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항전별곡》,잊혀진 조선의용군활동 대중에게 알린 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3월17일 07시49분    조회:73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잊혀진 조선의용군활동 대중에게 알린 책… 중국서 일본군과 싸웠던 작가 김학철의 수기도 담겨


[다시 읽고 싶은 책] ■ 항전별곡
이정식 한홍구 엮음ㆍ거름 발행


집 부근 버스 정류장 앞에 작은 여행사 사무실이 하나 있다. 얼마 전 버스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그 사무실 쪽으로 몸을 돌렸더니 이런 광고 글이 붙어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협곡…중국의 그랜드캐니언 태항산'.

태항산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 그 순간,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솟구쳐 올라왔다. 한국과 중국의 항일 운동가가 일본군과 맞서 싸우고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젊은이가 목숨을 잃은 바로 그곳이 지금 이렇게 여행 상품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태항산의 존재는 1986년 <항전별곡>이라는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중국 산시성과 허베이성의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의 항일 근거지였다.

조선독립동맹은 임시정부의 항일 투쟁이 미온적이고 소극적이라고 주장하며 여러 세력이 힘을 합쳐 보다 강력하게 싸우기로 하고 결성한 정치조직이다. 조선의용군은 중국 팔로군과 힘을 합쳐 일본군과 직접 전투를 한, 조선독립동맹의 군사조직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에 대한 논문 모음이고 다른 하나는 김학철의 자전적 기록이다. 김학철은 일본제국주의와 싸우겠다며 혼자 중국으로 건너간 뒤 태항산에 합류, 문화선전활동에 참가한 조선의용군 용사로 훗날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격정시대> <해란강아 말하라> 같은 장편소설과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산문집 <우렁이 속 같은 세상> 등을 냈다. 그는 태항산에서 일본군의 습격을 받아 왼쪽 다리를 잃고 훗날 중국 문화대혁명의 회오리 속에서 반혁명 분자로 몰려 큰 고초를 당하다 2001년 작고했다.

당시 <항전별곡>에 실린 논문이 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의 활동과 편제, 주요 인물 등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었던 것 같으나 오래 전 읽은 책이라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현재 시중에도 없고 공공도서관에서도 모습을 감추었으니 이 책은 다시 읽고 싶어도 읽기가 어렵다. 그러나 책에 실린 김학철의 글은 연변인민출판사 이름으로 출간된 김학철 전집에 포함돼 한국의 일부 도서관에 배포돼 있으니 조금 노력하면 찾아 읽을 수 있다. 실은 김학철의 자전적 수기만을 따로 <항전별곡>이라고 하는데 1986년 이정식과 한홍구가 논문을 추가해 같은 이름으로 책을 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항전별곡>의 김학철 수기는 조선의용군 용사 개인의 별명을 소개하고 여성에 대한 그들의 흥미를 보여주는 등 에피소드가 많아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것은 해학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 김학철의 뛰어난 글 솜씨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항일 용사들이 언제 어디서 총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긴장 속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항일운동가를 다루면서도 비장한 분위기가 나는 <아리랑>과는 또 다른 <항전별곡>의 매력이다.

김두봉, 최창익, 김무정, 김창만 등 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의 지도부는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김일성 파와 대립하다가 대부분 축출되거나 숙청됐다. 이들은 사회주의 성향 때문에 남한에서, 김일성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배제됐다. 그래서 항일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도 남북 모두에서 잊혀진 존재가 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항전별곡>은 그런 그들의 활동을 한국의 대중에게 알린 책이다.

28년 전 <항전별곡>을 읽은 뒤 항일투쟁의 실체에 대한 호기심이 한층 더 커졌다. 그래서 그 뒤 김학철의 장편과 자서전은 물론 김사량의 <노마만리>나 염인호의 <조선의용군의 독립운동> 같은 책을 찾아 읽었다. 그럴 때마다 항일 용사들의 넋이 아직도 살아 있을 것 같은 태항산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 산이 이제 한국의 여행객을 부른다니 혹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한국일보 박광휘 문화부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0
  • 윤순례 “소설가가 특정한 존재에 관심을 가지는 건 스스로 구속하는 짓” 지금,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소설 『낙타의 뿔』 모든 인간은 꾀보 사슴이자 낙타   행방불명된 애인이 사막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으며 황폐한 삶을 견뎌가는 효은,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데 성공했으나 남편의 갑작스런 죽...
  • 2014-01-21
  • 심양시조선족문학회 2013년 사업총화 및 설맞이모임, 제3회 ‘료동문학’호룡문학상, 제2회 ‘료동문학’호룡꼬마작가상 시상식이 1월 18일 오후, 심양시조선족례의궁에서 진행되였다. 이날 모임에 중국사회과학원 박사생지도교수 장춘식연구원, 료녕성민위 장덕수 부청급순시원,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 2014-01-20
  •   연변단풍수필회 부회장이며 연변작가협회 회원인 장진숙의 수필집 《설산에서 파아란 동청나무이기에》가 최근 출간됐다.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수필집은 약 30만자의 편폭속에 작가가 근 10년 ...
  • 2014-01-20
  • 지도일군들이 촬영식 테프를 끊고있다. 백산시당위 선전부의 주최로 마련된 영화《어린 시절의 발자국》(童年的脚印) 촬영식 및 매체대면회의가 1월 12일 오후 백산시도서관 1층 대청에서 있었다. 백산시당위 상무위원이며 시정부 부시장인 진요휘, 길림성당위 선전부 문예처 처장 주강,성라지오텔레비죤신문출판국 영화처...
  • 2014-01-15
  • 김혁감독의 영화 작품 《WHO ARE YOU》의 포스터. 지난해 11월 18일, 복건성장주시에서 열린 제1차금해협국제미니영화축제에서 조선족청년영화감독 김혁은 단편영화 《WHO ARE YOU》(你是谁)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였고 그의 작품은 최우수녀주연상까지 배출하여 또다시 중국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단편영화는 새...
  • 2014-01-13
  • 작가가 PD와 배우를 쥐락펴락하는 시대다. 회당 수천만원의 고료를 받는 일부 스타 작가는 여기저기서 모셔가려고 안달이다. 개중엔 막장 스토리로 지탄받는 작가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청률만큼은 고공 행진을 멈출 줄 모른다. 무엇이 이들을 막장 드라마 작가이게 하는가. 그리고 스타 작가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
  • 2014-01-11
  • 6종의 조선문도서 “제2회 전국 추천 100종 우수민족도서”로 입선 북경 1월 7일발 인민넷소식(기자 김홍화): “제2회 전국 추천 100종 우수민족도서”평의결과가 일전에 북경에서 공개되였다. 올해 6월초 국가신문출판방송텔레비죤총국과 국가민족사무위원회에서는 조직한 이 행사는 2년에 한번씩 진행...
  • 2014-01-08
  • 첫번째 저서 《시론》이후 12번째 문집   평론가 조성일(1936-)선생이 지난 7월에 론문집 《윤동주문학론》(주필)을 펴낸데 이어 개혁개방이후에 저술한 평론과 문학개관, 문단유사 등을 집대성하여 《조성일문집》(연변인민출판사, 45만자)을 일전에 펴내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했다. 이는 조성일선생이 1979년에 첫번...
  • 2014-01-08
  •   최근 채운산의 중단편소설집 《두만강에 살어리랏다》가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되였다. 채운산 중단편소설집에는 중편소설 "녀자의 숙명", "땅의 자식들", "시골의 별곡", "홀아비들의 비애", "두만강에서 살어리랏다" 등 5편과 단편소설 "그해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무능한 사나이", "현대샹즈", "밀림속...
  • 2014-01-08
  • 왼쪽으로부터 김인순, 최국철, 남영전 북경 1월 7일발 인민넷소식(기자 김홍화):“2013 《민족문학》년도상”및 “중국소수민족작가 ‘나의 중국꿈’응모”시상식이 12월 28일 중국현대문학관에서 거행되였다. “2013 《민족문학》년도상”을 수상한 23편의 작품은 한어, 몽골어,...
  • 2014-01-07
  • 4일, 화룡시관광국은 화룡시문련, 화룡시작가협회, 시가련영(诗词联盈) 회원 30명과 함께 화룡 선봉 로리커호에서 문학창작활동을 펼쳤다. 화룡시는 겨울관광자원특색을 살려 화룡해란강겨울관광코스를 출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화룡해란강겨울관광코스 현지답사를 통해 해란강겨울관광문화 개발현황, 발전사로와 ...
  • 2014-01-07
  •   (흑룡강신문=하얼빈) 2013년 흑룡강성 조선족 작가 예술가와 작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흑룡강성 성위 선전부에서 개최한 제8회 흑룡강문예상 평선에서 리민녀사의 실화문학 ‘눈보라 휘몰아치던 항일의 나날들(风雪征程—东北抗日联军战士李敏回忆录(上下)’이 제8회 흑룡강성 문예 신인 신...
  • 2014-01-06
  •       2003년 8월 23일 창간된 중국동포타운신문은 10주년을 맞아 재한중국동포 문학작품을 공모하였고 지난 29일 신문사 산하 평생교육원 교실에서 시상식을 개최하였다. 이번 공모에 20여 명의 재한중국동포가 작품을 보내왔고 그 중 12편이 신문에 게재되었다. 인천대학교 국문학과 재학 중인 김령씨의 ...
  • 2014-01-06
  • 연변작가협회 칭다오지구창작위원회와 칭다오조선족문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3년칭다오문인송년회’가 지난 12월 28일 청양구에서 개최되었다. 회원들이 새해사업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리고 있다.      이날 신년회에는 재칭다오 조선족 문인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한해의 사업을 총화하고...
  • 2014-01-03
  • 한석윤론 《6월을 위한 5월의 노래》출간과 함께 만나본 한석윤선생   중국조선족아동작가를 다룬 처음으로 되는 단행본 작가론 작품집인 한석윤론 《6월을 위한 5월의 노래》(엮은이 김룡운)가 최근 연변교육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였다. 새해 벽두인 1월 2일 오전, 기자는 동시인이며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회장인 한...
  • 2014-01-03
  • 룡정시(현) 건현 100돐 기념 아동문학작품집 《용드레넋》 출판발행의식이 룡정시당위 선전부, 룡정시문학예술계련합회 주관, 룡정시조선족아동문학학회 주최로 2013년 12월 31일 오전 룡정시정무대청 회의실에서 거행되였다. 룡정시아동문학학회 최길록회장의 사회하에 진행된 발행의식에서 룡정시문학예술련합회 주석 리...
  • 2014-01-02
  •   ▲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연변시인협회 시총서《시향만리》2013년 제10호《내가 심은 꽃나무》 [서울=동북아신문]연변시인협회 시총서《시향만리》 제10호《내가 심은 꽃나무》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연변시인협회 시총서《시향만리》 제1부는 한국 서지월시인 시특집 외 27수와 를 집중조명으...
  • 2013-12-30
  • 2013년 《민족문학》년도상 평의가 지난달 북경에서 있었다. 22명의 평론가, 편집, 번역가로 무어진 평심위원회는 토론을 거쳐 《민족문학》 한문, 몽골문, 장문, 위글문, 까자흐문, 조선문 6가지 언어판가운데서 23편을 선정했다. 그가운데는 한어판에 발표된 김인순의 《분수》와 허련순이 쓴 《아B정전》(김련란 번역)이...
  • 2013-12-30
  •   《도라지》잡지사에서 추진하는 《조선족청년작가작품집총서》8-12집이 출간됐다. 《조선족청년작가작품집총서》는 청년작가들에게 창작무대를 제공하고 그들의 창작활동을 추진하며 청년작가들이 하루빨리 문단의 중심에 들어서는데 격...
  • 2013-12-30
  • 인물전기 《한락연의 이야기》의 저자 김혁작가.   연변작가협회 리사이고 소설창작위원회 주임인 김혁작가(소설가)의 청소년을 위한 중국조선족인물전기 중국의 피카소《한락연의 이야기》 출판기념식이 12월 26일 연길 라경호텔에서 있었다. 《한락연의 이야기》는 김혁작가가 청소년들을 위한 조선족인물전기 《주...
  • 2013-12-26
‹처음  이전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