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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탈출하고, 동주는 죽어서 돌아온 걸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25일 00시19분    조회: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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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동주 친우’ 문동환 목사, ‘동주’ 각본가 만나 그를 추억하다


‘명동촌과 윤동주’를 기억하는 마지막 증인 문동환 목사(사진 오른쪽)와 영화 <동주>를 각본·제작한 신연식(왼쪽) 감독이 23일 낮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문 목사 자택에서 <동주>를 관람한 뒤 대담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시인 윤동주를 기억하는 이와 윤동주의 흔적을 좇아온 이가 한 자리에 앉았다. 영화 <동주>를 제작하고 시나리오를 쓴 신연식 감독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문동환(95) 목사 자택에서 작은 상영회를 열었다. 문동환 목사는 윤동주, 송몽규와 친한 벗이었던 고 문익환 목사의 3살 터울 동생으로 이들 가족은 명동촌에서 용정으로 옮겨가며 북간도의 땅을 함께 일구었다. 문동환 목사와 가족들이 둘러앉아 영화를 보며 윤동주에 대한 기억을 나눴다, 조카 문영금씨와 딸 문영미씨가 문동환 목사에게 평소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의 기억을 거들었다.

북간도의 소년 시절

신연식 감독(신) <동주>를 준비하며 여러 연구서들을 뒤지고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성균관대 건축학과 윤인석 교수, 송몽규의 조카이며 <윤동주 평전>을 쓴 송우혜 선생 등을 만났다. 윤동주의 이야기를 전해받은 사람들을 만난 셈인데 문 목사님은 북간도 시절 윤동주와 송몽규를 직접 기억하는 분이다.

문동환 목사(문) (북간도) 명동을 떠오르게 하는 기억은 높은 나뭇가지위에 걸린 종탑(윤동주 시 <십자가>에 나온 첨탑)이야. 우리 집에서 학교쪽으로 가자면 먼저 윤동주네 집이 나왔는데 그 집은 과수나무가 그렇게 많았어. 아직도 생생한 것이 살구에 복숭아가 열린 것을 보면서 그걸 먹고 싶었던 생각. 2001년에 그곳을 다시 한번 가봤는데 집은 모조리 없어졌고 학교 운동장은 연초(담배)밭이 됐어.

영화의 북간도 장면은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에서 찍었는데 북방식 가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어서였다. 영화에선 사회주의 때문에 가족들이 용정으로 옮겨간 것으로 했다.

송몽규 아버지 송창희 선생은 명동학교 교사였는데 새 문명을 많이 접해서 도시에서 책을 받아보는 덕에 몽규·동주 형은 소년 잡지도 함께 돌려보곤 했는데 우리 형님(문익환 목사)이 그걸 몹시 부러워했지. 그들이 잡지도 만들고 몽규가 어른들에게 연설을 한 일은 초등학교 때였을 거야. 1929년 사회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명동학교가 인민학교로 바뀌고 곧 문을 닫았어.

용정 은진중학교는 일본어 교재를 갖다 놓고 한국어로 가르치던 곳이었어. 3·1절에 태극기를 올리고. 나중에 어른들께 들으니 몽규는 공부를 그리 잘 하다가도 탈출하곤 했다던데 결국 은진학교 2~3학년때 탈출해서 중국에 다녀왔대. 몽규와 동주 아버지는 사회주의로 넘어갔다가 나중에 다시 기독교 신앙인으로 돌아왔는데 몽규 형은 집안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동주, 익환 형님 둘이 평양 숭실학교로 편입했는데 형님은 윤동주와 모자를 바꿔 쓰고 다녔대. 윤동주도 잘 생겼지만 우리 형님도 잘생겼거든. 윤동주에겐 형님이 모자덕에 잘생겨보였나봐. 계속 바꿔쓰자고 했대. 동주 형이 연희전문학교에서 시를 썼던 이야기도 후에 들었지. <쉽게 씌어진 시>라는 시도 있지만 실은 동주 형은 입에서 시가 줄줄 나오는 사람이 아니었어. 고민하면서 몇번이고 고쳐가는 아주 섬세한 시인이었어.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준하 선생, 문익환 목사, 윤동주 시인, 정일권 전 국회의장. <한겨레> 자료사진
문동환 목사가 말하길…
“윤동주네집 과수나무가 많았어
익환 형님 모자를 부러워했었지
동주는 아주 섬세한 시인이었어
짧은 삶에 큰 의미 남겨 부활한 셈”

신연식 감독이 말하길…
“영화 준비하며 많은 이들 만났는데
문 목사님은 그를 직접 기억하는 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태도 등
영화가 청년들에게 질문 남겼으면”


탈출한 자-못한 자

윤동주를 연구해온 일본 교수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에 여러번 취재를 갔다. 송몽규가 다니던 교토 제국대와 윤동주가 편입한 교토 도시샤 대학 정확히 중간에 둘이 만나던 와이엠시에이 회관이 있었다. 영화 속에서 일본 경찰이 한국학생 모임을 급습하고 체포되기 전 몽규가 동주를 찾아간 것은 물론 만들어낸 이야기다. 소문으론 체포된 뒤 일본인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조선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던데 어딜 가나 감시가 살벌했던 것 같다.

나는 형과 함께 도쿄에 있는 일본 신학교에 다녔어. 1943년 장하구 선생(종로서적 대표)이 정세가 심상찮게 돌아간다고 판단해서 용정에 있는 우리집에 가서 학병으로 불려가기 전에 형제들을 얼른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어. 집에서 ‘할머니가 위독하니 급히 귀국하라’고 전보를 보내고 우리는 만주에 있는 봉천신학교로 전학을 가겠다고 했지. 그런데 나를 못나가게 하려고 후쿠다 목사가 신학생회의를 소집했어. “기독교인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귀국을 말리길래 내가 이렇게 말해버렸어. “나는 일본을 위해 죽을 수도 없고 아무래도 일본을 사랑할 수가 없다.” 그때 일본을 탈출하지 못했던 동주·몽규 형이 죽어서 돌아온 것을 생각하면 기가 막히지. 용정에서 목회하던 아버지(문재린 목사)가 동주 형의 장례식을 집전했어.

동주를 복기하는 이유

고인이 생전에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유족들이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 고인의 유산이 보존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동주의 시가 세상에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시인이 되고 싶었던 동주의 열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덕분이다. 연희전문 동기인 정병욱은 학도병으로 끌려가기 전에 윤동주 시집 초고를 어머니께 부탁했고, 동생 윤혜원은 피난을 오면서 동주가 남긴 원고를 지니고 왔다.

나는 시인이 되고 싶은 동주의 심정에 감정이입했다. 나도 20살때 연출부에 들어가면서 영화가 되지 못한 시나리오를 쌓아놓고 입봉 한번 못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이십대를 살았다. 동주는 시집 전체를 수도 없이 고쳐쓴 듯 하다. 끝내 등단을 하지 못했던 그 심정이 내게도 절실했다.

동주 형은 시에 대한 끓는 정열을 지니고 한편으론 어떻게 생존의 위기에 대처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일본 경찰에게) 걸려들고 말았어. 애달파.

그러나 중요한 건 죽음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죽느냐 하는 거라고 봐.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릴 것을 알면서도 채찍을 들고 성전으로 향한 것은 죽으러 간 것이지. 그 사실이 예수의 짧은 삶에 의미를 남겼어. 그런 사람의 삶은 부활을 초래하는 거야. 동주 또한 그렇게 살았으니 오늘 우리가 둘러앉아 그를 이야기 하는 거지.

지금은 청년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기대하며 시대 정신을 갖고 살아가긴 힘든 시절이지만 동주의 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혁기였다. 이 영화가 청년들에게 사적인 목표 외에 다른 것,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떤 태도로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남겼으면 좋겠다.

정리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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