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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탈북여성·소수민족… 디아스포라적 삶을 버무리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1월20일 08시07분    조회: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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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작가 금희 국내 첫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창비

작가 금희(36·본명 김금희·사진)는 중국 지린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연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다 2006년 창춘에 정착해 소설을 쓰고 있다. 눈에 번쩍 뜨이는 이력이다. 한국 문단은 젊은 작가들이 문예창작과 졸업, 출판사 근무 등 판박이 경험과 좁은 사유의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 출신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이력은 식상한 한국 문학의 시야를 넓혀주며 결이 다른 서사로, 다른 빛깔 무늬를 짜낼 거라는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가 한국에서 낸 첫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은 그런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개인적 경험과 주변 취재에서 채집한 사례가 주는 재료의 신선함, 삼십대 중반 치고는 녹록치 않은 인생 경험에서 기인하는 웅숭깊은 시선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마치 매운 양념으로 골고루 잘 버무린 김장 김치 한 보시기를 차려 낸 듯 하다. 

소설집에는 조선족 사회에서 바라보는 탈북자 문제,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정체성 갈등 등을 다룬 7편이 수록돼 있다. 현실을 뚫고 나가는 박력 있는 서사와 섬세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특히 2014년 계간 창작과비평 수록돼 한국 문단에 신고식을 치른 ‘옥화’가 압권이다.

“그만 하믄 잘해줬디요. 모도 바쁘게 사는 사람들인데….” 조선족 중산층 사회를 헤집어 놓듯 염치없이 돈을 빌리는 그 여자는 북한에서 왔다. “‘그만하믄’이라니? 그럼 얼마나 더 베풀어주어야 한단 말인가.” 남편과 열심히 일해 제법 번듯한 인테리어 가게를 꾸려가는 조선족 중년 여성 홍은 갈등한다. 그의 내면은 노총각인 남동생과 결혼한 후 야반도주한 북한 출신 올케 옥화에 대한 미움과 부채의식이 범벅돼 있다.

탈북자 이야기는 몇 줄짜리 뉴스로 간간히 듣는다. 그의 소설을 통해선 생명을 담보로 탈출하고 생존하고자 하는 그들의 구체적인 생을 대면하게 된다. 그의 소설이 갖는 힘이다.

소설에는 중국에서 두 개의 언어를 쓰며 사는 경계인, 더 잘 살기 위해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생활인, 급변하는 중국 현대사에 적응하지 못해 표류하는 이상주의자 등 다양한 디아스포라적 삶이 등장한다. 진정한 집을 갖고자 하는 갈등과 욕망을 조선족 한국어 강사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은 표제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이다.

작가는 2002년부터 2년 여 한국에서 살면서 식당과 모텔의 허드렛일, 중국어 강사 등을 전전했다. 22세의 이른 나이에 결혼해 15살 딸과 9살 아들을 두고 있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는 에피소드와 문장이 소설 곳곳에 포치되어 있다. 소설 ‘옥화’에서 한국에서 돌아온 홍의 시아주버니가 ‘땟물을 쑥 벗고 허여멀쑥하니’ 변했지만 ‘힘든 노동, 사람들의 배척과 편견, 보장받지 못한 인권’ 등으로 ‘그곳에서의 정착은 미래가 명랑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대목은 다문화사회 한국의 현주소 같아 씁쓸하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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