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400년전 한문 홍길동전 발견…"허균은 한글소설과 무관"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24일 09시48분    조회:5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윤석 전 연세대 교수, 황일호 문집서 홍길동 일대기 찾아

"한글 홍길동전은 18세기 후반에 나온 작자 미상 소설"

황일호 문집에 나오는 홍길동전붉은색 선 안이 제목인 노혁전(盧革傳)이다. 푸른색 선 안은 "성은 홍(洪)이고, 그 이름은 길동(吉同)"이라는 뜻이다. [이윤석 전 연세대 교수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중기 문신이 남긴 문집에서 400년 전쯤 한문으로 쓴 홍길동전이 발견됐다.

한글소설 홍길동전과는 내용이 다른 작품으로, 한문 홍길동전이 발굴되기는 처음이다. 홍길동전이 최초의 한글소설이며 저자가 허균(1569∼1618)이라는 통념을 깨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지난해 가을 '홍길동전의 작자는 허균이 아니다'를 펴낸 이윤석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소(芝所) 황일호(1588∼1641)가 쓴 홍길동 일대기인 노혁전(盧革傳)을 '지소선생문집'(芝所先生文集)에서 찾았다고 24일 밝혔다.

지소선생문집은 황일호의 후손이 1937년에야 간행했는데, 노혁전은 그가 전주 판관으로 일하던 1626년에 전라감사 종사관 임게에게 이야기를 듣고 적었다고 한다.

황일호는 노혁전 앞부분에서 "노혁의 본래 성은 홍(洪)이고, 그 이름은 길동(吉同)이니, 실로 우리나라 망족(望族·명망 있는 집안)이다. 불기(不羈·구속을 받지 않음)의 재주를 품었으며, 글에 능했다"라고 써 노혁이 홍길동임을 분명히 했다.

노혁전에서 홍길동은 한글소설 홍길동전 주인공처럼 도둑 우두머리다. 어머니 신분이 미천하다는 점도 동일하다.

홍길동은 낮에는 지체 높은 사람과 어울리고, 밤에는 도적질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서울을 떠나 여기저기 다니며 보화를 훔쳤는데, 조정에서는 상금을 걸고 홍길동을 추적했으나 잡지 못했다.

40년간 도둑들을 이끈 홍길동은 갑자기 "대장부가 변화를 당해서는 매미가 껍질을 벗는 것 같아야 하니, 나는 마땅히 지금부터 새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무리를 해산했다.

이어 관서 지방 관찰사 홍진동(洪震同)에게 가서 몸을 의탁했고, 여자와 결혼해 자식을 많이 낳고 천수를 누리다 세상을 떠났다.

황일호는 "도적의 꾀를 내다가 늘그막에 깨달아 본연의 선함으로 돌아오는 것이 고리를 굴리는 것 같으니, 이는 호걸의 일"이라면서 "내가 느낀 바 있어 전을 지어 소인을 경계한다"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전 교수는 "노혁전은 전(傳)의 형식을 갖췄지만, 내용상으로는 야담의 전통을 따르고 있으며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다"며 "당시에 전하는 홍길동 관련 이야기를 모두 모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홍길동은 조선시대에 실존한 도둑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연산군 6년(1500) 10월 22일 정승들은 "강도 홍길동(洪吉同)을 잡았다 하니 기쁨을 견딜 수 없습니다. 백성을 위하여 해독을 제거하는 일이 이보다 큰 것이 없으니, 청컨대 이 시기에 그 무리를 다 잡도록 하소서"라고 아뢨다. 이후에도 실록에는 선조 21년(1588)까지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전 교수는 "실록은 일관되게 홍길동이 도적이라고 말하는데, 충청도 지역에서 활동한 상당히 큰 도적떼의 우두머리였다"며 "무인으로 공을 세워 당상관이 된 관료 엄귀손과 친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당히 오랜 기간 홍길동이 도둑의 대명사로 쓰였지만, 1588년 무렵이 되면 사람들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 간 듯하다"면서 실록을 제외하면 홍길동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이 이익(1681∼1763)의 '성호사설'이라고 소개했다.

즉 홍길동은 1500년을 전후해 악명을 떨친 도둑인데, 황일호가 후대에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접한 뒤 홍길동전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허균이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지었다는 설의 근거가 이식(1584∼1647)이 쓴 '택당집'에 등장하는 "허균은 '수호전'을 본떠서 홍길동전을 지었다"라는 문장에 불과하다면서 현존하지 않는 허균의 홍길동전은 같은 시기 인물인 황일호가 적서차별을 비판하며 기록한 노혁전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허균이 썼다는 홍길동전과 현대인이 읽는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세상에 전하는 홍길동 이야기를 바탕으로 1800년 무렵 알 수 없는 어떤 작가가 창작했다고 봐야 한다"며 "한글소설 홍길동전에는 허균의 사상이 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글소설 홍길동전에 숙종(재위 1661∼1720) 때 도둑인 장길산이 나온다는 점이 허균과 한글소설의 무관함을 보여준다면서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나온 소설인 '소대성전'이나 '조웅전'과 분량도 비슷하고 작품 성향도 거의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혁전은 전체 분량이 약 750자인데, 한글소설 홍길동전은 4만∼5만 자에 달한다"며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작자를 논하는 마당에 허균이 지었다는 홍길동전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전 교수는 한문 홍길동전을 한국연구원, 한국사상문화학회, 동아시아책문화연구학회가 내달 3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여는 '한국 고전 정전(古典正典)의 재인식: 우리가 몰랐던 홍길동전' 학술대회에서 소개한다.

학술대회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 예술계의 홍길동전 활용, 홍길동전 번역의 계보, 아동 독서물에서 홍길동전 성격과 위상에 대한 발표도 진행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김문학,유명작가 류심무와 공개 대담   6월 2일 오후, 재일비교문화학자 김문학(56)씨가 중국 당대 대표작가의 한 사람인 류심무(刘心武.76)의 초청으로 북경에서 공개대담을 진행하였다.   류심무는 1977년 《담임선생(班主任)》으로 중국 신시기문학의 첫페이지를 열고, "'상처문학'의 대부"로 알려진...
  • 2018-06-06
  • 소설가 한강 씨와 김애란 씨가 독일에서 개최되는 문학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나란히 독일 리베라투르상 후보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강 김애란 리베라투르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산하의 문학 진흥단...
  • 2018-05-30
  • 2018년 연변청소년시조 백일장이 지난 27일 도문시 국경생태원에서 펼쳐졌다. 주내 각 지역에서 온 200여명 학생들이 백일장에 참가해 시조를 지었다.     , 등 6개 제목을 둘러싸고 상상하고 있는 모습들.   중화민족의 문학화원에 시조가 한떨기 꽃으로 활짝 피여나게 하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긍지감, ...
  • 2018-05-29
  • 불교 대표 시조시인 오현스님 입적 문재인 대통령 시 2편 SNS에 올리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2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현 스님의 시 2편을 소개했다(사진=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
  • 2018-05-28
  • 올해 맨부커 인터내서널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왼쪽)과 번역가 제니퍼 크로프트. 맨부커상 심사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에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6)의 (Flights)가 선정됐다. 한국의 한강 작가(48)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최종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수상으로...
  • 2018-05-23
  •     중국이 세계 무대의 중심에 다가서면서 중국 이야기에 대한 글로벌 독자들의 호기심과 기대 또한 높아졌으며 중국 문학의 가시도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중국 문학은 세계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혁신을 통해 정신이 풍요로운 중국을 그릴 것인가 또 어떤 방법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문화 다양...
  • 2018-05-14
  • 최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통일에 대한 염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사회의 일상적 삶의 모습을 다룬 소설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소설 '벗'은 북한 대표작가 백남룡 소설가가 지난 1988년 북한에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당시 이 소설은 북...
  • 2018-05-13
  •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문화재청 제공)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와 저항시인 윤동주와 이육사의 친필원고 등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
  • 2018-05-08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않기로 결정 (PG) '미온 대처 도마' 스웨덴 한림원 "대중 신뢰 회복 시간 필요" 문학상 지금까지 7차례 시상 못 해…1949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박인영 기자 =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에 대...
  • 2018-05-05
  • ◆ 한류의 봄이 온다 ◆ 일본에서 K팝뿐만 아니라 클래식 한류도 서서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선두 주자는 발레다. 2010년 첫 일본 투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일본 무대에 오르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UBC) 관계자는 "2010년 당시만 해도 타깃 관객은 발레 애호가보다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한류 팬들이었는...
  • 2018-04-15
  • 2년 전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두 번째…5명 후보와 경쟁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최종 후보에 또다시 지명됐다. 2년 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
  • 2018-04-14
  • 국립극단 연극으로 본 카프카의 ‘성’ 토지측량사 K가 눈밭에 쓰러진다. 의문이 든다. 그는 왜 성에 가려 했을까. 그는 왜 성에 가지 못했을까. 성에 가야 한다는 당위에 평생 미혹당한 건 아닐까.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이 연극 무대로 옮겨졌다. 국립극단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같은 ...
  • 2018-04-08
  •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인생 조명한 대형 특강 연길서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 21일, 조선족의 훌륭한 아들이며 룡정의 자랑인 한락연의 생애가 연변1중에서 집중 조명되였다.   올해는 한락연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연변1중의 400여명 사생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한락...
  • 2018-03-25
  • 3월 13일, 로신문학원 8리좡(八里庄) 캠퍼스에서 로신문학원 제31기 소수민족 문학창작 고급강습반(시가창작반) 개학식이 있었다.     로신문학원 제31기 소수민족문학창작 고급강습반 개학식 현장   개학식은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이고 로신문학원 원장인 지디마카(吉狄马加), 중...
  • 2018-03-15
  • 한강(48)의 소설 '흰'이 다시 한 번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해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출간된 한강의 '흰'(영국 출판명 White Book)'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3편의 롱리스트(1차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한강은...
  • 2018-03-13
  • 총화표창대회 돈화서 대회에서 전민독서활동 우수조직단위, 선진 집단 및 개인을 표창했다. 심연 기자 6일, 제11회 연변독서절 총화표창대회가 돈화에서 있었다.   행사에서는 제11회 연변독서절 기간 거둔 성과를 전면적으로 총화하고 독서활동 가운데서 용솟음쳐나온 우수조직단위, 선진집단과 선진개인을 표창했다....
  • 2018-03-09
  • -교육부, 2018학년도 검정교과서 발행사 수정 계획 취합 발표 -고은ㆍ이윤택ㆍ오태석 작품 등 36건 중 35건 수정키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최근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작품은 물론 이윤택, 오태석 등 ‘미투 운동’으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연출가들의 작품 및 인물소개도 대부분의 검정 교...
  • 2018-03-08
  •     3월 2일, 《민족문학》 잡지사, 중경시 강진(江津)구인민정부, 중경시작가협회의 공동 주최로 ‘2017 《민족문학》 문학상 시상식’이 중경시 강진구 강진호텔에서 개최됐다.   중국작가협회 명예부주석 단증(丹增),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상무부회장 엽매, 《민족문학》 주필 석일녕(石一...
  • 2018-03-06
  •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미투]24년전 성추행 목격담 본보 보내와 “탑골공원 근처서 문인들과 술자리… 의자에 누워 나와 女시인에 추태 동석한 사람 중 누구도 제지안해” “2012년 광주 노래방서도 노출”… 20대 작가지망생도 폭로 작품을 통해 고은 시인(85)의 성추문을 처음 세상에 ...
  • 2018-02-28
  • 문단 인사들의 증언 고은성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85)의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과 10년 전에도 그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고 있다. 최영미 시인(57)의 최초 폭로 직후 고 시인은 “30년 전 일이다. 격려 차원에서 손목을 잡았으나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
  • 2018-02-27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