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고흐·헤밍웨이·도스토옙스키 … 천재 그리고 ‘환자’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22일 12시52분    조회:16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도 혹시 … 정신질환 다시 보기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유독 노란색에 집착했다. 누런 밀짚모자를 즐겨 썼으며 불타오를 듯 선명한 색감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자주 그렸다. 노란 저택에 머물면서 ‘옐로 하우스’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흔들리듯 불안한 붓 터치와 노란색에 대한 선호는 ‘측두엽 간질’의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의 귀를 잘라 여인에게 선물할 정도로 광인(狂人)이었던 그는 술과 마약 의존증이 있었다.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일가는 4대가 우울증과 정신질환에 시달렸다. 헤밍웨이에게 사냥과 낚시 등을 가르쳐 줬던 의사 아버지는 1928년 엽총으로 자살했다. 헤밍웨이 자신도 말년으로 갈수록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망상에 시달렸다. 아버지의 자살을 원망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집에서 엽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했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등 전투·싸움과 같은 남성적 소설을 남긴 것은 남성성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과 나르시시즘의 영향이 작용했다. 

73세의 나이에 “늙고 추한 것을 견딜 수 없다”며 자살한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설국』 작가)는 결벽증과 나르시시즘이 있었고, 도박벽과 우울증이 있었던 러시아 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등 거의 모든 작품에 자신의 살인 충동을 투영했다. 

이병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전 한림대 교수)는 역사적 인물의 전기와 작품 등을 참고해 정신병리 증세를 추론했다. 그에 따르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예술가와 역사적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정신과적 문제를 겪었다. 과거 제대로 된 처방도, 약물 치료도 없던 시기 천재들이 보였던 행동들이 현대 의학의 시각에선 정신질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비슷한 증상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들려주던 이야기를 엮어 『위대한 환자들의 정신병리』(2015년), 『자살의 역사』(2017년) 등의 저서를 냈다. 저서의 등장인물만 300명이 넘는다. 스스로 “강박적인 글쓰기”라고 부를 정도로 사례 수집을 해왔다. 올 초 대학병원을 퇴직하고 충북 음성의 정신과 전문 소망병원으로 옮긴 그를 지난 19일 만났다. 


Q : 정신질환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데.

A : “정신건강은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사회적인 요인 세 가지가 작용한다. 타고나기를 뇌 기능에 결함이 있거나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남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예민하게 캐치하는 기질이 있다. 가정환경이 엉망이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정신질환이 올 수밖에 없었다. 과거 치료법도 없던 시절 예술가들은 실현될 수 없는 자신의 충동을 글로, 그림으로 표출했고 그것이 위대한 작품으로 남았다.”


Q : 창조적인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잘 걸릴 수 있다는 말인가.

A : “무언가를 자꾸 끄적이고 쓰는 사람들은 자기에 대한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욕망이나 환상은 상대적으로 큰데 현실적으로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하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행 연구 중 예술가 가운데서도 시인(詩人)은 조사 대상의 70~80%가 우울증 전력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와 이상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일례로 ‘오감도’를 쓴 이상의 시 세계는 자아도취적이다. 독자들의 이해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욕구 불만과 갈등을 해소하는 셀프 큐어(self cure)의 차원이다. 이상은 명석한 두뇌를 타고났지만 아버지는 손가락 일부가 없는 가난한 이발사였고 어머니는 고아 출신이었다. 태어나자마자 큰아버지 집에 맡겨졌는데 시에서도 분리불안의 흔적이 드러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사실상 1위인 국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6.5명(OECD 평균 12명)이었다. 지난달 5일 국문학자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유명인의 자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정신질환 치료에는 부정적 인식이 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신질환 관련으로 자살한 사람은 2만728명이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 따르면 2015년 자살자 121명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진행한 결과 ‘우울증 미치료군(39명·32.2%)’이 경제 문제(29명·24.0%)로 인한 자살자보다 많았다. 


Q : 한국은 왜 자살률이 높나.

A : “서양 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과 한국의 우울증은 엄밀히 다르다. 서양인은 기독교 윤리에 바탕을 둔 죄의식이, 일본을 비롯한 동양은 수치심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다. 한국의 주된 정서는 한(恨)이다. 억울함·분노와 부당함에 대한 호소다. 우울증이라기보다는 울화병이다. IMF 이후 자살률이 늘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가족이 해체되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분노·적개심·억울함의 정서가 원인이 됐다. 서양 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 곡기를 끊을 정도의 무기력함은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항우울제 처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울화병은 약 처방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주변 사람과 전문가가 소위 하소연을 들어주는 과정도 필요하다.”


Q : 우울증이라고 모두 자살하지는 않는다. 기질적 영향도 있나.

A : “자살 문제는 의사들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충동 조절이 잘 안 되고 나르시스틱한 사람에게 자살 충동이 생기면 남겨질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감정보다 자기 감정에 집중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헤밍웨이 일가는 우울증의 집안 내력이 있어 보인다. 유전적으로 기질이 전달될 수 있다.”


Q : 최근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는 정신과적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 극복하는 방법은.

A : “인터넷이 발달하고 대중매체 노출이 잦다 보니 충동 조절과 나르시시즘 문제가 있는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유치원에서 왕따를 당해 대인기피증이 온 5세 환자도 있었다. 적어도 병원을 찾는다는 건 긍정적 신호다.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치유의 길이 생긴다. 한국인들은 워커홀릭(일 중독)이 많다. 강박적으로 업무 성과를 내지만 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마음속 깊이 열등감이 있다. 혹은 자신에 대한 과대망상이 작용할 수 있다. 자존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된다. 전문가를 찾거나 자조 그룹(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를 알게 되면 두려움이 덜해진다.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고 용기를 내야 한다.”

중앙선데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 2018-02-23
  • - 고은·이윤택 회원 징계안만 상정 "고은 남자에게도 뽀뽀, 천진한 분… 지금 윤리로 매장시켜선 안돼" '같은 좌파라 미온 대처' 지적나와 - 두 거장 실체 까발려진 연극계 어디에 줄 설지 우왕좌왕하는 중   고은(85) 시인과 이윤택(66) 연극연출가 두 원로 문인의 성추문에 대한 한국작가회의...
  • 2018-02-23
  • 수원시,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 문학행사 전면 재검토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 News1  &n...
  • 2018-02-18
  • 문단 내 성추행 고발 시 '괴물' 주목 최영미 시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하는 시 '괴물'로 주목받고 있는 최영미(57) 시인이 6일 방송에 출연해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다시 폭로했다. 해당 시는 한 유명 원로 시인을 떠올리게 해 이날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최 ...
  • 2018-02-06
  • 제1회 중국조선족중소학교 우리글 사랑 교원수기 “당신은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응모통지     ◆주관: 연변주문화방송신문출판국,연변주독서협회,연변독서절조직위원회,연변주조선족아동문학학회   ◆주최: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잡지,연변주청소년문화예술발전촉진회,꽃봉오...
  • 2018-02-06
  • [한 편에 50~100원 이야기] 영화·드라마·캐릭터 판권 짭짤 연 3000억 시장 … 5년 새 30배 성장 [학생서 회사원까지 등단] 아마 작가, 조회수 높으면 데뷔 종이책 출간 작품 잘라서 팔기도 [웹 콘텐트 산업 빠르게 성장] 포도트리·문피아 올해 상장 준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1250억 투자 [FOCUS]...
  • 2018-02-04
  • 제1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공모 수상작품 1등상 1편 〈바다처럼 넓고 깊은 어머니의 흉금〉 김성숙(장춘) 2등상 2편 〈충동은 마귀이고 랭정은 천사이다〉 김충국(영길) 〈잊지 못할 생산대 총화 술심부름〉 리동주(연길) 3등상 6편 〈첫눈에 반하다〉 류금화(연길) 〈우리 집 대물림 보배〉 김진석(연길) 〈...
  • 2018-02-03
  • "너는 내 운명" 18세 연하 향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격정 연서'     클로드 란즈만 감독에 쓴 편지 65년 만에 공개 사르트르와 '열린 계약결혼' 도중 사랑에 빠져 "사르트르 사랑했지만 육체 관계 별거 없었다" 평생 동반자에 대한 '성적 불만' 드러내기도 “내 사랑하는 애기...
  • 2018-01-22
  • [세계작가대회] 데보라 스미스,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 [오마이뉴스 글:데보라 스미스, 편집:홍현진]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국제인문포럼에서는 세계 문학의 미래를 맡게 될 젊은 유망 작가들을 초청하여 우정과 연대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국내외 참여 작가들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포함한...
  • 2018-01-22
  • 공지: 바다를 위한 우리들의 합창(부제) - “절망을 넘어 희망을 위하여”(책명 가제)에 투고해 주십시오. 지은이: 이시환(시인, 문학평론가) 외 99명의 문학인 출판사: 한국 신세림출판사 -------------------------------------------------------------------- [차례] *발간사 (이시환) *축사.1 (수협중앙회 ...
  • 2018-01-12
  • 편당 800만달러 제작비 '스타트렉' 김보연씨, 9화 메인 집필자로 방영날 트위터 쪽지 수백통 받아 "드라마 '굿닥터' 리메이크 성공에 미국서 한국 콘텐츠 관심 높아져"   지난 11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CBS TV를 통해 방송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9화 'Into the Forest I go(숲속으...
  • 2017-12-27
  • [박종인의 땅의 歷史] 솔숲은 늘 푸른데, 숲에 난 발자국은 모두 다르더라 [104] 담양의 두 사내 송강 정철과 제봉 고경명 16세기 士禍의 시대… 가혹하게 정적 죽이던 잔인한 세월… 많은 선비들이 낙향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 아버지가 사화 연루돼 유배지 전전하며 성장 담양에서 스승들 만나 문학과...
  • 2017-12-27
  • 윤동주가 학사모를 쓴 영정 사진이 2016년 2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윤동주 추모식에 선보였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윤동주(1917∼1945)는 독립투쟁의 선봉에 서서 산화한 열사가 아니고 숱한 저작을 남기며 당대에 이름을 떨친 문사도 아니지만 이육사와 함께 일제강점기를...
  • 2017-12-26
  • 지난 10월 10일, 한국의 대표적인 뉴스통신사인 련(연)합뉴스는 ‘이희용의 글로벌시대’ 코너를 통해 중국조선족 작가 허련순을 비롯한 해외 문인들에게 노벨문학상을 기대해 이목을 끌었다.   보도는 올해의 노벨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거들면서 “한국...
  • 2017-11-23
  • [오늘 그사람]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196주년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 세계적인 고전들은 자연스럽게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대표작인 죄와 벌은 1866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1879년에 발표됐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연보를 보면 데뷔작과 이 작...
  • 2017-11-11
  • “춘향은 절대 열녀가 아닙니다. 미모에다 남자가 자고 싶으면 자주고, 남자가 떠나면 정절을 지키고, 그런 여성은 사실 없습니다. 조선 반도 남성이 만들어낸 상상 속 여성일 뿐입니다. 이몽룡 같은 인물이 와서 구원해줄 필요도 없고, 구원받고 싶으면 자기 스스로 구원하면 됩니다.” 중국에서 열 손가락에 꼽...
  • 2017-10-31
  • ㆍ문학동네소설상에 경장편 ‘알제리의 유령들’ 당선 소설가 황석영씨(74)의 딸 황여정씨(43·사진)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최근 발표된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심사 결과, 황여정씨의 경장편 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는 408명, 428편의 응모작이 몰렸다. 은 극중 ‘알...
  • 2017-10-25
  • 당신도 혹시 … 정신질환 다시 보기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유독 노란색에 집착했다. 누런 밀짚모자를 즐겨 썼으며 불타오를 듯 선명한 색감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자주 그렸다. 노란 저택에 머물면서 ‘옐로 하우스’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흔들리듯 불안한 붓 터치와 노란색에 대한...
  • 2017-10-22
  •   국가신문출판라지오텔레비죤총국과 중국작가협회에서 손잡고 주최한 ‘2017년 우수 인터넷 문학창작 작품 선정’ 활동이 일전 시작됐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선정활동은 올 6월에 시작, 지금까지 도합 11개 성(구, 시)의 41개 사이트, 기구에서 380여편의 창작작품을 추천해왔는데 이는 사상 최고...
  • 2017-10-18
  • ㆍ일본의 한국문학 연구자 오무라, ‘시리즈’ 3 ~ 5권 펴내 임수식 제공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84)가 연구하는 한국문학은 한국에만 있지 않다. 그의 한국문학은 한국은 물론 북한, 중국 옌볜, 일본에도 있다. 오무라 스스로 붙인 이름은 ‘조선문학’. 동아시아 곳곳에 이산한 한...
  • 2017-10-1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