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제5회 두만강문학상 심사평: 청산 같은 우리 문학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11일 00시00분    조회:106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우상렬

5월은 참 좋은 달이다. 문학의 달인 줄로 안다. 바로 ‘두만강’문학상 달인 줄로 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평의위원들은 즐거운 고민 속에서 투명성, 공정성, 공신력의 원칙하에 최선을 다하여 주옥 같은 수상작들을 선정했다.

대상 작품 한편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막상막하의 수준급들이 여러 편 되여 취소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수상작들은 1차, 2차 심사를 거쳐 거의 1 대 십몇편의 심한 경쟁률을 뚫고 어렵사리 선정되였다. 따라서 본인은 주최측과 평의위원들의 위탁을 받고 그 어느 때보다도 알차고 깐깐한 심사평을 작성하도록 노력했다.

그럼 아래에 본상 작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박장길의 시 〈바다〉(외 2수)를 보면 시적 자아 ‘나’는 끝없이 팽창하고 날뛰는 바다의 욕망에 공감하며 손을 들어주는 듯하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반전을 가져오며 결국 ‘바다가 준 선물’로서의 바람직한 무욕의 경지를 창출해낸다. 반전의 묘미를 잘 리용하고 있다. “상처로 푸르게 멍든 바다”이미지가 참신하다. 〈바줄〉은 바줄이라는 시적 상관물로 ‘우리의 세월’을 묶어내고 있다. 그것은 “진주로 꿰여져 쓰리랑 고개/ 또 넘어가”는 민족의 아름다운 기원에 다름 아니다. 〈들국화 옆에 무덤처럼 앉아〉는 ‘향기를 전해주는 가을 녀인’, ‘행동하는 계절의 애인’으로 ‘가장 고향의 꽃같이 피는 꽃’―들국화를 노래하고 있다. “가을하늘이 내려와 꽃잎에 앉아있다”, “가을하늘을 찾아 만져보고”, “하늘의 향기를 뽑아왔다” 등은 이미지 및 그 조합이 참신하다.

김정권의 시〈촌부의 音〉(외 2수)은 우리 조선족의 고즈넉한 농촌의 아침과 저녁 점경을 노래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나를 버리고 간 통한’, ‘내 자식 놈, 차마 그리’운 비극적 색채가 비껴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촌부의 音’ 즉 소박한 사설적인 주절주절 속에 ‘쇼팽의 녹턴’, ‘둥기둥둥 가야금’, ‘비파’ 등 음악으로 노래함으로써 역설적인 이채로움을 줌과 동시에 건전한 민중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 〈보리고개〉는 눈물겨운 보리고개를 통해 모성애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분꽃〉은 사랑에 급급한 처녀의 심리를 잘 나타내고 있다. 동시 같은 맛에 정경(情景)―‘분이’와 ‘분꽃’이 하나로 녹아든 시적 경지가 재미 나다.

량영철의 수필 〈쑥꽃〉은 쑥꽃 같은 할머니의 할아버지에 대한 즉 “할아버지의 발밑에, 주변에 웃는 꽃만으로 만족코저 한” 마조히즘적인 무조건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 사랑은 ‘제사음식과 꽃에는 엄청난 정성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 사랑에는 남존녀비의 이른바 봉건적 색채가 없지 않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인간의 진정한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다 할 때 그것은 감동을 준다. 특히 오늘날 우리의 대가적인 사랑론리를 되돌아볼 때 더욱 그렇다.

채운산의 소설〈길고양이의 수난〉은 인도주의색채가 진한 소설이다. 문학의 근본 본령에 가닿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세상에서 소외’된 양로원을 배경으로 하여 우리 사회의 약소군체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사랑은 ‘나’가 ‘미숙이와 민우를 끌어안’는 마지막 장면에서 고조를 이루며 클로즈업된다. 이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반전의 묘미를 가져오며 주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하나의 주제적 상징장치로 리용된 길고양이가 결국 ‘원장이 놓은 덫’에 죽게 만듬으로써 표피적인 희극성을 심각한 비극성으로 전환시킨 데 깊은 문제의식과 더불어 많은 음미할 여지를 준다.

김철호의 소설〈비누〉는 삶의 질과 행복지수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삶의 질은 낮으나 행복지수가 높은 ‘50대 초반의 녀인’과 삶의 질은 높으나 행복지수가 낮은 ‘나’의 선명한 대비 속에서 이 점을 인상 깊게 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자에 손을 들어주고 후자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로부터 우리 현대인간들의 보편적인 삶의 비극적 실존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조화된 바람직한 삶의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채운산의 소설 〈길고양이의 수난〉과 김철호의 소설 〈비누〉는 양로원과 침대기차칸에 초점을 맞추고 두세명의 등장인물 및 간단명료한 이야기구조 등 특성으로 실로 단편소설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 청산우수상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김향란의 〈서커스는 아파서〉는 ‘지나친 관심과 걱정’을 하는 로파심으로 ‘마마보이’ 어린이를 키우기보다는 ‘사랑과 믿음’으로 인생과 사회무대에 대담하게 놓아주고 내보내 자주독립성이 강한 어린이로 키워야 한다는 교양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어린이교양 수필로서 참 좋다. 물론 이것을 생경한 설교나 론리로 펼쳐보인 것이 아니라 제목에서 시사하다 싶이 서커스를 중심으로 한 여러 에피소드들 및 마지막 부분에 아들과 대화하는 듯한 서정적인 서한체에로의 필체 전환 등으로 실로 정답고 감동적으로 안겨준다.

김경화의 〈당신의 풍경〉은 녀성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중수필이다. 녀성의 주체성 상실과 각성을 토로하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확실하지 못한 것에 모든 것을 걸고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전통적인 녀인상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몸은 망가지고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여기에 물앉고 마는 것이 아니고 반동으로 리상적인 ‘당신의 풍경’으로 대변된 주체적인 멋진 삶의 지표를 형성해간다. 여기서 ‘당신의 풍경’은 녀성의 정체성 문제라는 주제를 나타내기 위한 감관판 장치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녀성적인 톤을 구사하여 서정적으로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한편의 페미니즘적인 아름다운 서정수필로 볼 수 있다.

이상 수상작들은 모두 우리 문학의 수준급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수준급 문학이 탄생하게 된 데는 통화청산그룹이 후원하는《길림신문》 ‘두만강’문학상이 크게 한몫 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 ‘두만강’문학상”이 이번 제5회로 막을 내린다고 하니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청산’은 영원하리라고 믿는다. 우리 문학에 대한 사랑과 지지와 성원 속에 말이다. ‘청산’은 금산, 은산보다 낫다고 했거늘 우리 문학도 청산을 이룰지어다! 우리 ‘문학의 청산’ 영원히 푸르청청하리라.

길림신문/사진 최승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5
  • 김응준 연변시인협회 초대회장이였던 시인 김응준이 지난 7일 향년 87세로 연길에서 타계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작가협회 회원인 김응준 시인은 1934년 10월 14일(음력), 길림성 훈춘시 밀강향 태평구에서 출생했다. 1959년 연변대학 중국어어문학학부를 졸업한 후 훈춘제2고급중학교, 훈춘시외사판공실에서 근무...
  • 2020-07-13
  • 2012년 밥 딜런이 프랑스의 한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있다./AFP연합뉴스 79세 노인이 낸 새 앨범이 미국의 음반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까지 올랐다. 미국을 넘어 세계 어디에서도 이름만 대면 아는 ‘노벨상 가수’ 밥 딜런의 39번째 정규앨범 ‘러프 앤드 라우디 웨이즈(Rou...
  • 2020-07-11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7](김학철편 6) 김학철은 연변에 정착하여 연변문학예술계련합회 주비위원회 책임자로 행정사업을 하다가 이 사업이 자신에게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주덕해의 동의를 거쳐 전업작가로 문학창작을 시작하였습니다. 1955년 김학철과 그의 아들 김해양...
  • 2020-07-10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6](김학철편-5) 일제통치하에서 피로써 쟁취한 광복의 서울, 김학철의 서울에서의 새 생활이 시작됩니다. 서울에서의 좌익 사회주의단체가 활동한 자리는 지금의 서울 파고다공원 서쪽 종로2가에 있습니다.  그리고 김학철은 좌익정치...
  • 2020-07-04
  •   한철시인이 상패와 상금을 대리수상하였다.(화면사진 최화길시인) 흑룡강성 녕안시조선족중학교 조선어문 교원인 최화길(58세)시인이 시조 으로 제3회 연변교원시조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전염병 예방통제시기여서 지난 6월 26일에 도문시국문생태원에서 개최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최화길 시인은...
  • 2020-07-04
  • 정협 장백조선족자치현위원회에서 조직한 《장백조선족인물지》집필소조는 6월10일부터 6월23일까지 근 반달간 료녕성과 산동성의 일부 지역과 대도시에 심입하여 장백적 조선족 고향사람들을 찾아 취재활동을 진행, 가는 곳마다 장백적 고향사람들의 열렬한 환영과 접대,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료녕성 대련시에서 집필...
  • 2020-06-29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5](김학철편4) 부산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일본 나가사끼에 압송된 김학철은 현지에서 최종 판결을 받게 됩니다. 그 당시 일본은 군주제국이지만 법적으로는 무료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호사가 열심히 변호한 결과 무...
  • 2020-06-28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54](김학철편-3) 김학철의 본명은 홍성걸입니다. 중앙륙군군관학교(전신은 황포군관학교)시절 조선청년학생 전원이 교장의 명령에 의해 이름을 바꾸게 되면서 어머니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 김학철입니다.  1924년 6월 광주 황포에서 성립된...
  • 2020-06-22
  • 료녕성조선족문학회는 13일 제1기 리사회 제3차회의를 갖고 온라인 작품토론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실내회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을 감안하여 료녕성조선족문학회는 제1기 리사회 제3차회의를 6월 13일 기반...
  • 2020-06-15
  • 오늘도 젊음을 지향하는《로년세계》‘천우컵’ 생활수기 콩쿠르가 비중있는 력작을 기다립니다.   중국공산당 창건 100돐을 맞아 길림천우그룹(天宇集团)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로년세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천우컵’생활수기 콩쿠르를 펼친다.   응모제재: 중로년생활을 주축으로 에워...
  • 2020-06-12
  •   2020년 제7회 두만강국제청소년 시화전          연변작가협회,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에서 주최하고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도문지회에서 운영하는 제7회 두만강 국제 청소년 시화전을 올해에도  도문시 두만강광장에서 진행한다.        두만강 국제 청소년 시화...
  • 2020-06-12
  • 1. 평의 범위 2016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 사이에 공개 발표된 출판, 방송, 공연, 전시 작품으로 우리 주에서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문예작품이여야 한다. 2. 시상내역 이번 평의에는 도합 35부의 문예작품을 선정할 예정이며 그중 비조선어(언어) 수상작품이 전반 작품의 20%보다 적어서는 안된다. 3. 신청조건...
  • 2020-05-25
  •   2014년부터 중국조선족중학생(초중과 고중)을 상대로 펼쳐온 『중국조선족중학생호미문학상』을 올해도 제7회로 공모하게 되였다. 우리 민족 청소년들이 우리 민족의 언어로 글을 쓰는 일은 민족 얼을 지키고 이어가는 지극히 절실한 과제이고 필수적인 수업이다. 이번 공모는 우리 말과 우리 글을 갈수록 잊어가는...
  • 2020-05-22
  • 2014년부터 중국조선족시(문)인들을 상대로 하여 펼쳐 온 을 올해에도 제7회로 공모하게 된다. 지구촌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 동포들에게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자를 이어가면서 민족의 정체성을 재인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믿어마지 않으면서 중국조선족시(문)인들의 열졍적인 참여와 지지를 기대한...
  • 2020-05-21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문화를 말하다-51](남영전편-6) 토템으로 인해서 우리 인류는 문화가 생겼고 토템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성씨가 생겼으며 또 토템씨족으로부터 민족이 형성되였고 토템숭배로부터 ...
  • 2020-05-13
  • 일전, 연변작가협회에서는 2020년 중대 소재 중점작품 창작 전기 지원프로젝트 평의회의를 개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8년에 시작돼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선정된 작가들은 계약을 체결한 후 2차에 나누어 창작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알아본 데 의하면 올해 중점 지원 작품의 주제는 빈곤해탈, 초요사회 전면 건...
  • 2020-05-12
  • [구술 50]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문화를 말하다-50](남영전편-5) 옛날 토템으로부터 성씨가 오고 민족이 형성되고 했잖아요. 그래서 토템숭배가 풍속으로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서 풍속이 되였는가를 한번 보기로 하겠습니다. 중국을 보면 5천년 전에 황제가 룡 기발을 들었습니...
  • 2020-05-08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문화를 말하다-49](남영전편-4) 사람은 원래 성씨가 없었습니다. 토템씨족이라는 말은 실상은 토템성씨라는 말입니다. 사람의 성씨는 처음에 토템에서 온 것입니다. 토템씨족이라는 말은 토템성씨를 가진 족속을 말하는 것입니다. 토템성씨를 가진 씨족들이 한데 모여서 민족을 형...
  • 2020-05-04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문화를 말하다-48](남영전편-3) 옛날에 우리 인류는 성씨가 없었습니다. 원시공동체사회에서 성씨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토템이 나타나면서 인류는 성씨를 가지게 되였지요. 그래서 인류가 성씨를 가지게 된 것은 대단히 진보적인 것이였으며 인류문명사회...
  • 2020-04-30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