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룽징춘의 용정실험소학교 전경. 학교는 1906년 보재 이상설 선생이 세운 항일 민족 교육 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의 후신으로, 오는 29일 학교 건립 110주년 행사를 열어 민족의 뿌리를 되새긴다. <용정실험소학교 제공>
용정실험소학교 29일 건립 기념식에 재학생 등 1천여명 참석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일제 강점기 만주벌판에 신식 교육기관 '서전서숙'(瑞甸書塾)을 세우고 항일 민족교육을 이끈 이상설 선생의 발자취가 110년 만에 후학들의 목소리로 되살아난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룽징춘(龍井村)의 용정실험소학교는 오는 29일 재학생과 교직원, 한국 초청인사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건립 110주년 기념 축제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용정실험소학교는 1906년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이 세운 서전서숙의 후신으로, 110년 동안 학교 간판은 수차례 바뀌었지만 선생이 남긴 민족교육 정신을 이어받아 정기적으로 건립 기념식을 열고 있다.
중국 지린성 룽징춘의 용정실험소학교에 있는 '서전서숙(瑞甸書塾)' 기념비. 학교는 1906년 보재 이상설 선생이 세운 항일 민족 교육 기관인 서전서숙의 후신으로, 오는 29일 학교 건립 110주년 행사를 열어 민족의 뿌리를 되새긴다. <용정실험소학교 제공>
이번 행사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합창, 가야금·장고·색소폰 연주, 단체 무용 등을 선보이고, 서전서숙을 모태로 학교가 성장해온 발자취를 전시회 등으로 되돌아본다.
한국에서도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 보재이상설선생후원회, 학계 등에서 10여 명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한다.
학교 관계자는 "서전서숙은 이상설 선생이 남긴 항일 민족 교육의 산실"이라며 "학교에서는 2006년 100주년 기념식을 여는 등 정기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열어 학생들이 민족의 뿌리를 되새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설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만주로 망명해 항일 운동을 이어가면서 1906년 8월 서전서숙을 세우고 민족교육을 이끌었다.
서전서숙은 선생이 '헤이그 특사'로 간 뒤 일제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이듬해 문을 닫았으나 1908년 '간도 보통학교'로 다시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조선족 사회에서 민족교육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현재 용정실험소학교에는 1∼6학년 9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교내에는 서전서숙 기념비 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재학생의 90%는 조선족, 나머지는 한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