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인순 '난 ‘70후 작가'라 개인 경험 중시'…권지예 '음식 매개한 작품 공통점 발견'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5월27일 22시36분    조회:207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인순 “난 ‘70후 작가’라 개인 경험 중시”…권지예 “음식 매개한 작품 공통점 발견”

한중작가회의 현지 대담


작가 권지예(오른쪽)와 김인순이 25일 오후 중국 쓰촨성 청두 바진문학원 뜰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한국과 중국 문인 50여명이 모여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을 벌이는 제9차 한중작가회의가 25~6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작가 권지예(55)와 재중동포 작가 김인순(진런순, 金仁順·45)이 25일 오후 <한겨레>를 위해 두 사람의 작품을 두고 궁금증을 풀어보는 대담을 나누었다.

 

김인순
“여성인물 그릴때 독립성·능력 중시
둘만 있으면 충분히 인생 살수있어”

 

권지예
“음식 만들다 아이디어 떠오르기도
둘 다 고전 속 여성 재해석 비슷해”

 

권지예(이하 권) 김인순 선생과 나는 나이는 10년 정도 차이가 나지만 비슷하게 90년대 후반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무엇보다 같은 여성 작가이기 때문인지 공통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작년 8월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소설집 <녹차>를 읽어 보면 김인순 선생 역시 여성의 사랑과 가족 문제를 즐겨 다루되 그것을 음식과 연결짓던데, 내 소설 중에도 ‘꽃게무덤’ ‘뱀장어 스튜’ 같은 단편은 음식을 매개로 여성의 사랑과 욕망의 문제를 추구한 작품들이어서 왠지 친근감을 느꼈다.

 

김인순(이하 김) ‘꽃게무덤’은 음식의 상징적 의미를 매우 잘 활용한 작품으로 읽었다.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은, 이야기를 먼저 구상하고 그에 맞는 상징적 의미를 더하는지 아니면 음식의 상징적 의미를 먼저 설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미는지 하는 것이었다.

 

여자라서 아무래도 음식 할 일이 많다 보니까 조리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소설을 쓸 때 나는 구성에 공력을 많이 기울인다.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식으로 배열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인순 선생 작품 중에 2012년작인 장편 <춘향>이 제10회 소수민족문학창작상인 ‘준마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작품은 우리가 아는 춘향전을 그대로 쓴 것인가 아니면 자기 식으로 재해석한 것인가?

 

한국의 전통 서사인 춘향전에서 모티브를 따왔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내 소설에서는 춘향이 아니라 그 엄마인 월매가 주인공이다. 봉건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억압을 남자의 사랑이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해 벗어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그 소설의 문제의식이었다. 내 경우 고전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창작하면 어쩐지 여성주의자로 변신하곤 한다.(웃음)

 

그 점도 나와 비슷하다.(웃음) 내 장편소설 <붉은 비단보>는 한국에서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꼽히는 신사임당을 모델로 삼은 작품이다. 그러나 그 작품에서 나는 신사임당을 단순한 현모양처가 아니라 예술적 재능과 열정을 지녔음에도 남성 중심 사회에서 그것을 억눌러야 했던 인물로 재해석하려 했다. 김 선생 소설집 <녹차>를 읽어 보면 여성 주인공들이 매우 독립적이고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성적 자유를 구가하는 면모가 인상적이었는데, 나 역시 초기에는 그런 스타일의 작품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현대를 배경으로 삼은 내 소설에서 여성의 성은 일부러 의식한다기보다는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서 등장한다. 내가 여성 인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립성과 능력이다. 이 둘만 있으면 연애나 사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자기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4년에 중국어로 번역 출간된 권지예 선생 소설집 <폭소>는 여성의 욕망과 성의 문제를 두드러지게 부각시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많은 부분을 성과 욕망에 할애한 것은 사실이다. <녹차>의 번역자 후기에 따르면 김인순 선생은 중국 문단에서 70년대생을 가리키는 ‘70후(치링허우)’ 작가의 대표자로 평가받던데, ‘70후’ 작가들과 앞 세대 작가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중국 문단에서 1998년부터 주목받은 작가 7명이 마침 다 1970년대생이었다. 그로부터 ‘70후’라는 명칭이 나왔다. 2000년대 이후 등단한 70년대생 작가들도 있지만 그들을 ‘70후’라 부르지는 않는다. 우리 바로 앞 세대인 1960년대생 작가들은 문화혁명의 상흔이 커서 작품에 정치·사회적 요소가 진하다. 반면 우리 70년대생 작가들은 개인적 경험을 중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그래서인지 김인순 선생 소설을 읽으면서는 전에 접했던 중국 소설들과 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동세대 한국 작가 작품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주제나 문체가 현대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중작가회의의 주제인 ‘문학시장의 변화와 작가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 나는 등단 초기만 해도 문학적 순수성에 대한 고민과 집착이 많았지만, 10년 전부터는 문학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시장’의 변화도 한 몫 했겠는데, 이제는 장르문학을 포용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려 한다.

 

중국 작가는 이른바 시장에 대한 태도가 한국 작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소설과 영화 및 드라마 대본을 아울러 쓰는데, 대본을 쓸 때는 대중의 기호를 의식하게 되지만 소설에서는 오히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는 편이다. 물론 중국 체제의 검열 안에서이기는 하지만.(웃음) 작가협회 소속으로 일정한 봉급과 안정적인 원고료를 받는다는 조건이 독립적인 한국 작가들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겨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8
  • 한국문단의 거목으로 흑구(黑鷗) 한세광의 뜻을 기리고 유능한 문학인재를 발굴 육성하며, 국내외를 초월한 문학인재를 발굴하는 수필문학상인 제8회 흑구문학상 대상(본상)에 수필가 임병숙씨(강원도 원주시)의 작품 `꽃`이 선정됐다. 흑구문학상제정운영위원회(회장 서상은)는 최근 제8회 흑구문학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흑...
  • 2016-05-19
  • 등단부터 주목받아온 '차세대 韓문학 기수' "소설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
  • 2016-05-17
  • 송몽규를 기억하다 - 룡정.윤동주연구회 반일지사, 문사 송몽규를 기리는 행사 펼쳐 2016년 5월 15일 오전 룡정.윤동주연구회에서 반일지사, 문사이며 윤동주의 숙명의 동반자인 송몽규를 기리는 뜻깊은 행사를 펼쳤다.   3부로 펼쳐진 행사는 1부로 룡정 동산마루에 잠들어 있는 송몽규묘소와 윤동주 묘소를 참배하고...
  • 2016-05-16
  • [탄생 100주년… 그러나 잊혀진 작가들]  일제강점기 말기와 격동의 해방공간 등에서 활동한 1916년생 작가들의 탄생 100년을 맞아 그들의 작품세계와 삶을 다룬 문학제가 12일 열렸다. 대산문화재단의 ‘2016년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는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을 주제로...
  • 2016-05-13
  • "한자도 우리의 國字" vs "우리 고유문자는 한글뿐"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글만을 우리 고유문자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2005년 제정된 지 11년 만에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등의 단체와 개인들이 한자를 한국어 표기문자에서 제외한 현행법이 어문생활을 누릴 권리...
  • 2016-05-11
  • 7일, 중국조선족중학생 제17회 “윤동주문학상” 백일장 및 시상식이 연변대학에서 펼쳐졌다. 연변인민출판사 《중학생》잡지사에서 주최하고 한국 연세대학교, 민족문화교육원 등의 후원으로 펼쳐진 이번 경연에 주내는 물론 멀리 흑룡강성, 료녕성, 길림성 산재지역으로부터 지난 1년간 여러가지 글짓기경연에...
  • 2016-05-10
  • 【 앵커멘트 】 민족의 저항시인 윤동주 선생을 기리는 백일장이 그의 생가가 있는 중국 지린성에서 열렸습니다. 비록 사는 곳은 다르지만,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 마음은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중국 지린성에 있는 연변대학교. 강당에 모인 200여 명의 조선족 청소년들이...
  • 2016-05-10
  • 안대회 교수, ‘내 생애 첫 번째 시’ 펴내 “통째로 남산을/옮기긴 어려워도/깨끗한 돌 하나는/가져가도 되겠지요/초가집 아래다/고이고이 놓아두면/흐르는 물소리/콸콸콸 들리겠죠.” 요즘 서울에 사는 아이가 쓴 동시 같지만 사실 조선 후기 사람인 김수약이 다섯 살 때 지은 시다. 요즘 동시처럼 ...
  • 2016-05-05
  •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4박 5일간 중국 칭다오 방문 한국 김  정 대표(시인) / 중국 이문혁 회장(수필가) 해외문화 중국 권대영 지회장(시인) 한국해외문화교류회(대표 김정 시인)는 올해 한중수교 제24주년을 맞아 중국 청도조선족작가협회(회장 이문혁 수필가)초청으로 제7회 한중문화교류차 오는 5월 11일부터 15일...
  • 2016-05-05
  • 박장길의 시집 《너라는 역에 도착하다》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였다. 시집 《너라는 역에 도착하다》는 5개 장절로 나뉘었다. 제1부는 '가슴의 북'으로 시내물, 여름강, 모래섬 등 자연을 소재로 했으며 2부는 '잡초의 가슴에 푸른 칼날이 자란다'로 '가락지', '부자의 독', &#...
  • 2016-05-04
  • 김학철 동상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학인 기념 문학제를 연다. 1916년 출생 문인 중 시인 박두진·이영도·김종한·설창수·안룡만, 소설가 김학철·최태응, 시나리오 작가 최금동이 선정됐다. 대산재단과 작가회의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
  • 2016-05-04
  • 丁亚平(中国艺术研究院电影电视艺术研究所):记得大约是在2012年4月份,电影审查委员会审查此片的时候,特别通知我们说有重点电影,大家尽可能要克服困难来参加。接到这样的通知,我有幸参加了第一版的看片。这个版本很长。我们通常一个下午看两个片子,但是这个片子我们看了一个下午。看之前,就知道《白鹿原》是一个重...
  • 2016-05-03
  • 【著名作家陈忠实去世】记者从陈忠实家人处获悉,今晨7:40左右,著名作家茅盾文学奖获得者陈忠实,因病在西安西京医院去世,享年73岁。《白鹿原》是陈忠实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说集《乡村》、《到老白杨树背后去》等。 陈忠实,中国当代著名作家,中国作家协会副主席。《白鹿原》是其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
  • 2016-04-29
  • 연변문화예술연구센터, 무형문화유산보호센터, 향토문화연구회 공동주최로 "제3회조선족 효사랑 글짓기"를 5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공모한다. 공모대상은 중국 국적의 조선족, 주제는 "효사랑을 위한 필요성과 아이디어에 관한 글", "효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나 내용을 위한 제안의 글", "자신의 가슴 아픈 불효에 대한...
  • 2016-04-28
  • 강릉시에 기탁한 심연수 시인 육필원고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출생 민족시인 심연수 시인의 조카 심상만 씨가 27일 강릉시에 기탁한 심 시인의 육필원고 원본. 이번에 기탁한 육필원고는 10점으로 시 294편이 수록돼 있다. 육필원고는 1940년부터 1943년 사이에 창작한 원고다. 2016.4.27yoo21@yna.co.kr...
  • 2016-04-27
  •   ▲ 제4회 중국 청소년 꿈 발표제전 (사진 나의꿈국제재단) 나의꿈국제재단(이사장 손창현)과 심양시 조선족문학회(회장 권춘철)가 공동주최한 ‘제4회 중국 청소년 꿈 발표제전’이 4월 23일 중국 심양시 조선족 문화예술관극장에서 개최됐다. 2012년 11월 창립된 나의꿈국제재단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
  • 2016-04-27
  • 세르반테스(左), 셰익스피어(右)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스페인) 마드리드 대신 (영국) 런던에서 살았더라면 더 나은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등장한 비유다. 지난 23일(현지시간)은 근대소설의 효시로 여겨지는 『돈키호테』 작가인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 2016-04-26
  • (4월 22일 연변대학에서 진행된 '반디불문학상'백일장시상식 현장) 자그마한 반디불이 별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반디불문학상'백일장이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와 소정한중문화예술협회의 후원으로 6회째 이어지고있다. 지난 22일 연변대학에서 진행된 제6회 '반디불문학상'백일장시상식에는 최...
  • 2016-04-25
  • 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가 주관한 이상각시선집 《이상각 사랑의 서정시》 출간회 및 세미나가 정선아리랑연구소의 후원으로 지난 22일 연변대학 과학기술청사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민족문자출판특별지원자금프로젝트의 중국조선문우수문예작품선집으로 지난 3월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
  • 2016-04-25
  •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 2016-04-22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