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구술89] 민속가요 3부작과 〈꽃밭을 가꾸네〉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1월14일 08시55분    조회:89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 -89](허동철편5)

저는 자기 맡은바 방송업무에 충실하느라 밤낮없이 뛰여다녔습니다. 무게가 30-40근씩 되는 록음기를 메고 산골에도 찾아가 실황을 록음하고 심양, 길림까지 찾아가 록음하면서 자기 사업에 힘을 다했습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가사를 별로 못 쓰고 감정과 정서를 축적하면서 생각나는 것들은 머리창고에 쌓아 두었다가 여유가 있을 때 종종 끄집어내여 창작하군 했습니다.

젊은시절의 허동철가족.

앞에서 얘기하였지만 명절이면 우리 가족들은 장모님댁에 모여 명절을 쇱니다. 1984년도 음력설을 장모님댁에서 지내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날에 집을 비웠으니 집을 덥히려고 부엌에서 풍구를 돌리며 불을 때는 데 불시에 누군가 문을 차고 들어섰습니다. 누구겠습니까? 바로 방룡철선생이였습니다. 그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랭돌같은 가마목에 풍덩 주저앉더니 “내가 새곡을 지었으니 들어보라.”고 하였습니다.

“딴따딴따딴따 딴따딴따 딴따다…” 하는데 듣는 그 즉시로치마폭을 나풀”, 씨름판이 들썽”,방울소리 딸랑”하는 가사가 떠오르더란 말입니다. 제가 남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래의 어떤 곡조가 한소절이라도 맘에 와 닿으면 령감이 떠오르고 거기에 맞는 가사 구절이 생각난단 말입니다. 바로 지금의 명절놀이 첫머리 가락을 들으면서 이런 구절이 떠올라 그것을 종자로 삼고 다른 내용을 갖다 붙인 가사가 바로 명절놀이입니다.

1

치마폭을 나풀 어데로 가느냐

귀동자를 안고서 어데로 가느냐

명절이라 즐거운 날

공원놀이 떠난단다

흠—귀동자를 흠—안고서

명절이라 즐거운 날

공원놀이 떠난단다

2

방울소리 딸랑 누가 그네 뛰느냐

옷고름을 날리며 누가 그네 뛰느냐

재간 많은 우리 시누이

그네놀이 성수났구나

흠---옷고름을 흠—날리며

재간 많은 우리 시누이

그네놀이 성수났구나

3

씨름판이 들썽 누가 황소 탔느냐

붉은꽃을 달고서 누가 황소탔느냐

힘장수인 우리 랑군님

나를 보고 웃는구나

흠—붉은꽃을 흠—달고서

힘장수인 우리 랑군님

나를 보고 웃는구나

한국화 가수

이 노래를 연변가무단의 가수 한국화가 불렀는데 괜찮게 불렀습니다. 방룡철선생이 한국화를 방송국 구락부에 불러다 놓고 반나절이나 련습시켰습니다. 저는 그저 옆에서 지켜만 보았습니다. 지금은 연변가무단의 임향숙가수가 부르기도 하고 가끔은 연변인민방송국 노래자랑에서도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당시 9.3명절 때면 공원운동장 에서 경축행사 전후에 이 노래가 련속 확성기에서 울려나와 경축행사장의 분위기를 화끈 달구기도 하였습니다.

중국인민해방군 복건전선방송국에서 대만에 보내는 문예프로에서도 이 노래를 방송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연변인민방송국 내가 즐기는 프로상도 받았는데 11수가운데서 제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한번은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우리 가족을 취재할 때 저의 아들도 시인인데 아버지의 작품가운데서 제일 마음에 드는 가사가 명절놀이라고 하면서 이 노래를 직접 불러 텔레비죤방송에도 나간 적이 있습니다.

90년대 허동철 작사가의 가족사진.

이 노래는 그네나 씨름같은 민속내용을 담은 노래인데 이 가사에서 제가 제일 흡족해 하는 구절은 “재간 많은 우리 시누이 그네놀이 성수났구나” 바로 이 대목입니다. 왜 그럴가요? 바로 우리 생활의 진실을 예술의 진실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입니다. 기실 우리 생활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사이가 좀 미묘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는 올케가 시누이를 칭찬하는, 이뻐하는 가사구절로 노래의 의미를 더 살려낸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쓴 가사가운데서 민속소재로 된 노래가 몇 수 더 있는데 첫째는 오래오래 앉으세요이고 두번째는첫날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연변인민방송국의 리송영 국장님이 로인들의 환갑노래를 썼으니 이번에는 청년들의 결혼잔치노래를 써보라고 하기에 쓴 것입니다. 첫날의 노래 가사입니다.

장가를 간다고 그리 좋을가

시집을 온다고 그리 수줍을가

꽃을 달고 입 못 다문 신랑이요

너울 쓰고 고개 숙인 신부로구나

눈이 맞은 원앙새

눈이 맞은 원앙새

마음도 서로 맞추어

첫날 언약 백년을 지켜가세나

이 가사에서는 우리 실생활 속 신랑신부의 잔치날 정경을 비슷하게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가사를 당시 어릴 때 타향에서 시집온 새각시들이 너울을 쓰고 수줍어하던 모습을 먼 발치에서 재미있게 지켜보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저의 6촌형님 허동활(연변연극단 연극배우, 감독)이 우리 누님의 결혼잔치에 왔다가 뒤집 아가씨한테 첫눈에 반해서 그 즉시로 그 집에 들어가 청혼을 했다던 얘기도 생각났습니다.

6촌형님 허동활선생님을 모시고.

그 때 당시는 결혼하자면 부모들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우리 형님은 일본류학까지 다녀온데다 눈에 정기가 돌고 코가 우뚝 솟은 잘 생긴 총각이라 그 집에서도 인차 동의를 하였답니다. 그래서 형님은 얼마 안되여 잔치를 하고 뒤집 이쁜 처녀를 색시로 집에 데려갔다고 합니다. 우리 집 잔치에 왔다가 뒤집 처녀와 눈이 맞았던 모양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너울 쓰고 고개 숙인 신부로구나”, “눈이 맞은 원앙새” 이런 가사구절을 쓰게 된 것입니다.

이 노래는 널리 퍼졌는데 그 때 당시 청춘남녀의 결혼식 록화테이프에 이 노래가 어김없이 들어갔댔습니다. 한번은 안도현의 친척집 잔치에 갔었는데 역시 첫날의 노래를 악대가 연주하더구만요. 이 노래 역시 연변인민방송국 ‘내가 즐기는 노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저는 우리 민속의 노래 첫날의 노래오래오래 앉으세요명절놀이이 3부작으로 하여 정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3부작은 ‘나는 민족의 아들이다'.‘나는 민족의 혼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외 민속을 소재로 한 초샌주 김치 띵호와와 같은 작품도 있고 사진 한장 모셨네,샘물집에 운이 트오 등 작품도 있습니다.

〈명절놀이〉를 열창하고 있는 연변가무단 윤행성 가수.

50년대에 우리 조선족들이 즐겨부르던 외국가요〈홍매화는 피였는데〉라는 노래가 있습니다.“홍매화는 피였네 들과 시내가에/사랑하는 사람아 왜 오질 않나/홍매화는 피였는데 왜 오질 않나” 이 노래는 쏘련시인 이사꼽스끼가 이미 나온 곡에다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저는 이사꼽스끼의 이 노래를 너무나 즐겨 불렀습니다.

저도 타고 났는지 키웠는지는 몰라도 이사꼽스끼처럼 있는 곡에다 가사를 곧잘 엮어내는 재간이 있습니다. 1982년의 어느 봄날입니다. 역시 방룡철선생이 곡을 써가지고 찾아와서 한번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가 흥얼흥얼하며 첫머리의 몇가락을 들려주는데 듣자마자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의 약동하는 모습이 안겨왔습니다. 그래서 “왔구나 왔구나 봄날은 왔구나”이렇게 시작을 떼고 쓴 가사가 꽃밭을 가꾸네입니다. 그 당시는 문명건설의 고조가 한창인 때인지라 정신문명을 부여하여 가사를 썼습니다.

왔구나 왔구나 봄날은 왔구나

앞집도 뒤집도 모두 나와서

뜰안에 길가에 꽃나무 심네

꽃나무 심네

아 백화가 피여나는 화원에

마음의 꽃도 행복의 꽃도 아름답게 가꿔가자

이것이 1절 가사이고 2절, 3절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피였네 피였네 곱게도 피였네/ 백일홍 봉선화 곱게 피여나/ 오가는 사람들 반갑게 맞네/ 반갑게 맞네/ 아 백화가 피여나는 화원에 / 마음의 꽃고 행복의 꽃도 아름답게 가꿔가자", "좋구나 좋구나 봄날은 좋구나/ 마당의 꽃들은 향기 풍기고/ 마음의 꽃은 단꿈을 키우네/ 단꿈을 키우네/ 아 백화가 피여나는 화원에/ 마음의 꽃도 행복의 꽃도 아름답게 가꿔가자"

국무원 환경보호위원회 세계환경일 가요평의에서 고무상을 받은 가사 〈꽃밭을 가꾸네〉.

이 노래는 그 때 당시에 정말 히트를 쳤습니다. 요청음악프로에서 요청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부르는데 만도 한참 시간이 걸렸습니다. 3척동자들까지 다 불렀습니다. 어느 해 설에 장모님댁에서 일가친척 오락회가 벌어졌는데 그때 우리 집 애가 여섯살인가 되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라고 하니 이 노래를 부르더군요. 처남댁 딸애도 서너살 되였는데 노래를 부르라고 하니 역시 이 노래를 불렀는 데 “앞집도 뒤집도”를 “앞집도 앞집도”로 불러 한바탕 웃음보를 터뜨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애들까지도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길림신문 글 구성/ 김청수기자

사진 영상/ 김성걸 김파 정현관 기자

파일 [ 1 ]

Total : 1576
  • 일전 단동라디오텔레비죤방송국 조선어라디오영화텔레비죤프로그램번역제작부는 '조선어 회화 수준 향상'을 원하는 시민들을 위해 《쉽고 정확하게 조선어 배우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12시&n...
  • 2021-09-28
  • 9월 21일 추석날,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가을추위와 비바람에도 조선족 백년부락 철령현 우의촌은 추석 명절 분위기로 넘쳤다.   우의촌 출신 기업인 김정연(링크-김정연은 누구인가?)이 마을로인에 대한 ...
  • 2021-09-23
  • 15일, 길림성문화관광청에서 주최하고 길림성문화관에서 주관한 2021년도 길림성군중무용대회 및 전 성 ‘올스타상’ 선발대회가 장춘국제회의중심에서 펼쳐진 가운데 연변군중예술관과 룡정시문화관에서 공동으로 선보인 무용 가 대회 1등상을 거머쥐였다. 연변군중예술관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창건 100돐을 맞...
  • 2021-09-17
  • 9월 8일, 2021년 연변조선족자치주 ‘가장 아름다운 로인’ 회갑잔치가 연변체육관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연변 로인절 맞이로 준비된 이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수요로 미루어져 진행하게 되였다.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전임 주임, 중공중앙 통전부 전임 부부장 리덕수와 연변조...
  • 2021-09-14
  • 9일, 룡정시도서관 비암산분관 현판식이 룡정시비암산풍경구에서 열린 가운데 룡정시문화텔레비죤라지오관광국 당조성원이며 도서관 관장인 임선화와 길림성 중백문화관광투자유한회사 부총경리 장환이 공동으로 분관의 현판을 제막했다. 룡정시도서관은 ‘군중을 위해 실속 있는 일 하기’를 참답게 추진하...
  • 2021-09-13
  • 연변가무단 당지부서기 단장 김휘 “연변가무단에서는 습근평 총서기의 민족사업회의에서 한 중요연설 정신과 국가의 민족사업 관련 법률법규를 가무단의 제반 사업에 참답게 관철하고 락실하는 것에 큰 중시를 돌리고 실속있게 추진하였습니다” 9월 6일 오후 연변가무단 당지부서기이며 단장인 김휘는 민족단결...
  • 2021-09-08
  •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가무단에서 제작한, 길림성을 대표해 제6회 전국소수민족문예경연에 참가한 정경가무시(情景歌舞诗) 《해란강반 벼꽃 향기》가 중앙텔레비죤방송넷과 국가민족사무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동시에 온라인 방송을 탔다. 잊을 수 없는 그 날/ 장백산도 춤을 추었네/ 그대가 우리 마을에 오셨네/ 정다운...
  • 2021-09-06
  • 연변조선언어문화진흥회 7주년 기념모임을 9월 4일, 연변조선언어문화진흥회에서는 7주년, 조선언어문화진흥회 설립 4주년 기념모임을 도문시 월청진 걸만촌에서 소박하게 가졌다. 지난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북경에서 개최된 중앙민족사업회의에서 한 습근평 총서기의 “국가 통용 언어문자를 널리 보급하고 각 민족...
  • 2021-09-06
  • 18일, 연변인민출판사에 따르면 19일부터 25일까지 연변인민출판사는 연길시신화서점과 손잡고 ‘연변인민출판사 창사 70돐 기념 도서 할인판매’ 활동을 펼친다. 이 기간 독자들은 연길시신화서점과 연변인민출판사 문화서점을 방문해 30% 할인 가격으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다. 연변인민출판사는 지금까지 1만...
  • 2021-08-23
  • 최근 2년간 여러가지 원인으로 심양시신화서점 조선문서점의 주 업무인 조선문도서 판매가 현저하게 위축됐다. 서점은 이에 대응해 지난 7월 1일 심양시 우홍구 노강북가194-2호에 심양조선문서점 분점을 오픈했다. 중문도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새로운 발전방향과 발전모식을 모색하는 조치다.   김철군 심...
  • 2021-08-20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