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계정 운영, 영상물 제작에 푹 빠져버린 임천룡·안정 커플
(흑룡강신문=하얼빈) 렴청화 연변특파원=사랑을 하며는 옆구리가 덜 시리다고 들었소
사랑을 하며는 찬 손도 따따새진댔소
사랑을 하며는 친척들 오솝소레 냅둔댔소
사랑을 하며는 동민데 맨즈가 있는댔소
옛노래 ‘숙명'이 신통하게 바뀌였다. 사투리로 개사된 노래를 젊은 남녀가 부르는데 표정이 하도 진지하니 뜬금없이 웃긴다. 사실 모 결혼정보업체의 홍보물이였음에도 사람들은 ‘끄기' 버튼을 누르지 않았고 이 영상은 한때 모멘트를 도배했다.
그러고보니 낯설지 않다. 올해 4월 ‘조선족은 우리 중화 대가정을 사랑합니다'라는 주제로 영상을 게재해 턴센트(腾讯)로는 16만뷰, 미니블로그(微博)로는 5만뷰를 기록했던 명콤비다.
임천룡·안정 커플, 그들의 인기가 다글다글 끓어오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정 ‘조용할 새 없는 커플(任你不安静)'의 운영자들이다. 4월에 개설한 이후로 지금까지 창작영상물로 30여편을 공개했다.
그들은 1인미디어를 지향한다. 이는 개인 혼자서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 및 류통시키는것을 뜻하는 말. 하여 인터넷 하나로 스타, 기자, PD까지 전부 가능하니 걸어다니는 방송국이라 봐도 무방하다.
‘조용할 새 없는 커플' 계정은 일상을 공유하고 상황극을 연출하며 맛집을 탐방하는 것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영상을 기획 및 편집하는 등 대부분 제작과정은 안정씨가 책임진다.
소소하게는 ‘외할머니가 달라졌어요', ‘노래방 민페들', ‘조선족 모녀가 다투는 방법' 등 일상물을 내놨다.
이에 호감을 가진 일부 업체들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했다. 하여 익숙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광고물이 탄생됐는데 모멘트를 달궜던 ‘숙명'이 바로 그중 하나이다.
거듭 말하자면 계정의 핵심인물은 안정씨다.
"낯가림이 심한데다 외향적인 편도 아니였어요. 대학 때 문예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지만요… 허나 뭔가에 꽂히면 계속 파고드는 성격이예요. 위챗장사도 열심히 했어요. 학비,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했으면 꽤나 착실하게 산 거죠?"
공부보단 세상 돌아가는 것에 더 집중했던 아이. 그러고보면 콘텐츠 발굴과도 잘 매치되는 것 같다.
1인미디어에 처음으로 눈 뜬건 2016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국인 커플이 려행지를 소개하는걸 봤어요. 뭔가 어설프면서도 솔직담백한 느낌에 뻑이 갔죠. ‘어, 이런 횡설수설은 우리도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스친거에요." 안정씨는 기억을 더듬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돼서 사드문제가 불거졌고 조선족에 대한 편견 글이 이곳저곳에 보이더라구요. 이에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영상이 바로 ‘조선족은 우리 중화 대가정을 사랑합니다'인데, 공개된지 열흘 만에 10만뷰를 찍을 줄이야... 전 그때 가능성을 읽었어요."
소통, 표현 욕구가 만족되면서 창작영상물에 대한 그들의 도전도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영상 제작은 독학으로 첫 걸음마를 뗐다. 초기엔 한편을 만드는데 4일 남짓이 소요되던데서 이제는 2일 좌우로 단축됐으며 작품 질도 훨씬 높아졌다. 시의적절히 포착된 콘텐츠는 구상, 기획, 촬영, 편집과정을 거쳐 영상으로 탄생한다.
초기엔 셀카용 카메라에 컴퓨터 한대가 전부였다. 요즘은 카메라 두대와 작업에 편리한 컴퓨터를 장만했는가 하면 소파, 프린트기 등으로 사무실을 채워가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 또한 새로 이사한 집에 조명, 배경지, 삼각대 등을 설치해 스튜디오로 사용할 계획이다.
방점은 어디다 뒀을가. 그들은 "코믹함"이라 답하고나서 "일상적, 긍정적, 개념적이여야 한다는 틀 아래에 웃음코드를 맞췄다"고 덧붙였다.
"상황극이라면 흐름상 우리말로 표현할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경우에도 중문 자막은 꼭 넣어줬죠." 30여편 영상들 중 거의 대부분이 중문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지역성을 타파하겠다는 욕심이 언뜻 읽히기도 했다.
예상 답변을 기대한채 "어떤 왕홍(网红)이 되고픈가?"고 질문했더니 반전의 답이 돌아왔다. "왕홍이란 말엔 벼락스타라는 의미도 담겨있어요. 유명해지려는 마음에 자극적인 소재나 저급한 언행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희의 꿈은 알거리, 볼거리, 즐길거리에 관한 정보를 자기만의 재치로 맛깔나게 전하는 1인미디어로 성공하는겁니다."
이미 1인미디어 전성시대다. 그러나 승자독식(胜者独食)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진입 문턱이 낮지만 아무나 대박을 터뜨리는 건 아니다. 다만 트렌드 포착, 전략적 접근, 꾸준한 노력이 잘 버무려진 청춘을 응원하지 않을 리유는 없다. 중요한건 시도다.
백문이 불여일견. 빠른 절주의 코믹함은 흑룡강신문 위챗공중계정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