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윤동주, 암흑시대에 한 줄기 빛이었던 시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12일 09시25분    조회:81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1988년 《윤동주 평전》 최초 발간한 송우혜 작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88년 《윤동주 평전》을 발간한 송우혜 작가를 만났다. 그의 저서는 현재까지도 윤동주 연구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평소 독립운동사를 연구했던 송 작가는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친우(親友)인 송몽규의 조카다. 윤동주와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고(故) 문익환 목사와 친분이 있었던 송 작가는 “평소 문 목사의 어머니인 김신묵 권사에게서 윤동주와 명동촌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윤동주에 빠져들었고, 결국 ‘평전’까지 냈다. 그는 1990년 송몽규의 묘지를 처음 찾아내기도 했다. 시서저널은 9월2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근처에서 송 작가를 만났다. 그는 “암흑의 시대에 윤동주라는 시인이 있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우혜 작가 © 시사저널 박정훈


 

윤동주 시인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윤동주를 폄훼하는 움직임이 상당했다. ‘윤동주가 무슨 독립운동가·저항시인이냐, 평생 공부만 하던 사람이 재수 없이 걸려서 옥사(獄死)한 거다’라는 식이었다. 그 당시 내가 윤동주와 송몽규에 대한 글을 한 잡지에 실었다. 그랬더니 그걸 보고 ‘열음사’라는 출판사에서 윤동주 평전을 쓰자고 제안해 왔다. 처음엔 내가 무슨 시인 평전을 쓰냐 해서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더 있으면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없어지고 그 역사가 그대로 묻힐 것 같았다. 그래서 평전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중국에선 ‘윤동주가 무슨 저항시인이냐, 순수했던 청년이다’라는 얘기가 있다. 윤동주가 ‘중국 애국시인’으로 돼 있기도 하다. 조선족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조선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내면적 욕구 때문이라고 본다. 내가 만나고 친해진 조선족들은 한국 사람들 흉을 본다. 우리는 다 ‘모택동’ ‘북경’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마오쩌둥’ ‘베이징’이라고 하는 거 보면 정말 웃긴다고. 그 흉이 내 가슴을 치더라. 그 사람들은 ‘우린 여기서 중국인으로 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국말로 말하며 산다’고 강조한다. 그와 연결된 맥락으로 시 《별 헤는 밤》에서도 윤동주가 ‘패,경,옥’이라고 적었다. 중국어 발음이 전혀 없다. 본질 자체를 보면 정말 조선인 중 조선인인데, 그런 역사까지 감안하면 참 착잡하더라.”

 

 

“1970년대 윤동주 폄훼 움직임 있어”

 

윤동주가 중국 시인으로 편입되는 듯한 느낌도 있다.

 

“시대적인 맥락이 있다. 일본이 송몽규를 비롯한 만주 군관학교 출신들을 속속 잡아들였을 때, 결국 징역을 살게 하지 못하게 한 게 이때 이들이 만주에서 살던 만주 국적의 국민이었기 때문이었다. 즉, 만주 국민이기 때문에 일본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풀어준 거다. 그때 만주국 국민으로 취급을 받았으니 지금 중국 쪽에서 주장하는 건 어찌 보면 그런 사실들과 맞닿아 그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송몽규 묘소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때 찾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동산(東山)에 있는 중앙교회 묘지였는데, 그 집안 분들은 모두 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같은 집안 식구가 죽어도 같은 데 묻지 않았다. 남녀노소 관계없이 사망한 순서대로 묻었다. 어쨌든 현지 학교 조직 등을 통해 무덤을 찾아 나섰는데 어느 날 명동촌 쪽에 묘비가 하나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막상 가보니 증언들이 제각기 달랐고 날조한 경우도 있어 찾기 힘들었다. 무덤 가운데 한 곳을 파보니 그곳에서 유골을 담은 함이 나왔다. 그 순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래서 그걸 송몽규 무덤이라고 확정한 거다. 한 가지 의미 있는 건, 당시 죄다 창씨개명하던 때였는데도 비석에 송몽규, 윤동주라고 이름을 새겼다. 당시 유족들의 한(恨)과 저항정신이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송몽규는 본인이 윤동주 못지않은 글을 썼던 걸로 묘사된다.

 

“함께 어울렸던 문익환 목사님 말에 의하면 윤동주는 대기만성형이었다. 당시 윤동주가 송몽규에게 벼르는 게 있었다고 한다. 일종의 열등감. 문 목사에 따르면, 그때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송몽규, 윤동주, 그리고 문 목사 등이었는데 자신은 윤동주에게 열등감 있었고 윤동주는 송몽규에게 열등감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올해 개봉한 영화 《동주》에선 윤동주가 송몽규에게 지나치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 것 같아 문인 후배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열등감이라는 단어를 지나치게 단어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다. 문 목사가 표현한 ‘열등감’은 진지한 의미라기보단 ‘경쟁심’에 가까운 것이었다.”

 

 

윤동주 시 중 최고로 꼽는 건 무엇인가.

 

“《서시》가 힘이 있다. 사람을 정화하는 힘이 있어서 난 그걸 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참회록》도 좋다. 내가 평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참회록》은 폄훼를 많이 당했다. 역사의식의 과잉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은 생활하고 직결돼 있는 시를 써오지 않았나. 내가 보기에 창씨개명을 한 것과 직결된 시였다. 그렇게 《참회록》을 다시 해석하고 재평가해 보니, 가장 저항성이 강한 시였다. 그러면서 《참회록》은 명시 반열에 올랐다. 그런 면에서 보람을 느낀다.”

 

 

“찾지 못한 윤동주 시 더 나와야”

 

윤동주와 송몽규를 연구하는 데 남은 과제가 있다면.

 

“일본인들의 자생적인 팬클럽이 있다. 도쿄에도 있고 후쿠오카에도 있는데, 도쿄 분들이 가장 열성적이다. 그런데 체포됐을 때 빼앗긴 자료 등이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다 해서 자료 찾는다는 전단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뿌린다. 나사행 목사님 인터뷰를 보니 윤동주가 자신에게 편지 보낼 때 늘 시를 적어 보냈다고 하더라. 근데 그걸 보관 안 해놔 너무 후회가 된다더라. 다른 사람한테도 그렇게 시를 적어 보냈을 텐데, 혹시라도 그런 것들도 남아 있는지 더 찾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 게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윤동주 시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암흑기에 윤동주 시인이 없었다면 더 어두웠을 것이다. 그 시대 일종의 등대처럼 우리 민족이 나가야 할 진정한 길을 제시해 준 존재였다고 평가한다. 본인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 민족의 격을 올려주고 우리가 좀 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게 해 준 시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사저널 2017.10.11 | 1459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 2018-02-23
  • - 고은·이윤택 회원 징계안만 상정 "고은 남자에게도 뽀뽀, 천진한 분… 지금 윤리로 매장시켜선 안돼" '같은 좌파라 미온 대처' 지적나와 - 두 거장 실체 까발려진 연극계 어디에 줄 설지 우왕좌왕하는 중   고은(85) 시인과 이윤택(66) 연극연출가 두 원로 문인의 성추문에 대한 한국작가회의...
  • 2018-02-23
  • 수원시,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 문학행사 전면 재검토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 News1  &n...
  • 2018-02-18
  • 문단 내 성추행 고발 시 '괴물' 주목 최영미 시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하는 시 '괴물'로 주목받고 있는 최영미(57) 시인이 6일 방송에 출연해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다시 폭로했다. 해당 시는 한 유명 원로 시인을 떠올리게 해 이날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최 ...
  • 2018-02-06
  • 제1회 중국조선족중소학교 우리글 사랑 교원수기 “당신은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응모통지     ◆주관: 연변주문화방송신문출판국,연변주독서협회,연변독서절조직위원회,연변주조선족아동문학학회   ◆주최: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잡지,연변주청소년문화예술발전촉진회,꽃봉오...
  • 2018-02-06
  • [한 편에 50~100원 이야기] 영화·드라마·캐릭터 판권 짭짤 연 3000억 시장 … 5년 새 30배 성장 [학생서 회사원까지 등단] 아마 작가, 조회수 높으면 데뷔 종이책 출간 작품 잘라서 팔기도 [웹 콘텐트 산업 빠르게 성장] 포도트리·문피아 올해 상장 준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1250억 투자 [FOCUS]...
  • 2018-02-04
  • 제1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공모 수상작품 1등상 1편 〈바다처럼 넓고 깊은 어머니의 흉금〉 김성숙(장춘) 2등상 2편 〈충동은 마귀이고 랭정은 천사이다〉 김충국(영길) 〈잊지 못할 생산대 총화 술심부름〉 리동주(연길) 3등상 6편 〈첫눈에 반하다〉 류금화(연길) 〈우리 집 대물림 보배〉 김진석(연길) 〈...
  • 2018-02-03
  • "너는 내 운명" 18세 연하 향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격정 연서'     클로드 란즈만 감독에 쓴 편지 65년 만에 공개 사르트르와 '열린 계약결혼' 도중 사랑에 빠져 "사르트르 사랑했지만 육체 관계 별거 없었다" 평생 동반자에 대한 '성적 불만' 드러내기도 “내 사랑하는 애기...
  • 2018-01-22
  • [세계작가대회] 데보라 스미스,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 [오마이뉴스 글:데보라 스미스, 편집:홍현진]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국제인문포럼에서는 세계 문학의 미래를 맡게 될 젊은 유망 작가들을 초청하여 우정과 연대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국내외 참여 작가들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포함한...
  • 2018-01-22
  • 공지: 바다를 위한 우리들의 합창(부제) - “절망을 넘어 희망을 위하여”(책명 가제)에 투고해 주십시오. 지은이: 이시환(시인, 문학평론가) 외 99명의 문학인 출판사: 한국 신세림출판사 -------------------------------------------------------------------- [차례] *발간사 (이시환) *축사.1 (수협중앙회 ...
  • 2018-01-12
  • 편당 800만달러 제작비 '스타트렉' 김보연씨, 9화 메인 집필자로 방영날 트위터 쪽지 수백통 받아 "드라마 '굿닥터' 리메이크 성공에 미국서 한국 콘텐츠 관심 높아져"   지난 11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CBS TV를 통해 방송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9화 'Into the Forest I go(숲속으...
  • 2017-12-27
  • [박종인의 땅의 歷史] 솔숲은 늘 푸른데, 숲에 난 발자국은 모두 다르더라 [104] 담양의 두 사내 송강 정철과 제봉 고경명 16세기 士禍의 시대… 가혹하게 정적 죽이던 잔인한 세월… 많은 선비들이 낙향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 아버지가 사화 연루돼 유배지 전전하며 성장 담양에서 스승들 만나 문학과...
  • 2017-12-27
  • 윤동주가 학사모를 쓴 영정 사진이 2016년 2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윤동주 추모식에 선보였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윤동주(1917∼1945)는 독립투쟁의 선봉에 서서 산화한 열사가 아니고 숱한 저작을 남기며 당대에 이름을 떨친 문사도 아니지만 이육사와 함께 일제강점기를...
  • 2017-12-26
  • 지난 10월 10일, 한국의 대표적인 뉴스통신사인 련(연)합뉴스는 ‘이희용의 글로벌시대’ 코너를 통해 중국조선족 작가 허련순을 비롯한 해외 문인들에게 노벨문학상을 기대해 이목을 끌었다.   보도는 올해의 노벨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거들면서 “한국...
  • 2017-11-23
  • [오늘 그사람]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196주년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 세계적인 고전들은 자연스럽게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대표작인 죄와 벌은 1866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1879년에 발표됐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연보를 보면 데뷔작과 이 작...
  • 2017-11-11
  • “춘향은 절대 열녀가 아닙니다. 미모에다 남자가 자고 싶으면 자주고, 남자가 떠나면 정절을 지키고, 그런 여성은 사실 없습니다. 조선 반도 남성이 만들어낸 상상 속 여성일 뿐입니다. 이몽룡 같은 인물이 와서 구원해줄 필요도 없고, 구원받고 싶으면 자기 스스로 구원하면 됩니다.” 중국에서 열 손가락에 꼽...
  • 2017-10-31
  • ㆍ문학동네소설상에 경장편 ‘알제리의 유령들’ 당선 소설가 황석영씨(74)의 딸 황여정씨(43·사진)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최근 발표된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심사 결과, 황여정씨의 경장편 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는 408명, 428편의 응모작이 몰렸다. 은 극중 ‘알...
  • 2017-10-25
  • 당신도 혹시 … 정신질환 다시 보기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유독 노란색에 집착했다. 누런 밀짚모자를 즐겨 썼으며 불타오를 듯 선명한 색감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자주 그렸다. 노란 저택에 머물면서 ‘옐로 하우스’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흔들리듯 불안한 붓 터치와 노란색에 대한...
  • 2017-10-22
  •   국가신문출판라지오텔레비죤총국과 중국작가협회에서 손잡고 주최한 ‘2017년 우수 인터넷 문학창작 작품 선정’ 활동이 일전 시작됐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선정활동은 올 6월에 시작, 지금까지 도합 11개 성(구, 시)의 41개 사이트, 기구에서 380여편의 창작작품을 추천해왔는데 이는 사상 최고...
  • 2017-10-18
  • ㆍ일본의 한국문학 연구자 오무라, ‘시리즈’ 3 ~ 5권 펴내 임수식 제공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84)가 연구하는 한국문학은 한국에만 있지 않다. 그의 한국문학은 한국은 물론 북한, 중국 옌볜, 일본에도 있다. 오무라 스스로 붙인 이름은 ‘조선문학’. 동아시아 곳곳에 이산한 한...
  • 2017-10-1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