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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명작…’, 추천하고픈 인생영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4월29일 10시02분    조회: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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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듯이 영화는 우리에게 변함없이 뜨거운 화제이다.

좋은 영화라고 해서 인생영화는 아니다. 인생영화는 좋은 영화랑 별개이다. 그냥 개인적인 취향과 추억으로 반복해서 보고 싶은 영화이다. 나의 성장에 변화를 준, 심장에 콕 박혀서 추억하면 아련하기만 한 영화, 평생 상기하며 그때 심경을 떠올릴 수 있는 보물 같은 영화를 소개한다.

 

《시네마천국》

(이딸리아, 프랑스. 1990년)

 

리우림 (가명·37세)

영화는 텔레비죤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이 극장으로 몰려가던 행복한 시절에 대한 향수 어린 회상인데 영화를 좋아하는 한 소년과 늙은 영상기사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시네마 파라디소 극장에서 보낸다. 아이는 거기서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친구가 되고 그는 아이에게 아버지 같은 인물이 된다. 알프레도는 화재가 일어나 앞을 못 보게 되지만 소년의 도움을 받아 일을 계속한다. 그 마을의 모든 일은 오락의 장소일 뿐 아니라 만남과 대화의 장소이기도 한 그 극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영화는 네오 리얼리즘과 이딸리아 코미디의 전통을 이어받아 유머와 향수 사이에 완벽한 균형을 잡았으며 소년과 영사기사의 관계를 비롯하여 흐뭇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단순한 플롯과 이야기만을 보면 따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조용한 곳에서 한번 제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보면 의외로 상당한 재미를 전달 해주는 영화이다. 한사람의 인생을 무게 있게 다룬 영화이고 워낙 명작이다 보니 나이를 먹고 볼 때마다 새롭게 와닿는다. 이딸리아 현지에서의 평가는 아주 높은편이며 1980년대 몰락해가던 이딸리아 영화산업을 다시 일으켜세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너는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게 돼. 여기를 떠나. 한해든 두해든. 돌아와보면 모든 것이 변해있어.”

잘 만들어진 영화는 20대, 30대 나이대가 바뀔 때마다 다른 감상을 준다. 실의에 빠져 고향을 떠난 게 아닌 대학 입학으로, 지극히도 규범적인 루트로 고향을 떠났지만 고향은 더 이상 내게 돌아올 기회를 보여주지 않았다.

“여기를 떠나라! 로마로 돌아가. 너는 젊고 세상은 너의 것이야. 더이상 네가 얘기하는거 듣고 싶지 않구나. 나는 다른 사람이 너에 대해 얘기하는 거 듣고 싶어.”

대학을 졸업하고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하던 젊은 청춘에게 이 영화의 명대사들은 나를 매번 다잡아주었다. 스스로 머리속에 떠오르거나 나의 친구의 입을 통해서 이 영화의 명대사들은 잊을 만하면 내게 불쑥 나타난다.

 

관람객 평어

평점 10점 ★★★★★

▶2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감동적인 선률과 영사기에서 나오는 달콤한 키스 장면들을 보며 토토의 회상에 젖은 듯한 애잔한 표정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한사람의 삶, 사랑, 우정, 꿈, 희망, 성공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굿바이(入殓师)》

(일본, 2008년)

 

김경란 (37세·한국)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귀천이 없음을 강조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꺼리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굿바이》는 납관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10년 전쯤 DVD로 봤던 영화이다. 도꾜의 한 오케스트라 첼리스트 다이고가 막 베토벤의 합창 연주를 끝내고 주섬주섬 자신의 첼로를 챙길 때 오케스트라가 오늘부로 해체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도꾜 첼리스트의 허세를 뒤고 하고 그는 인생의 마지막 려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납관사가 된다. 초상집에 가서 시신을 관에 넣기 전에 옷을 곱게 갈아입히고, 얼굴에 분칠하여 유족에게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일을 한다. 그런 다이고의 새 일자리에 안해는 기겁하고 고향친구들은 화를 낸다.

영화는 납관사에 대한 그런 시선을 어떻게 교정하는지 보여준다. 싸늘한 시신으로 누워있는 사람에겐 산 만큼 높은, 바다 만큼 깊은 사연과 슬픔이 있을 것이다. 납관사는 그 사람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의 죽음에 대해 전해 들은 것도 없다. 오직 경건하게 마지막 떠나는 사람의 육신을 정성껏 분장한다.

“오늘 안해는 지금까지 제가 본중에 가장 예뻤습니다. 고맙습니다.”

두번째 납관 일을 맡았을 때 5분 지각했다는 리유로 유가족에게 쓴소리를 들었지만 죽은 안해를 대하는 진중한 주인공의 태도에 감동한 남편이 감사함을 표현하며 한 말은 이 영화의 명대사가 될 법하다.

이 영화는 실제 납관사의 자서전을 보고 영화화를 진행했는데 제목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씨나라오를 쓴 코야마 쿤도가 장의사의 완곡적인 표현으로 ‘오크리비토’라고 제목을 달았다고 한다. 즉 ‘보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영화는 2009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이 장의사라는 직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심리변화가 력력히 안겨와서, 현실 속에서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이다.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됐고 지어 나도 닥치게 되면 장의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누군가가 하고 있다는 것과, 알고보면 그 일들은 생각과 달리 그들에게는 아주 신성한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관람객 평어

평어 10점 ★★★★★

▶이 영화를 보고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였다. 세상에 하찮고 천한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7번 봤다. 무슨 얘긴지 알지?

▶탄생이 아름답듯이 죽음도 잔잔하고 아름답게 풀어냈다.

 

《연을 쫓는 아이》

(미국, 중국. 2008년)

 

조금희 (38세)

초중 때 친구한테 주는 선물에 연 띄우는 그림을 그려준 적 있다.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생각이 나면서 가슴에 와닿았다.

그들의 아버지가 그러하듯이 아미르와 하산은 도련님과 하인으로 묶여있지만 친형제처럼 서로를 위하고 챙기는 단짝친구이다. 유약하다고 핀잔을 듣기 일쑤인 아미르에게 하산의 존재는 특히 절대적이다. 골목에서 덩치들에게 시달릴 때에도 하산은 아미르를 위해 겁도 없이 새총을 겨눈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아미르는 하산의 도움으로 우승을 차지하지만 연을 찾으러 골목길에 들어갔다가 폭행을 당하는 하산의 고통을 못 본 척한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끝에 아미르는 하산을 모함하고 결국 그 일로 인해 하산과 그의 아버지는 집을 떠난다. 30년 후 미국에서 소설가로 성공한 아미르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하산과의 우정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자신과 달리 하산은 언제나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며 뒤에서 지켜봐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미르는 하산과의 우정을 되찾기 위해 떠난다.

불행한 사건으로 산산쪼각 난 두 소년의 갈등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 어린시절 친구의 아픔을 모른 척 했던 아미르의 화해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특이한 소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영화 속에는 행복과 감동이 듬뿍하다.

미국 영화지만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진정성과 주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이며 현란한 연출로 인한 영화적 재미는 덜할지 몰라도 영화에서 묻어나는 진정성의 힘이 가슴을 울린다. 한때 우리도 그런 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게 순박하면서도 촌스러운 풍경과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네가 원하면 천번이라도 연을 찾아올 수 있어.”가 명대사로 꼽힌다. 영화는 할레드 호세이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뉴욕타임즈 신문에서 무려 120주 동안이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34개국 800만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현실 속에서 누구나 그렇듯 우리는 아미르처럼 나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하산처럼 용감한 사람이기를 원한다. 이 또한 나의 솔직한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마음속에는 쫓고 있는 연이 있다.

 

관람객 평어

평어 10점 ★★★★★

▶원작을 읽어라, 영화는 그 감동을 담지 못했다.

▶뭔 짓을 한 거냐, 감독, 너무 다르잖아.

▶영화를 보고 '책을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던 영화… 따뜻한 눈물이 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이딸리아, 1997년)

 

김호 (가명·39세)

파시즘이 극에 달할 즈음 펼쳐진 가족 사랑이야기이다. 제2차세계대전중에 자행된 유태인 학살을 그린 영화들은 무수히 많다. 유태인 학살을 그린 영화들은 대개 어둡고 우울하며 전쟁의 아픔 및 인간에 대한 소중함을 무겁게 다루지만 이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느낌이 다른 영화들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이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감독 및 배우인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아 유태인 학살이라는 너무나도 끔찍한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러니한 유쾌함 뒤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 및 전쟁의 비극을 그 어느 영화보다도 슬프고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로 승화시켜 가슴 한켠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아빠, 왜 유태인과 개는 저 가게에 못 들어가?”

“왜냐하면, 저 사람들은 유태인하고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짧지만 아빠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을 극명하게 표현했다. 평화롭기만 했던 귀도의 가족들은 강제로 수용소로 끌려들어오게 된다. 영문을 모르는 아들에게 아빠는 현재 처한 상황이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어린 아들에겐 이 끔찍한 현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은 아빠. 워낙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진한 사랑이 담겨있는 장면이다.

마지막 독일군에 끌려가면서도 아들을 향해 윙크하고 량팔을 힘차게 휘저으며 걸어가던 아빠의 눈빛이 너무 강렬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혼란한 틈을 타서 탈출을 시도하던 귀도였지만 그의 계획은 발각되며 그러한 모습을 아들 조슈아가 철문 사이로 쳐다보고 있다. 독일군의 총구 앞에서 끌려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귀도. 그 순간에도 그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을 아들을 익살스럽게 바라본다.

“아들아, 아무리 처한 현실이 이러해도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란다.”

너무 밝아서 오히려 여운이 더 남는 영화, 동화처럼 슬프고 놀라우며 행복이 담긴 이야기, 내 인생에 꼭 봐야 할 영화로 손 꼽는 데 1초도 주저하지 않을 정도의 영화이다. 아마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명작으로 남을 것이다.

 

관람객 평어

평어 10점 ★★★★★

▶10점이 안 아까운 영화. 볼 때마다 아름다워서 눈물이 난다.

▶2차대전 력사를 이렇게 해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니… 마지막 장면이 너무너무 마음 아프다.

▶주인공은 웃는데 나는 눈물이 나는 이상한 영화.


연변일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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