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동포문인협회 현장시 특집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4월27일 09시11분    조회:40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

□ 김택

 

300t 프레스 3호기에

손목 잘려 중국으로 돌아간

리아저씨 일하던 그 자리에

오늘은 내가 서있다

 

비린내 묻은 바닥 닦아놓고

원주인을 그려보며

범 아가리 같은 기계 앞 그 자리에

오늘엔 내가 서있다

 

네 손가락에 기름때 가득 묻고

식지만 하얗게 그대로인 장갑

그런 면장갑 끼고 그 자리에

오늘은 내가 서있다

 

쿵쿵 뛰는 마음을 달래며

언젠가 또 다른 사람이

나를 대신해 서있을 자리에

오늘엔 내가 서있다.

 

바나나

   □ 신현희

 

젊었을 땐

떫은 맛으로 사납더니

 

철이 들어

속부터 익는구나

 

혀 끝에 감도는 맛

하늘을 찌르는 조각달이구나.

 

민들레꽃

     □ 신현산

 

엄마는

어느 따뜻한 봄날

새끼들을 다 떠나보내고

 

꽃대궁 속에서

바람으로 울었다

 

쓰디쓴 눈물이

잎에서 또 잎으로

다시 뿌리까지 흘렀으니

 

우리 식솔들은

올봄에도 그 이야기를

곱씹고 있다.

 

 

수선화 나의 수선화

       □ 홍연숙

 

수선화와 처음 만나는 날

그 참된 뿌리를 위해

내 족욕통을 내여주었다

플라스틱이나 도자기에

그 진실한 뿌리를 담그는 건

욕이 될 것 같아서였다

오로지 편백으로 된 내 족욕통이

그 것만이 근사해보였다

그리하여 지금

 

수선화,

 

너의 숨결이

내 발가락들을 간질이고

내 혈관을 따라

가슴의 계단을 따라

올라오며

올라오며

마침내

찌르르 찌르르

어느 벌레의 울음소리로

화하고 있는 줄을

나는 온몸이 귀가 되여

듣고 있거늘

그 사연을 네가 아느냐.

 

꽃샘추위

     □ 변창렬

 

별이 꽃으로 쏟아지다가 얼어서

바람으로 떨고 있는 봄이다

 

꽃잎 하나는

별이 되고 싶어

꽃살을 간추리고 울 때

별들도 꽃의 빛을 만들고저

눈만 깜박이고 있거니

꽃이 어떻게 별을 알겠나

 

찬바람은 마지막 채찍을

들었다놨다 윽박지르며

흘기는 눈초리가 무섭다

 

꽃들의 색갈을 조각하고 싶은

꽃샘추위는

별과 꽃의 거리를 재다가

봄이란 걸 잊었나봐

 

꽃이 별로 닮아가는

오늘 밤에는

봄이 살얼음 깨고말거다.

 

 

강 물

  □ 김다정

 

당신을 떠올리면

어느덧 촉촉해지는 꽃망울

 

당신을 위해

꽃은 피고 또 지고

새는 울고 또 날고

 

야속한 당신은

그리움만 남겨놓고

무심한 강물 되셨네요

 

흐르는 음악이 되여

당신 뒤를 한사코 쫓는데

 

들리시나요

가여운 바이올린

조용히 어깨 들먹이는 소리

 

당신을 떠올리면

안개처럼 먹먹해지는 이 마음.

 

생 존

  □ 박수산

 

갑자기 척추 부위가 근질거렸다

민망하지만 오른손을 꺾어 더듬었다

내 것이 아닌 무언가가 손끝에 걸린다

 

수술 때 주사자리에 붙여놓은 반창고였다

혈관에 꽂았던 바늘 자리 막고 있어

반창고 중심에는 혈연이 벌겋다

 

보이지 않아서일가

며칠째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버젓이 내 것으로 붙어있다니

 

단 한번이라도 손해 볼가봐

악착만으로 치켜세운 어제날

지나가는 바람에도 날을 세웠다

 

말라버린 혈연을 바라보노라니

어쩌면 관용에 발을 묻고

남의 것도 받아들여야

빠져나가는 내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깨달음의 순간이다.

 

겨 울

  □ 김재연

 

하늘하늘

꽃송이 내려와

 

옷섶 사이로

바지가랑이 사이로

겨울이 들어와

똬리를 튼다

 

시퍼런 한기가

발톱 세워

령혼이 움츠려지고

 

한번 여밀 때마다

한발 다가오는

불청객

 

내 인생

추웠던 시절.

 

상춘객

   □ 성해동

 

눈물방울이

떨어지는 그 속도만큼이나

멀어지는 그 거리만큼이나

이 내 그리움이

산책할 수 있는 딱 그만큼에

당신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가다 앉아 한가득

추억을 캐서

보퉁이에 싸서

당신께 다가가면

소소리 바람에 밀리는 봄해살을

허둥지둥 뒤쫓다 벗겨졌나

당신의 고무신이 지천이다

 

당신의

그 연분홍 미련만 아니라면

나도 이른 봄 꽃샘 추위에

여의도까지 오지 않았으리라

 

당신이라는 벚꽃길을 걷노라니

계절이 아니라 내게 있었군요

꽃이지는 것과 떨어지는 그 차이

 

봄 봄 봄은

정녕

마음에서 먼저 시작하나요.

 

□ 신명금

 

새까만 빈자리

금 그어 놓고

눌러담은 세월

 

삶의 여백 속에

굳어버린 아픔을

손톱눈에 달아

불태운다

 

밝은 빛 끌어다가

그 속 채우려면

아직 얼마나

얼마나 가야나

 

질긴 밤 짓씹어

새김질하는

못난 초승달.

 

목 련

   □ 허순금

 

겨우내 노릿한 비단 속살

푸른 담요에 겹겹이 싸여

단잠 자는줄 알았더니

명상 속에 겹겹이 벗어버리고

해볕에 색바래지고

바람에 할퀴여

낡아버린 한두 장의 담요사이

가부좌를 풀면서

흰 붓끝으로 열린다

 

맑고 청명한 봄 하늘에

연(缘)으로 왔음을

련(莲)으로 피여 알린다

 

속세의 바람결에

맑았던 얼굴 찌든 눈물 자국으로

후둑후둑 슬픔으로 졌어도

은은한 솔내음향기 맑기만 하다

 

인생은 뜬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뒤안길로 사라지나니

가슴에 솔잎 향기 품고 살다 가라 한다.

 

가을 녀인

     □ 리용길

 

여름이 저물어가는

언덕 우에서

이름 모를 녀인이

가을을 줏는다

산들바람에 고개 떨구고

속살이 꽉 찬 탱글탱글

여문 가을을 줏는다

 

세월을 줏는다

살랑살랑 지나가는 세월은

인생이란 그릇에 넘쳐난다

이 나이에 세월을

주어서 행복하단다

타향에서 세월이란

쉼없이 흘러가는 추억이다.

연변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0
  •  리영애(‘두만강’문학면 책임편집)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은 신록의 달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고 희망과 환희의 계절입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오늘 시상식에 참석해주신 래빈 여러분들과 문학인 그리고 수상자들에게 진정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길림신문》은 2013년부터 통화청산그...
  • 2018-05-11
  • - 수상작품들, 우리 문학 현주소 보여줘 - 제5회로 막을 내려, 우리 문단 갈한 목 추겨줘 5월 10일, 제5회 ‘두만강’문학상 시상식이 길림신문사 부총편 유창진의 사회로 장춘 길림신문사에서 개최되였다. 길림신문사 부총편집 한정일이 평의결과를 선독하였다. 평의를 거쳐 채운산(필명 채홍)의 소설〈길고양이...
  • 2018-05-11
  • 우상렬 5월은 참 좋은 달이다. 문학의 달인 줄로 안다. 바로 ‘두만강’문학상 달인 줄로 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평의위원들은 즐거운 고민 속에서 투명성, 공정성, 공신력의 원칙하에 최선을 다하여 주옥 같은 수상작들을 선정했다. 대상 작품 한편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막상막하의 수준급들...
  • 2018-05-11
  •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문화재청 제공)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와 저항시인 윤동주와 이육사의 친필원고 등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
  • 2018-05-08
  • 주 문학 및 창작 강습반 종강 7일, 주 문학 및 창작 강습반 종강식이 연변대학에서 있었다. 수강생들은 20여일간의 학습을 마치고 수료증을 발급받았다. 종강식에서 중국작가협회 주석단 위원이며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상무부회장인 엽매는 수료증을 발급하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변 조선족문학은 전국 기타 소수...
  • 2018-05-08
  •  5월 4일 오후, 연변작가협회 단지부에서 조직한“5.4청년절기념문학좌담회”가 연길에서 진행되였다. 《연변문학》, 《장백산》, 《연변일보》,《연변녀성》, 《중국조선족소년보》, 《중학생작문》 등 잡지사와 신문를 비롯하여 “11번가”온라인작가동아리와 문학애호가, 작가 등 25명이 이날...
  • 2018-05-07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않기로 결정 (PG) '미온 대처 도마' 스웨덴 한림원 "대중 신뢰 회복 시간 필요" 문학상 지금까지 7차례 시상 못 해…1949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박인영 기자 =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에 대...
  • 2018-05-05
  • "판타지의 세계에서 종횡무진하는 시" "창작과 리론을 병진하는 시인" "자유분방함속에 흥분과 아름다움이 더 번쩍이였으면..." ...   이는 지난 4월 29일, 연길 신라월드에 있은 박문희 하이퍼시집 "강천려행 떠난 바람이야기(이하 강천)"출간세미나에서 박문희와 그의 시에 대한 평가이다.   연변동북아문학예...
  • 2018-04-30
  • 그 자리에 □ 김택   300t 프레스 3호기에 손목 잘려 중국으로 돌아간 리아저씨 일하던 그 자리에 오늘은 내가 서있다   비린내 묻은 바닥 닦아놓고 원주인을 그려보며 범 아가리 같은 기계 앞 그 자리에 오늘엔 내가 서있다   네 손가락에 기름때 가득 묻고 식지만 하얗게 그대로인 장갑 그런 면장갑 끼고...
  • 2018-04-27
  • 연변주문학창작양성반 개강식 연변조선족자치주당위선전부와 연변작가협회가 주관하고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가 협조하고 연변대학 조선한국학 학원, 연변대학 중문계의 개최로 꾸려진 연변문학창작 양성반(이하 양성반)이 4월 18일 오전 연변대학에서 정식 개강했다. 이번 양성반은 당의 19차당대표대회정신과 습근평총서기...
  • 2018-04-18
  • ◆ 한류의 봄이 온다 ◆ 일본에서 K팝뿐만 아니라 클래식 한류도 서서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선두 주자는 발레다. 2010년 첫 일본 투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일본 무대에 오르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UBC) 관계자는 "2010년 당시만 해도 타깃 관객은 발레 애호가보다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한류 팬들이었는...
  • 2018-04-15
  •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동북3성 중심 도시인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민족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애와 문학을 알리는 문화원이 설립된다. '선양 윤동주문화원'은 선양 시 외곽에 들어서며 오는 14일 오후 창립기념식이 열린다고 선양 소재 문화단체인 한중문화융합연구소가 13일 밝혔다....
  • 2018-04-14
  • 2년 전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두 번째…5명 후보와 경쟁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최종 후보에 또다시 지명됐다. 2년 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
  • 2018-04-14
  • 3월 31일, 제1회 조선족 소품창작 연구토론회가 연변대학에서 개최됐다. 연변연극가협회에서 주최한 이번 모임에는 주내 여러 현,시의 문화관, 예술단체의 창작골간, 감독, 연기자, 조선족 예술 전문가와 학자들이 다각도로 조선족 소품창작의 현황을 분석하고 학원파 소품 교수의 현 상황에 대해 분석했으며 학원파와 현시...
  • 2018-04-11
  • 국립극단 연극으로 본 카프카의 ‘성’ 토지측량사 K가 눈밭에 쓰러진다. 의문이 든다. 그는 왜 성에 가려 했을까. 그는 왜 성에 가지 못했을까. 성에 가야 한다는 당위에 평생 미혹당한 건 아닐까.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이 연극 무대로 옮겨졌다. 국립극단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같은 ...
  • 2018-04-08
  • -도라지잡지 친목회 성립 및《기록》잡지 창간식 길림서 도라지잡지 친목회 성립 및 《기록》잡지 창간 설명회가 3월 28일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열렸다. 도라지잡지사 전경업사장, 도라지잡지사 리상학주필, 길림시 향진조선족로인협회 및 길림시조선족 사회 각계인사들이 이번 대회에 참석했다. 길림시 향진조선족...
  • 2018-03-30
  • 4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제20회 재외동포문학상’작품을 공모한다고 28일 재외동포재단에서 전했다. 한국 재외동포재단에서 주최하고 한국 외교부가 후원하는 이번 공모는 성인부문 시, 단편소설, 체험수기 및 청소년 글짓기 부문이 진행되며 총 상금 규모는 3530만원(한화)이다. 재외동포재단은 재외동포문...
  • 2018-03-29
  • 22일, 국가신문출판라지오텔레비죤총국가 공개한 통지에 따르면 관련 부문은 향후 진일보 인터넷방송 전파질서를 바로잡는다. 통지에 따르면 모든 방송사이트는 문예작품에 대해 렵기적으로 패러디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문예작품, 인터넷창작방송 등 프로그램을 재편집하거나 더빙 또는 자막을 마음...
  • 2018-03-29
  •   평생영예칭호 수상자 장정일 지난 23일 만난 전 주 민족문화 전승 발전 ‘평생영예칭호’ 수상자 장정일(75세)은 “돌이켜보면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지난 32년은 저에게 참 많은 것들을 선물해줬다. 후회없는 기자인생을 살았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난 1971년, 당시 연변대...
  • 2018-03-29
  •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인생 조명한 대형 특강 연길서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 21일, 조선족의 훌륭한 아들이며 룡정의 자랑인 한락연의 생애가 연변1중에서 집중 조명되였다.   올해는 한락연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연변1중의 400여명 사생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한락...
  • 2018-03-25
‹처음  이전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