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혁의 독서만필](2)《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2월18일 09시55분    조회:126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혁의 독서만필](2)《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민족영웅 안중근에 대한 책자는 많이 나왔고 나의 서가에도 적지 않게 꽂혀있다.

지난 1980년대 장춘의 송정환선생이 쓴 《안중근》, 조선족시인 김파의 장편서사시 《천추의 충혼 안중근》으로부터 최근 한국의 유명작가 리문렬이 안중근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장편소설 《불멸》에 이르기까지 안중근 관련 전기물들을 픽션과 논픽션물로 여러권 소장하고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접하는 순간 제목부터 강렬하게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고 감질난 독서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책은 짧은 단편력사소설로 포켓(袖珍)용으로 발간되였다. 몇해전 한국행차에서 이 책을 접했고 귀국하는 비행기내에서 단숨에 독파해버렸다. 몇십분내에 읽을수 있는 분량이였지만 읽고난 뒤 그 느낌은 강렬했다.

안중근의 할빈 거사 30년후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둘째아들 안준생은 일본이 이토 히로부미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 남산 장충단에 지은 절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 이토 히로쿠니에게 사죄의 머리를 숙인다.

이튿날 일본과 한국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각 신문들은 톱소식으로 《안중근의 아들이 아비 대신 용서를 구했다!》라고 전했다. 안중근의 거사에 두손 번쩍 쳐들었던 전체 민족의 환성이 탄식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안중근은 민족의 이름으로 조선침탈의 괴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이토는 죽었고 그로써 안중근은 나라 잃은 조국과 민족에 불세출의 영웅으로 남았고 력사에 큰 획을 그으며 잠들었다. 그런데 한국 근현대사 최고의 영웅의 아들은 대체 왜 이런 력사를 거꾸로 뒤집는 선택, 터무니없는 행각을 벌렸을가?

안중근의 의거를 재현한 유화(김봉학 그림).

안중근이 중국 려순의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 일제치하에 남겨진 가족의 생은 분명 곤고했다. 큰아들은 일곱살 어린 나이에 일제의 끄나불이 넘겨준 독이 든 과자를 먹고 죽었고 안중근 일가족이 김구선생을 찾아 상해로 가지만 림시정부가 일제의 추적을 받게 되자 급히 철퇴하면서 안중근의 유가족을 챙기지 못해서 둘째아들 안준생은 타지에 버려졌다.

책은 바로 그 둘째아들 준생의 힘겨운 성장과정을 극화시켜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있다.

가족은 돌보지 못하고 오로지 조국과 민족만 생각했던 아버지, 영웅 아버지를 둔 덕에 그는 평화와 행복도 누리지 못하고 일제의 탄압과 감시속에 촌보난행의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그런 안준생을 향해 일제가 손을 내민다. 그 배후에는 력사를 기만하려는 일제의 야욕이 숨어있었다. 일제는 안준생이 다름아닌 안중근의 아들이기에 《내선일체》에 리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민족말살정책에 안준생을 끌어들이고저 악랄한 수법을 꾸몄던것이다.

그만큼 안준생의 고뇌는 깊었다. 일제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그 자신은 물론 어머니와 누이까지 죽이겠다는 협박이 그의 잔등을 윽박질렀다. 무릎을 꿇으면 일시 안정된 삶이 주어질터지만 그때로부터 친일파, 변절자라는 오명이 따라붙을것이였다. 그러다 모진 세월을 견디다 못해 그만 아버지가 단죄한 그 민족의 원쑤의 후예에게 사죄의 머리를 숙인것이다.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아비에 개 같은 자식). 안준생에게 쏟아진 가장 큰 비난이다.

영웅 안중근의 삶과 그 뒤에 가려져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영웅의 아들의 엇갈린 간극을 보여준 소설, 하지만 책은 그에 대해 단죄하고 묻어버리기보다 그를 그렇게 만든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 묻고 그 심연에 대해 극명하게 드러내보이고있다. 책을 읽어내려가노라면 겨레를 더럽히는 선택을 강요받는 극단적인 비극에 던져져야 했던 한 심약한 령혼의 절규가 들리는듯하다.

근년래 문체혁신에 고민하는 소설가들에 의해 대체력사(代替历史, Alternate History)물이라는 새로운 쟝르가 나왔다. 《실제 력사가 다르게 전개되였다면 어떻게 되였을가?》라는 가정하에 그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소설의 한 기법이다. 가상작품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시대의 진실에 부합하면서 공공선을 모색하는 자세와 내용이다. 그것은 독자를 설득하거나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데 가상이라는 형식은 아주 효과적이기때문이다.

제목만 보면 대체력사소설처럼 보일 소설, 하지만 그런 현학적인 문체로 쓰지 않고 담담히 내려간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외려 더 강한 메세지를 던져주고있다.

요즘들어 섬나라의 몰지각한 지도자들에 의해 우경화의 행보가 더 우심화되고 중국 할빈의 역두에 드디여 안중근기념관이 설치된 시점에서 다시 읽은 책, 작은 책자가 주는 울림은 그래서 더욱 강했다. 

길림신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엄마야 누나야''부용산'등을 작곡한 작곡가 안성현(1920-2006년) 선생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제1회 안성현 선생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오는 10월 7일 열린다. 나주 남평 지석강변에 세워져 있는 안성현의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연합뉴스 자료] 나주문화원...
  • 2016-08-19
  • 정유정·김경욱·김숨·데이비드 밴 등 국내외 28명 작가 참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외 젊은 작가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인 '서울국제작가축제'가 다음 달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1주일간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006년부터 시작해 격년으로 열어온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올해...
  • 2016-08-12
  •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에 있는 윤동주(尹東柱) 생가에 그의 문학적 멘토였던 정지용(鄭芝溶) 시비 건립이 추진된다. 중국 룽징시 방문한 김영만 옥천군수(맨 왼쪽) [옥천군 제공 = 연합뉴스]   정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올해 시비 건립...
  • 2016-08-01
  •   7월 18일 오전,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국제회의실에서 30여명의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좌담회”가 열렸다.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리관복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학철선생의 아드님인 김해양선생이 “항일투쟁시기 김학철선생의 잊을수 없는 두 전우”라는 테...
  • 2016-07-26
  • 수상자 신금화시인(가운데) 7월 2일 오전, 한국리상화기념사업회와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주)에나 인더스트리가 후원한 “제2회 리상화문학상시상식”이 연길시 신개원호텔에서 개최되였다. 멀리 흑룡강성 동녕현 삼차구진에 살고있는 신금화시인이 시 “밤”으로 수상의 ...
  • 2016-07-04
  • 한국문학이 베스트셀러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어느덧 베스트셀러 명단에 한국문학이 떡하니 이름을 올렸고, 때로 절판의 낭떠러지까지 내몰렸던 한국문학 신간은 이제 ‘출간→매진→중쇄’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추세다. 한강 소설가의 첫 맨부커상 수상이란 낭보도 독자 가슴에 숨겨졌던 문학의 향수를...
  • 2016-06-22
  • [동아일보] ‘부커상’ 수상 한강 필두로, 김연수-편혜영 등 해외계약 잇달아 다양하고 보편적 주제로 어필 한국문학 세계화의 축이 바뀐다. 그간 한국문학 해외 진출을 끌어온 시와 소설들은 ‘한국적인 것’이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문열 황석영 씨 등을 중심으로 분단 등 한국의 역사적 상황에...
  • 2016-06-14
  • 귀국 후 첫 기자회견…"수상 예상 못해…11년 전 소설로 상 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17일 ...
  • 2016-05-24
  • 등단부터 주목받아온 '차세대 韓문학 기수' "소설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
  • 2016-05-17
  • 丁亚平(中国艺术研究院电影电视艺术研究所):记得大约是在2012年4月份,电影审查委员会审查此片的时候,特别通知我们说有重点电影,大家尽可能要克服困难来参加。接到这样的通知,我有幸参加了第一版的看片。这个版本很长。我们通常一个下午看两个片子,但是这个片子我们看了一个下午。看之前,就知道《白鹿原》是一个重...
  • 2016-05-03
  • 【著名作家陈忠实去世】记者从陈忠实家人处获悉,今晨7:40左右,著名作家茅盾文学奖获得者陈忠实,因病在西安西京医院去世,享年73岁。《白鹿原》是陈忠实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说集《乡村》、《到老白杨树背后去》等。 陈忠实,中国当代著名作家,中国作家协会副主席。《白鹿原》是其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
  • 2016-04-29
  • 세르반테스(左), 셰익스피어(右)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스페인) 마드리드 대신 (영국) 런던에서 살았더라면 더 나은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등장한 비유다. 지난 23일(현지시간)은 근대소설의 효시로 여겨지는 『돈키호테』 작가인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 2016-04-26
  • 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가 주관한 이상각시선집 《이상각 사랑의 서정시》 출간회 및 세미나가 정선아리랑연구소의 후원으로 지난 22일 연변대학 과학기술청사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민족문자출판특별지원자금프로젝트의 중국조선문우수문예작품선집으로 지난 3월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
  • 2016-04-25
  •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 2016-04-22
  • 구글라이브러리 프로젝트 [구글 캡처]  미국 대법원이 18일(현지시간) 구글의 전자책 프로젝트 라이브러리 프로젝트(Google Books Library Project)의 저작권 침해 심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짧은 명령서를 통해 “소송 당사자인 개별 작가들이 구글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을 인정하지 않는다&...
  • 2016-04-19
  • 조문헌작가가 11일 그가 교편을 잡았던 북경대학에 복귀하였다.  이딸리아에서 묵직한 영예를 받고 돌아온 안데르센상 수상자 조문헌은 막언, 류자흠에 이어 세계문단에서 이름을 떨친 또 한명의 중국 당대작가이다.  수십년간 아동문학창작에 몰두해온 조문헌은 시종일관 소년아동의 생존상태와 심령세계에 주목...
  • 2016-04-14
  • 재외동포 문학육성을 위하여 2016년「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전 세계 170여개국 720만 재외동포 대상으로, 문학적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한민족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모국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시행하는 문학상 공모전에 재외동포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
  • 2016-04-07
  • 중국아동문학작가 조문헌교수가 4일, 이딸리아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 전시회에서 2016년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중국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국제 안데르센상은 국제 아동련맹이 1956년에 설립한 상으로 2년에 한번씩 평가한다. "아동문학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본 상은 "세계적인 범위에서 우...
  • 2016-04-07
  • 검찰이 표절 의혹이 제기돼 고발당한 소설가 신경숙씨(53·사진)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신씨를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두 혐의 모두 법리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면서 “출판사 입장...
  • 2016-03-31
‹처음  이전 4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