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례 장편 '낙타의 뿔', 박솔뫼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한 땀 한 땀 공들인 중견작가의 장인정신과 신진 작가의 실험정신을 각각 보여주는 두 작품이 2014 동인문학상 2월 독회를 통과했다. 이 두 요소는 문학을 완성하는 양 날개다. 윤순례(47)의 장편 '낙타의 뿔'(은행나무)과 박솔뫼(29)의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자음과모음)다.
동인문학상심사위원회(김주영·김화영·오정희·이문열·신경숙·김미현·강동호)는 최근 2014년 세 번째 심사 독회를 열고 이 두 작품을 오는 10월 열리는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에 올렸다. 이로써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구효서 소설집 '별명의 달인', 백민석 소설집 '혀끝의 남자', 황정은 장편 '야만적인 앨리스씨', 김숨 소설집 '국수', 이장욱 장편 '천국보다 낯선' 등을 포함해 모두 7편이 됐다.
윤순례의 장편 '낙타의 뿔'은 행방불명된 애인이 사막 어딘가에 살아있다고 믿는 여주인공, 한국 남자와 결혼했으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추방 위기에 몰린 조선족 여인, 내몽골 뒷골목에서 노름판을 떠돌다 한국으로 도망쳐온 사기꾼 구씨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사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오늘의작가상 수상 작가가 6년 만에 선보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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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례(사진 왼쪽), 박솔뫼. /은행나무·박재홍 제공
심사위원들은 "가족 해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가족 구성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람들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질적인 요소를 버무려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솜씨가 있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많이 다루어진 익숙한 소재라 상투적인 면도 있다" "개성과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도 있었다.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를 낸 박솔뫼는 문단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문제적인 글을 쓰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200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그의 글은 전통 서사(敍事)기법을 거부한다. 특별한 사건 전개도 없고, 문어체와 구어체가 뒤섞이기도 하고, 무위(無爲)의 성향을 보이는 행동은 부조리극을 떠올리게 한다. 삶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상실한 젊은이들이 주로 등장한다.
작가의 실험적 스타일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안 되는 무기력한 상황을 통해 젊은 세대를 아프게 대변했다. 추상적인 주제이지만 밀도 있는 언어로 잘 풀어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자신이 닥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의지 없이 무력한 모습만 보여주는 게 과연 젊은 층을 대변하는 의식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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