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치렬한 연변도서관 자습실 풍경
일주일간의 음력설 련휴가 하루를 남겨두고 끝나가고 있다. 명절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던 사람들이 각자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련휴의 마지막날 찾은 연변도서관 자습실은 마치 설명절 기간임을 잊은 듯 공부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습실에는 60명이 훌쩍 넘는 ‘공부족’들이 ‘열공모드’로 한창이였다.
도서관 출입문에는 설명절 기간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페관하고 18일부터 21일까지 낮시간만, 22일부터는 정상적으로 개관한다고 통지가 붙어있었다.
공무원시험 준비로 평소에도 거의 매일 도서관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홍모(28세)씨는 “자습실은 항상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데 요즘 음력설 련휴에도 매일 공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설명절의 여유로운 기분을 뒤로 하고 도서관 개관시간에 맞춰 어김없이 자습실로 발걸음을 돌린 그는 년초에 세웠던 다짐들이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도록 자신의 신년계획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다.
자습실 ‘열공생’ 행렬에는 임산부도 있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다음달이면 출산을 앞두고 있어 그전에 틈틈히 공부를 해둬야 한다”며 련휴날에도 자습실로 향하게 됐다는 오모(33세)씨, 직장인인 그는 평소에도 도서실에 자주 다닌다고 했다. 사업상 수요로 올해 6월달에 사회공작자 자격증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꼭 넘고 싶다고 결심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자습실 공부족중에는 어린 친구들도 많았다.유독 앞줄에 앉아서 몇시간 동안 꿈적없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한 어린 친구가 참 인상적이였다. 방학숙제를 하고 있다는 최모(14세)군, 한창 방학일테고 더우기 요즘 설명절 기간인데 놀러가지 않고 어떻게 자습실에 오게 됐냐는 물음에 단번에 “제가 사실은 도서관 ‘단골’입니다”며 도서관 독자카드를 먼저 꺼내보였다.
그는 “집에 있으면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텐데 도서실에 오면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따라서 공부하게 된다”며 도서실 공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학은 물론 매번 방학이면 매일 도서관에 와서 방학숙제를 하거나 독서를 한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했다.
‘휴식일’이 무색하게 독서실은 공부 열기로 제법 진지했다. 소곤소곤 말소리도 조용하게 몰두하고 있는 공부족들의 사로를 헤집어놓으랴, 잠시 밖으로 자리를 뜨는 기회에 잠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도서실은 설명절 련휴가 빗겨간 듯 이미 바쁜 일상으로의 복귀를 끝낸, ‘꿈꾸는 자’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달리는 ‘꿈꾸는 터전’이였다.
“음력설 련휴가 끝나면 정말 꼭...” 년초에 호기롭게 계획했던 다짐들이 작심삼일에 그쳤다면 음력설 새해가 신년계획을 다시 되돌아보고 재점검해보는 2차 기회가 아닐가 싶다.
길림신문 김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