우수한 컨텐츠를 내게 설명하고 납득시키기에만 바쁘다.

그런데 다른 부분은 젖혀 두고서라도 여지껏 제대로 된 중문 번역 자료를 들고 온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컨텐츠의 중국 경쟁력과 내가 느끼는 실제 컨텐츠의 그것이 확연히 구분되는 대목이다. 한국사람인 내게 한국어로 설명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한중 번역에는 한글과 한국을 아는 중국인이 최선이고, 중한 번역에는 중문과 중국을 아는 한국인이 최선이다. 중국 조선족의 경우 한국어 구사능력이 천차만별이기에 개인에 따라 한글과 한국을 아는 중국인이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 방법을 채택해 부단히 공을 들이지 않는다면 번역되어 건너간 물건들은 자체의 품질을 지키지 못하고 번역물의 포장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박사급에 해당하는 지식도 고졸 수준의 번역자가 처리하면 고졸 수준의 내용으로 변질되게 마련이다. 시쳇말로 말과 글이 외지로 나가서 단독 드리블 볼 하는 상황이 예사로이 펼쳐진다.

더 늦기 전에 한중 번역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저들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우리의 ‘이때 이 시절’이 아직도 ‘그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음을 깨닫지 못한대서야 될 말인가? 우리말이 조잡한 수준의 외국어로 옮겨지는 것도, 수준급의 외국어 표현이 조잡한 수준의 우리말로 옮겨진 걸 지켜보는 것도, 결코 유쾌하지도 유익한 일도 아니다. (pjt00417@naver.com)

온바오
박정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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