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혁의 독서만필]복고풍, 하지만 새로이 읽혀지는…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8월30일 00시00분    조회:87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 혁

장편소설 《남아있는 나날》(“长日留痕”, 2011년 역림출판사 출간) 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이다.

출간 당시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으로, 영어판본만으로 이미 100만부 넘게 팔렸고 20여개 국에서 번역, 출간되였다.

유서깊은 귀족저택의 장원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집사로서 평생을 보낸 한 남자의 6일간의 려행을 그렸다.

집사 스티븐스는 주인의 저택이 판매되자 저택의 옛 동료였던 켄턴을 찾아 6일간의 려정에 나선다. 회고의 려정 속에 30년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씩 밝혀진다.

자신이 평생 헌신해온 영국 최고 저택의 주인이 나치 지지자였음을 알면서 스티븐스는 허망한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맹목적인 믿음으로 모셨던 이미 죽은 주인이 고용주로서는 훌륭한 사람이였다고 생각하는 스티븐스는 이 괴리 때문에 괴로와한다. 집사로서 직업의식이 투철한 그는 일외의 것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여태 살아왔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을 옆에서 지키지 못한 것, 자신에게 다가왔던 켄턴에게도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채우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떠나가는 것조차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던 자신을 다시 떠올리며 회한을 머금게 된다.

 
장편소설 《남아있는 나날》

스스로 개인적인 삶을 철저히 무시하며 살아왔지만 스티븐스는 과연 자신이 제대로 살아온 것인지 회의를 가진다. 그는 인생의 황혼기에 와서야 소박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작품은 스티븐스의 가족과 련인 그리고 30여년간 모셔온 옛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와 현대가 뒤섞이면서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들여다본다.

작품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느끼는 복잡한 층위의 감정들이 촘촘하게 얽혀있었다. 그렇게 인생의 황혼녘에야 알아버린 잃어버린 사랑의 허망함과 애잔함에 관해 내밀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30년이라는 회한의 시간 속에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풀어서 말해준다.

이 소설은 큰 찬사 속에1989년 맨 부커 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은 이시구로가 이민하여 도착하기 훨씬전에 영국에서 사라진 문화를 그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게 그려냈는지 감탄해마지 않아했다. 조금은 색바랜 유화를 보는듯, 고풍스럽게 어딘가 뭉근하게 행간을 자극하는 기분은 이시구로의 소설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문장의 맛’이라 하겠다.

“매우 유쾌하면서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슬픈 책” , “아름다움과 신랄함을 함께 그려낸 수작” , “스토리, 문체, 작품성, 모든 점에서 놀라운 작품” 매체, 유명작가, 서점가들에서 이 작품에 대해 “눈부신 소설이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쏟아냈다.

개인의 인생과 격변하던 시대에 대한 력사적 조망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세심하고도 폭넓은 통찰력으로 인간의 품위에 대해 말한 작품은 이시구로 소설들중에서 가장 성공하였다는 평을 받는다.

이시구로의 이 소설이 발표된 지도 근 30년이 되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도 어언 2년이 지났다. 하지만 이시구로의 작품이 잘 읽혀지지 않는다는 풍설이 있다.

이곳 서점가에서도 지금 이시구로의 작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노벨문학상 수상의 랑보가 들려왔던 2년전에도 이시구로의 소설은 그 명작의 진가에도 불구하고 전문코너조차 없이 서점가 구석 쪽에 볼썽사납게 꽂혀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다행히 이 책을 읽었다는 90후 독자가 있었으나 책을 읽은 리유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애매함 그리고 황당함 그 자체였다.

영화 때문에 이 책을 읽었는데 영화의 녀주인공이 판타지 ‘해리포터’에 나오는 단역배우와 함께 한적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였다고 한다. 책 안 읽는 척박한 풍토의 요즘, 작위적인 유머 같지만 별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가벼운 글이 넘쳐나는 데다가 멜로, 추리, 판타지 등 쟝르소설이 각광받는 시대이라 시종 진지한 격조를 유지하는 이시구로의 문체는 그야말로 복고풍에 다름 아니다.

비록 복고풍의 낡투로 오래된 이야기 같지만 시대의 모순과 개인의 갈등이라는 고전적인 정식을 재해석하며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소설 속 사람들이 갖는 고민들이 오늘의 것, 나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서 위로를 받게 되는 깊으면서도 유장한 필치의 소설이다.

그리고 이시구로의 문체처럼 뭉근한 숙제를 남긴다.

과연, 당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남아있는 나날’은 어떤 모습일가?

올해는 여러가지 알량한 리유로 세계대전 때문에 루락되였던 75년 후, 노벨문학상이 취소되는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문학의 위상이 찬 땅에 내동댕이쳐진 작금의 현실에서. 노벨문학상마저 없는 가을은 더더욱 씁쓸하게 다가올 듯 싶다.

이 가을,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한권 묵은 서가에서 꺼내여 수삽한 바람에 펄럭이는 코트 앞섶에 보듬어 껴안고 싶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5
  • 1988년 《윤동주 평전》 최초 발간한 송우혜 작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88년 《윤동주 평전》을 발간한 송우혜 작가를 만났다. 그의 저서는 현재까지도 윤동주 연구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평소 독립운동사를 연구했던 송 작가는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친우(親友)인 송몽규의 조카다. 윤동주와 학창...
  • 2017-10-12
  • 《长白山》杂志创刊于1980年,是朝鲜文文学双月刊,主要登载长篇小说、长篇纪实文学、中短篇小说、散文、诗歌、评论等。本刊坚持二为方向和双百方针,并坚持文学性、民族性、可读性的办刊宗旨,以贴近平民生活、追求高雅精品、弘扬民族文化为己任。 조글로미디어
  • 2017-10-11
  •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언론인으로서의 춘원 조명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한글 소설 ‘무정’으로 청년들을 열광케 했던 춘원은 한자로 가득찬 신문기사와 논설도 한글로 쉽게 써야 한다고 주 장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문인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은 널리 알려져 ...
  • 2017-10-11
  • 네티즌들 "北도발 침묵하는 글에 청와대가 동조하는 것이냐" 靑 "대화하자는 입장 같아 소개"     청와대가 소설가 한강(47)씨의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씨 기고문은 한국전쟁을 강대국 간 '대리전(proxy war)'으로 규정하고 최근 한반도 긴...
  • 2017-10-11
  • [서울신문] 소설가 한강(47)이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이 미국 내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소설가 한강.연합뉴스●NYT “한국인의 평화 갈망 다뤄” 기고문은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국...
  • 2017-10-11
  •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와 노벨상 메달.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올해의 노벨 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문단을 또다시 우울하게 했다. 노벨 문학상이 문화 국력을 재는 척도가 아니고, 문학 작품의 우열을 ...
  • 2017-10-10
  •   훌륭한 문학작품 대량 창작 지난 9월 29일, 전 주 민족문화사업회의의 개최를 앞두고 연변작가협회를 찾았다. 진정한 ‘작가의 집’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연변작가협회는 그동안 당과 정부가 광범한 작가와 문학사업일군들을 련계하는 교량 역할을 충분히 발휘했으며 적극적으로 ‘련락...
  • 2017-10-09
  • 7일 NYT 기고, 데보라 스미스 번역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News1    한국 소설가 한강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7일자 기고문에서 전례 없는 한반도 긴장 국면에 한국인들이 바라는 것은 평화적 해결이라고 강조했다.  소설가 한강은 지난 해 &lsqu...
  • 2017-10-09
  • [동아일보] [9일 571돌 한글날]순한글 시 쓰기 30년 김두환 시인 “달짝지근하고, 쌉싸름한 맛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김두환 시인은 “한국어만큼 풍부하고 섬세한 언어는 없을 것”이라며 “아직도 시에 담지 못한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
  • 2017-10-09
  • 일본 조간 신문들은 6일 일본계 영국인인 가즈오 이시구로(63)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일제히 톱뉴스로 다뤘다. /연합뉴스 지난해 포크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세계 문학계의 반응은 한 단어였다. 경악.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영어로 소설을 쓰는 가즈오 이시구로(63)가 5일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
  • 2017-10-08
  • 국민적 염원에 아전인수식 기대했다가 좌절하기 10여년 이승우·한강 등 유럽서 조명…'고은 이후' 비관론도 고은 시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국 시인 고은(84)과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8)는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국가대표로 불려 나왔다. 언론...
  • 2017-10-06
  • 가즈오 이시구로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좋은 소설이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담긴, 그렇지만 상당히 단순한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륙을 넘나들지만 세계의 어느 후미진 구석에서도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인물들을 품고 있는 그런 소설 말이...
  • 2017-10-06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가즈오 이시구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시상식은 12월 10일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올해 노벨 문학상은 일본계 영국인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
  • 2017-10-05
  • [기자수첩] 노벨문학상 경마식 보도 유감…수상해야만 작품성 ‘완성’되는 거 아냐 [미디어오늘 이하늬 기자] 노벨문학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며칠 노벨문학상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은(84) 시인은 올해도 어김없이 불려나왔다. 그는 2002년을 시작으로 15년...
  • 2017-10-05
  • 송몽규의 고택을 찾아서 - 룡정.윤동주연구회 송몽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현지답사를 사단법인 룡정.윤동주연구회에서는 지난 9월 28일 청년문사이며 반일지사인 송몽규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자취가 어린 룡정지역을 답사하면서 윤동주의 숙명의 동반자인 송몽규의 넋을 기리였다. 작가, 교수, 교직원, 매체기자...
  • 2017-10-01
  • 류연산 작가 장편 기행문 ‘혈연의 강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에 연재 류연산 작가의 ‘혈연의 강들’이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에서 연재된다. 혈연의 강들은 중국 조선족 교포 류연산 작가가 1994년 10월부터 시작해 3년 6개월 동안 두만강, 압록강, 송화강, 흑룡강을 답사하며 쓴 장편 기...
  • 2017-09-30
  • 연변조선족아동문학회 회장 이취임식 및 동시 세미나 연길서 아동문확의 발전에 한획을 그어온 연변조선족아동문학회에서는 9월 29일, 연길 환락궁에서 회장 이취임식 및 동시세미나를 개최하고 중국조선족소년보사 림철 주임을 연변조선족아동문학회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림철(좌) 신임회장이 김만석 전임회장에...
  • 2017-09-30
  •   [북경=신화통신] 중공중앙 총서기이며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위 주석인 습근평은 일전에 중요지시를 내려 정신문명 건설 ‘5개 1 공사’를 실시하여 20여년 동안 선진문화를 고양하고 우수작품을 많이 창작하는 것을 목표로 대량의 사상이 깊고 예술이 훌륭하며 제작이 뛰여난 작품을 출범하여 정신문화제품...
  • 2017-09-28
  • 24일, 청도조선족과학문화인협회가 조직한 명사 초청 특강이 청도시 성양구에서 있었다.   이날 특강에서 원 주당위 선전부 상무부부장인 채영춘이 초청을 받고 ‘글로벌시대 중국조선족 현황과 출로’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글로벌시대 조선족사회에 나타난 민족 대이동은 회피할 수 없는 문...
  • 2017-09-27
  • 이르면 내달 5일 발표… 세계 문학계 초관심 케냐 소설가 응구기 가장 유력 일본 하루키 올해도 상위권에  고은 시인은 10위권에 랭크 [ 심성미 기자 ] (좌측부터) 응구기 와 티옹오, 무라카미 하루키, 마가렛 애트우드,고은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다음달 ...
  • 2017-09-25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