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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신작 ‘소소한 풍경’ 한 남자와 두 여자…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5월3일 08시47분    조회: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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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68·사진)의 신작 장편 ‘소소한 풍경’(자음과모음)은 여고생과 노시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은교’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사랑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인 ㄱ이 대학 시절의 교수였던 ‘나’에게 간만에 전화를 걸어 난데없이 “시멘트로 뜬 데스마스크 보셨어요?”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시작한다. “‘데스마스크’란 말이 내 귓구멍 속의 곰팡이들을 깨운 게 틀림 없었다. 작가로서 내 감수성의 게이지가 비등한 순간이었다.”(13쪽)

ㄱ은 어렸을 때 오빠와 부모를 차례로 잃었고 한때 작가를 지망했던 여자로 결혼에 실패한 후 ‘나’가 거주하고 있는 ‘소소’시에 내려와 살고 있다. 남자인 ㄴ 또한 어렸을 때 형과 아버지를 5·18 광주 사태로 잃고 그 자신은 평생 떠돌이로 살아온 인물이다. 또 다른 여자 ㄷ은 국경을 넘어온 탈북 처녀로, 그녀의 아버지는 국경을 넘다가 죽었고 그녀 자신은 조선족 처녀로 위장해 어머니에게 돈을 부쳐야 하는 고된 삶을 살다가 소소까지 찾아든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파르게 넘어온 자들이 소소에 머무르면서 독특한 연애담이 펼쳐지는 데 그렇다고 해서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ㄱ과 ㄴ과 ㄷ의 삼각관계가 아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이 모두 셋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사랑하며 사랑받는 자가 오직 둘 뿐이라는 독특하고 이상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ㄷ이 들어오기까지, 그러니까 내가 ㄴ과 단둘이 지낸 것은 한 달 남짓이다. 그 사이 그와 내가 ‘멍청한 자유’로 맺어진 건 사실이지만, 한 침대에서 잠든 적은 없다. 덩어리에서 풀려나면 그는 아래층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좋은 꿈꿀 거예요.’ 그는 속삭인다. ‘좋은 꿈 꾸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정물처럼 나는 누워 있다. 그가 이불을 끌어당겨 내 알몸을 꼼꼼히 덮어준다. 그의 입술이 내 이마에 가만히 앉았다가 떠나는 게 다음 순서다.”(86쪽)

말하자면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인데, 여기엔 인간 본질의 밑바닥에 대한 박범신의 특별한 인식론이 담겨 있다. 작품 속 박범신의 분신이라고 할 ‘나’의 독백을 통해 그런 인식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그런데 쓸쓸했던 호숫가 나의 외딴집이 돌연 그 무언가로 가득 차는 듯한 느낌이 나를 사로잡는다. ‘시멘트 데드마스크’ 때문일 게다. 저 홀로 가득 차고 저 홀로 따뜻이 비어 있는 여기, 호숫가 나의 집. 이야기란 그렇다. 존재의 비밀스럽고 고유한 홀림 속으로 킬러처럼 소리 없이 걸어 들어가기.”(20∼21쪽)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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